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나왔나 그렇죠. 상영 시간은 두 시간 이십분 남짓이고 장르는 뭐 당연히 좀비 영화. 스포일러 없이 적겠습니다.





 - 군부대가 차량으로 뭔가 되게 중요한 걸 수송하고 있어요. 보호 차량까지 여러 대 붙여서 아주 엄중하게 다루... 기는 개뿔. 운전병들이 쓸 데 없는 노가리 까느라 둘 다 전방주시 태만을 저지른 결과로 마주 오며 차 안에서 매우 안 좋은 짓을 하던 신혼 부부의 차량과 부딪혀서 수송 차량은 박살나고, 중요한 물건(?)은 풀려납니다. 그거슨 매우 짱 센 좀비 한 마리였죠. 그리고 이 사단이 난 장소는 라스베가스.

 그리고는 한동안 뮤직비디오 마냥 '비바 라스베가스' 라는 노래에 맞춰 이후 상황이 액션으로 요약됩니다. 라스베가스는 좀비 천국이 되었고. 정부에선 군대를 투입해서 구할 사람도 구하고 좀비도 해치워보려 했지만 아주 큰 인명 피해만 입고 결국 라스베가스를 봉쇄합니다. 그리고 이 액션 요약씬에서 앞으로 주역으로 등장할 캐릭터 다수가 소개되는데... 매우 잭 스나이더스런 액션씬을 꽤 길게 볼 수 있어요. 볼만합니다. 꽤 괜찮아요. 그러니까 재밌는 거 보고픈 분들은 딱 여기까지 보신 후 종료하시면 됩니다. 무슨 말씀인지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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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거, 오프닝 이후로 안 나옵니다.)


 암튼 이후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갑자기 정체 불명의 일본인, 사나다 히로유키가 데이브 바티스타를 찾아와요. 바티스타는 분명히 좀 전 요약씬에서 활약한 군인이었는데 뭔 일이 있었는지 허름한 식당에서 스테이크 굽고 있네요. 그리고 제안을 하겠죠. 정부가 96시간 후에 라스베가스를 핵으로 날려 버릴 거다. 근데 거기 카지노 금고에 내 돈 2억 달러가 있는데, 니가 팀 만들어서 거기 들어가 그걸 꺼내오면 5천만 달러는 니들 주마.


 그리고... 아 뭐 이 정도면 됐죠. 팀 만들어서 들어가는데 심플하고 완벽했던 계획과 달리 일이 꼬이는 겁니다. 당연하잖아요. ㅋㅋ



 - 줄거리 소개를 하면서 자꾸 짜증을 내서 죄송합니다만. 이 영화는 그럴 가치(?)가 있습니다.

 정말 본인이 좀비 영화라면 뭐라도 다 재밌게 보는 분이거나, 아님 잭 스나이더의 열렬한 팬이시거나, 아님 블럭버스터급 넷플릭스 오리지널들은 그냥 다 보는 분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남들 욕하는 영화 챙겨 보고 함께 신나게 씹는 취미가 있는 분이 아니면 보지 마세요. 소중한 인생 두 시간 이십분이 아깝습니다. 아니 진짜 이거 볼 시간에 어제 보기 시작한 '오자크'를 봤음 에피소드 두 개 반은 더 봤을 텐데요. 허허허허.


 암튼 그만 짜증내고 설명을 시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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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인의 무매력 전사가 출동한다!!!)



 - 그러니까 일단 케이퍼물입니다. 각양각색의 프로페셔널들이 모여 팀을 이루고 잠입해서 금고 털어 무사 귀환하는 게 목적인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케이퍼물로서 아주 꽝입니다. 일단 얘들이 침입하는 곳이 그냥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폐허이다 보니 보통 케이퍼물의 매력인 스릴과 머리 굴리기가 저언혀 없어요. 머리 굴릴 일이 뭐가 있겠어요 길을 가로 막는 게 좀비 밖에 없으니 그냥 다 쏴죽이면 되는데요. 심지어 금고 여는 것도 그냥 금고 덕후 캐릭터 하나가 따라가서 음... 하고 여기저기 낙서하며 다이얼 돌리다가 그냥 엽니다. 


 또 이런 류의 영화가 재밌으려면 캐릭터들이 재미가 있고 또 자기들끼리 화학 작용 같은 게 있어야 하는데, 네. 역시 개뿔도 없습니다. 딱히 재밌는 캐릭터도 없구요. 딱히 괜찮은 콤비 플레이를 보여주는 캐릭터도 없구요. 그래도 그나마 몇몇 캐릭터에게 정 붙여 보려고 하면... 잭 스나이더 이 망할 놈이 그냥 캐릭터들을 마구 내다 버려요. 거의 변기에다 똥 닦은 휴지 넣고 물 내리는 느낌이랄까. 다 보고 나면 '너 사실 각본 쓰기 싫었니?'라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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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주얼적으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좀 있지만, 각본이 확실하게 죽여줍니다.)



 - 그럼 좀비물로서는 어떠냐. 역시 별로입니다. 예고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영화의 좀비들은 겁나 빠를 뿐만 아니라 파쿠르에다가 무술까지 구사하는 능력자 좀비님들이신데요. 그게 '그냥 그런 겁니다'가 아니라 설정이 있어요. 영화 맨 처음에 나왔던 그 겁나 센 좀비에게 직접 물린 좀비들은 '알파 좀비'라고 불리는 신체 능력 뛰어나고 지적 능력까지 갖춘, 그러면서 '주군'에게 충성하는 조직적 좀비가 된다... 뭐 그런 건데요. 역시 쓸 데 없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설정이 이렇게 되면 걍 '물어서 전염시킨다'는 거 말고 이 좀비가 옛날옛적 모험 영화들에 나오는 신비의 원시 부족들과 다를 게 뭡니까. 어차피 좀비 설정은 각각 그 영화 만드는 사람들 맘이니 설정 파괴를 비난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비가 좀비처럼 보이기는 해야 좋은 좀비 영화 아닐까요. 너무 멀리 간 느낌이었고, 결정적으로 그 '알파 좀비'란 애들이 무슨 딱히 재밌는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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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 왕비님. 이 또한 매력리스.)


