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작이고 1시간 28분짜리 소품입니다. 장르는 어린이 모험극과 범죄 스릴러의 혼종 정도... 스포일러 없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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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우리를 지켜주던 든든했던 마음 속 영웅 케빈 베이컨을 기리기 위해 어린이 둘이 싸움에 나서는... 영화는 아닙니다)



 - 영화가 시작되면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이는 (나중에 10살도 안 되는 애들이라는 정보가 나옵니다) 남자애 둘이 뾰로롱 나타납니다. 미국의 한적한 시골 들판을 걸으며 '나쁜 표현 연습'을 하고 있어요. 이때 잘 보면 계속해서 한 명이 선창을 하고, 다른 한 명이 따라 말하는 식으로 전개되는데, 두 캐릭터의 성격을 보여주는 거죠. 하나는 앞장서고 센 척하기 좋아하는 까불이, 다른 하나는 좀 차분하고 신중하면서 대체로 친구 하는 일 말리다가 마지 못해 따라하는 아이에요.

 딱 봐도 집에서 나온지 몇 시간도 안 된 놈들이 뭐 대략 80km쯤 걷지 않았냐느니 하면서 허세 부리는 걸 보면 역시 그냥 어린애들이다 싶은데. 그러다 얘들이 외진 곳에 떡하니 주차 되어 있는 경찰차(=캅카)를 발견해요. 처음엔 신중하게 관찰하다가 슬슬 장난을 치던 애들은... 결국 경찰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데 운전석에 차 키가 놓여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 차를 집어 타고 운전 놀이(...)를 하며 사라져갑니다.

 

 그리고 다음 장면에선 시간이 역행을 해요. 조금 전의 그 차를 타고 케빈 베이컨이 나타나죠. 애들이 차를 발견한 그 자리에 주차해 놓고는 트렁크를 여는데... 사람 시체가 나옵니다. 그걸 낑낑대며 멀리멀리 끌고 가서 미리 준비해둔 구멍에 던지고 대충 위장한 후에 차로 돌아오는데, 당연히 없겠죠. 그 사이에 애들이 타고 가버렸으니. 케빈 베이컨은 여기서 문자 그대로 미치고 팔딱 뛰는데... 그 이유는 아까 트렁크에서 시체를 꺼낼 때 언뜻 보였던 장면에 있습니다. 거기 사람이 하나 더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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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차를... 보지 말았어야 했다!!!)



 -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영화입니다.


 그러니까 런닝타임의 절반 정도는 본인들이 처한 상황을 하나도 짐작 못하는 철 없는 어린애들의 가출 놀이 모험담이에요. 이 시간 동안 이 어린이들은 뭐, 가끔은 걱정 같은 걸 살짝 내비치긴 하지만 대체로 태평하며 매우 즐겁습니다. 그 나이 어린애들에게 경찰, 경찰차란 일종의 로망 아니겠습니까. 그걸 직접 몰고 다니며 (드넓은 들판이 끝 없이 이어지는 완전 깡촌 시골입니다. 운전 못 해도 사고 내기가 더 어려운) 사이렌도 울리고, 심지어 뒷좌석에 있던 총과 방탄 조끼까지 갖고 놀 수 있는데 즐겁지 않을 수가 없죠.


 그리고 같은 시각에 케빈 베이컨의 입장에서 진행되는 일들은 전형적인 범죄 스릴러죠. 부패 경찰이 그동안 번 거 다 털리고 감옥 가야할 위기에 처해서 그 상황을 모면해보려고 미친 듯이 머리를 굴리는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그 과정에서 동료들이나 주민들에게 발각될 뻔하는 상황들 같은 걸로 스릴을 만들어 내구요.


