셧다운제의 문제점

2021.07.10 10:06

eltee 조회 수:837

강남지역에 사는 중학교 1학년생들이 하루 3시간 밖에 못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루종일 선행학습하느라 바쁘기 때문이죠. 중학교 1학년은 자유학년제니 뭐니해서 시험을 보질 않는데 그 덕분에 남는 시간이 생기는 것이 되려 선행을 극단적으로까지 추구하게 만든 것입니다. 고등학교 과목까지 미리 공부하고 있다더군요. 

한국에서는 공부야말로 게임하고는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청소년 학대요인입니다. 물론 이걸 금지하는 선행학습 금지법이라는 게 있습니다만, 말그대로 구색 맞추기일 뿐입니다. 법을 만들기만 하고 그걸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돌아가게 만들어야할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돌아보면 한국의 법이란 게 다 그렇죠. 단통법부터 시작해서 말 많은 부동산 관련 법도 그렇고 소득주도성장이니 뭐니 하는 것도 그렇고. 아, 얼마전에는 자전거 타면 헬멧 쓰라는 법까지 만들었었죠. 진짜 웃깁니다.

셧다운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니 스테이트 아니랄까봐 집에서 통제해야 할 것을 못한다고 법을 만들어서 게임업계에서 알아서 하라고 떠밀었는데, 글로벌 게임사에서 그닥 돈이 되지도 않는 집단을 위해 돈을 들여서 한국만 따로 그것을 구현해줄리가 있습니까? 그냥 성인만 즐길 수 있게 제한해버리고 마는 거죠. 그게 한국에서만 마인크래프트가 성인용 게임이 된 이유입니다. 

즉, 셧다운제의 진짜 문제는 그 법의 원래 의도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하고 돌아가는 것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이 유명무실하며(실제로 심야시간에 게임을 즐기려는 애들은 부모 주민등록번호 도용하는 식으로 즐길 수 있음) 되려 정당하게 게임을 즐기려는 이용자들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불법, 탈법을 부추긴다는 것입니다. 자전거 타면서 헬멧 안 쓰는 사람들을 괜히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들로 만드는 것처럼요.

이런 와중에 셧다운제의 선한 의도를 논하면서 이 법의 필요성을 말하는 건 정말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부동산 관련 입법도 의도는 선했겠죠. 결과는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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