 

 - 마지막으로 그러면 액션은...


 처음에 말했듯이 도입부에서 프롤로그격으로 보여주는 액션은 괜찮습니다. 근데 거기에 아이디어를 다 써버렸는지 그 후는 뭐, 그냥 흔한 총질 액션이에요. 우다다다 달리면서 막 쏘면 픽픽 쓰러지는 거. 그러다 잠깐 방심해서 뒤에서 물려 죽고, 총알 다 떨어져서 죽고, 좁은 데 갇혀서 죽고 그러는 거죠. 

 게다가 그 액션의 양이 예상보다 훨씬 적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팀 꾸려서 라스베가스에 진입하는 데만 50분이 넘게 걸려요. 처음으로 무슨 본격적인 액션 같은 게 나오는 건 그 후로도 10여분이 더 지나야 하구요. 그나마 좀 긴 액션씬 한 번 보고 나면 또 갑자기 주인공이 각잡고 자기 딸이랑 드라마 찍고, 악당(?)의 음모가 흘러가고 이러느라 하안참을 잡아 먹습니다. 


 그나마 클라이막스 즈음의 액션은 조금 볼만하긴 한데, 이 부분도 사실 문제가 많아요. 개연성이 떨어집니다. 

 말하자면, 자꾸만 별다른 이유 없이 팀이 갈라져서 인원 적은 쪽 사람들이 하나씩 하나씩 죽어나가구요. 탁 트인 공간에서 좀비 수십마리가 전력 질주로 달려오는 상황이었는데 그냥 하나 하나 조준 사격해서 여유롭게 무찌르는 모습이 보인다거나. 머리에 보호 투구를 쓴 좀비가 아주 느긋하게 타박타박 걸어오는데 총 들고 아주 정확하게 그 투구만 조준 사격하면서 총알 안 먹힌다고 당황하다가 잡혀 죽는다거나... 이렇게 납득 안 가는 장면들이 많으니 시각적으로는 볼만한 장면들이 있어도 그게 그렇게 멋지게 안 보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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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 보스이자 알파 중의 알파 좀비님. 동시에 무매력 of the 무매력s)



 - 뭐... 아주 조금은 관대한 마음으로 이 영화를 변호해준다면. 애초에 제 기대 방향이 잘못된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영화 제목 폰트나 예고편을 통해 봤을 땐 걍 우리 짱 센 주인공님들이 신나게 경쾌하게 좀비들 쏴죽이는 코믹 발랄 액션 영화일 줄 알았거든요.

 근데 전혀 아니에요. 이 영화 엄청 진지합니다. 생각보다 진지한 게 아니라, 그냥 진지한 영화에요. 귀찮아서 설명은 생략하지만 '나는 진지하다!'라고 외치는 몇 가지 드라마들이 얽혀서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아... 그런데 그런 거 알 게 뭐냐구요. 진지해도 진지하게 잘 만들고 진지하게 재밌으면 되는데 이건 그냥 꽝이라니깐요. 그 '진지한 드라마'들은 그냥 무의미하게 런닝타임 늘리면서 보는 사람 지루하게 만드는 것 말곤 아무 의미가 없어요. 변호 그만둡니다. ㅋㅋㅋㅋㅋ



 - 그래서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보지 마세요. 


 그냥 보지 마시라구요. 네?




 + 다 보고 나서 찾아보니 제작비를 거의 1억달러를 썼군요. 근데 넷플릭스에서 잭 스나이더에게 오퍼 넣으면서 '전혀, 절대 간섭 안 할 테니 이 예산 안에서 니가 하고픈 거 맘대로 다 해라' 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신나게 본인이 각본 쓰고 감독하고 촬영 감독까지 맡으며 북 치고 장구 친 결과물의 상태가...



 ++ 좀비 영화 보면서 이런 거 따지는 거 안 좋아하는데 영화가 하도 맘에 안 들어서 지적질 좀 해보자면. 애초에 미군이 라스베가스를 정화하지 못해서 핵까지 날리기로 했다는 것도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걍 네이팜탄 좀 쏟아부어 주면 알아서 다 없어지겠던데요. 고작해야 트레일러 둘러치기로 못 나오게 막을 수 있는, 얌전히 어두운 창고 같은 데서 잠이나 자고 있는 놈들이 뭐 그리 위협적이라고...



 +++ 구리고 구린 와중에 정말 정점을 찍어주는 구림은 결말입니다. 탈력감이 극에 달하면 격렬한 분노 에너지로 전환된다는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네요.



 ++++ 데이브 바티스타는 도대체 왜 마커스 피닉스의 얼굴 모델이 아닌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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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의 일치로 이렇게 생길 수가 있는 겁니까. ㅋㅋㅋ 알고 보면 얼굴 표절일 거라는 의심이 벌써 10년째네요.



 +++++ 프리퀄이 공개를 준비 중입니다만, 뭐 본작의 퀄리티를 보면 전혀 기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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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그나마 이 짤 센터에 있는 금고 전문가님이 이 영화의 무매력 군단 중에서 가장 재미란 게 있는 캐릭터이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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