 이렇게 매우 이질적인 두 가지 이야기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어두컴컴하고 걱정되지만 태평스럽게 웃기고. 또 그렇게 가벼운 듯 하지만 그 와중에 꼬맹이들이 아주 강력하게 걱정이 되는 거죠. 얘들이 청소년 정도만 되었어도 '저 놈들 부패 경찰한테라도 붙들려서 벌받아야지!' 할 수도 있겠지만 10세 미만 어린이라서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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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얏호!!!!!!!!!)



 - 그러다 결국 후반에 가면 두 이야기는 당연히도 하나로 만나게 되고. 그 때부터는 이제 정말 심각한 스릴러가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역시 기본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는데, 주인공들이 힘도 없고 머리도 안 돌아가는 어린애들이기 때문에 별 거 아닌 상황도 벗어날 수 없는 무서운 위기가 되는 거죠. 손에 총을 들고 있어도 쏘는 법도 모르는 놈들인데다가, 결정적으로 얘들이 악당을 쏴 버리면 그건 또 뭐가 됩니까. 아무리 악당이라지만 10세 미만 어린이가 그걸 총으로 쏴 죽이고서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결국 얘네들이 손에 피를 안 묻히고 해피엔딩을 맞아야 하는 건데 그게 쉬울 리가 있겠어요. 결과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소박한(?) 위기 상황인데도 상당히 강렬한 서스펜스가 생겨요.


 또 그냥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그 위기 상황에 몇 번의 국면 전환을 집어 넣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 각본도 칭찬을 해줘야겠죠. 여러모로 영리하게 잘 짠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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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당 형사님도 초반에는 비교적 가볍고 좀 코믹한 분위기를 넣어 그려집니다만)



 - 뭐 그렇게 영리하게 잘 짰다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소품이고,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며 런닝타임까지 짧죠. 그렇게 길게 주절주절 늘어놓을만한 얘긴 없습니다만.

 결말에 좀 '헉' 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으아니 이래도 되나? 이거 괜찮은 건가? 싶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어쩔 수 없는 타협이었을 것 같더라구요. 아무리 애들이라 해도, 아무리 악당에게 저지른 일이라곤 해도 결국 장난으로 경찰차를 훔치고 무면허로 도로를 질주하며 총기 까지 꺼내다 놀아 버린 애들이잖아요. 얘들이 정말 아무 데미지 없이 티끌 한 점 없는 해피 엔딩을 맞게 했다간 애들 모방 범죄 부추기냐고 욕을 먹었겠죠. ㅋㅋㅋ

 그래서 그렇게까지 맘에 드는 결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선방한 걸로. 그렇게 생각해주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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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판엔 이렇게 케빈 베이컨표 빌런으로. ㅋㅋ)



 - 그러니까 한 마디로 짭짤하고 알차게 재밌는 소품이라는 얘깁니다.

 꼬맹이들도 귀엽고 케빈 베이컨도 그 정도면 이야기 톤에 맞게 적절한 빌런이었구요. 

 웃기고 깜찍하면서도 충분히 스릴 있고 긴장 되게 잘 만든 이야기였습니다. 재밌게 잘 봤어요.

 엄청 대애박!! 스런 재미는 아니어도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호불호 없이 호평 받을만한 영화 같단 생각이 들었네요.




 + 그리고 이 영화의 감독님은 이걸로 능력을 인정받아 '홈커밍', '파프롬홈', '노웨이홈'으로 이어지는 마블 스파이더맨 3부작의 감독으로 발탁이 됩니다.

 어라. 지금 보니 미래의 '판타스틱4' 감독으로도 내정되어 있나 본데 이거 또 리부트하나요(...)



 ++ 이거 출연해달라고 각본 받은 케빈 베이컨이 각본이 맘에 들어서 본인이 제작까지 맡아 버렸다고 하는데. 음. 각본 보는 눈이 훌륭하다고 칭찬해주기엔 최근에 넷플릭스로 봤던 '더 히든(You Should Have Left)'의 악몽이... ㅋㅋㅋ 그것도 제작 겸 주연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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