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3 15:42
1. 직조공들의 봉기(1898년 작)
첫번째 - 빈곤
두번째 - 죽음
세번째 - 모의
네번째 - 행진
다섯번째 - 폭동
여섯번째 - 결말
1893년 2월 26일 케테 콜비츠는 '1844년의 슐레지엔 직조공들의 봉기'를 다룬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의 연극 <직조공들>(1892)을 관람했습니다. 사회의 불안을 선동한다는 이유로 검열에 걸려 상연 금지 명령을 받는 바람에 이 연극은 곧 극장가에서 자취를 감추었지만 - 독일 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의 작품답게(하우프트만은 191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 - 이 연극의 이미지는 콜비츠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사건 당시 슐레지엔의 사업주는 굶어죽을 것 같다는 노동자들의 호소에 그럼 풀을 뜯어먹으라고...했답니다. 옛날 그 누구가 했던 빵이 없으면 어쩌구의 독일 버전인가...)
콜비츠는 자신이 받은 '강한 인상'을 연작 판화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898년 베를린 미술 대전에 출품했죠.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화가 막스 리베르만은 이 작품에 감동받아 다른 심사위원들을 설득하기도 하고 본인이 직접 황제와 문화부 장관에게 최고 메달 수여를 추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황제 빌헬름 2세는 '훈장과 휘장은 공로가 있는 남자들의 가슴에 달려야 한다'며 리베르만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여성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것은 모든 높은 훈장들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문화부장관은 더 정치적인 거절 사유를 얘기했는데, 콜비츠의 이 연작들이 이미 정부의 상연금지 조치를 받은 불온 연극을 주제로 만든 점을 지적했죠. '예술적으로도 갈등을 완화하고 화해하는 요소들이 결여되어 있다'면서 이 작품들은 너무 '선동적'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사실 여자가 어쩌구 하는 소리는 그냥 개소리죠. 이럴거면 아예 국전에 여성 미술가는 참여 불가라는 조항을 만들던가 할 것이지 - 후자의 발언이 수여 거부의 진짜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저런 이유들 때문에 국전에서 메달 수여는 거부당했지만 이 작품들을 통해서 콜비츠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며 독일 미술계의 신성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자료 출처;
케테 콜비츠의 인생과 작품 세계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yunej51&logNo=221708482040&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
자화상, 1891년(24세), 시카고 미술대학
자화상, 1910년, 종이에 목탄, 케테 콜비츠 박물관
2021.05.23 20:49
2021.05.23 22:18
2021.05.24 10:57
https://artsandculture.google.com/search?q=kathe%20kollwitz&hl=ko
구글 아츠앤 컬쳐에 그래도 30여점이 올라와있긴하네요.
2021.05.24 08:55
미술에는 문외한이지만 스케치가 정말 천재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회를 꿰뚫는 시선도 그렇고요. 멋진 그림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05.24 10:06
진정한 현대 미술의 시작을 알리는 작가들 중의 한 사람이죠. 빌헬름 2세가 천박한 미술 어쩌구 운운하는데 그가 숭배한 안톤 베르너의 작품을 보니 정말 콜비츠에 이르러서는 시대가 변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이건 여담인데, 일본 만화가 콜비츠의 영향을 상당히 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몇 작품들은 일본 만화 보는 줄 알았...(특히 농민전쟁은 얼마 전 작고한 만화가 미우라 켄타로의 베르세르크가 자꾸 생각 나서) 1970년대에 일본에 콜비츠나 오토 딕스를 비롯한 독일 표현주의 작가들의 작품들이 대대적으로 소개되어 대중적으로 크게 흥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가 아닌지.
2021.05.24 10:41
조금 겉핥기식의 초심자의 감상일거라 짐작하지만 전 사무라 히로아키 선생의 그림도 떠올랐습니다.
+미우라 선생의 그림들을 다시 보고있는데...말씀을 듣고 봐서 그런지 정말 강렬한 영향이 느껴지네요. 이런 그림을 매주 몇십장씩 채워야했다니.. 경외심과 더불어 이런짓을 수십년간해왔으니 건강이 온전하지 않은건 당연한것아닌가 일종의 산업재해아닌가 싶은 안타까움도 듭니다.
2021.05.24 15:20
사무라이 만화인가요? 근사하네요. 예전에 판타지나 SF만화에서도 콜비츠나 오토 딕스의 영향이 보이더라구요. 일본 만화는 정말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
참고로 중국은 개화기 때 루쉰이 주도하던 신문화운동 시기(1920년대~30년대)에 콜비츠의 작품이 소개되어 크게 유행했습니다. 한국은 80년대 민중미술이 콜비츠의 영향을 많이 받았구요.
미우라 선생은...커뮤 돌다 보니 걱정하는 얘기가 종종 올라오긴 하더군요. 어느 분 말마따나 베르세르크 세계관에 빠져서 결국은 못 나오게 된 건지...참 일본의 장인 문화가 이쯤되면 슬슬 무서울 지경...
읽기 쉬운 그림은 아니지만(확대를 해도 딱 그만큼 밖에 안보여요 ㅜ ㅜ ) 존경스러운 화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