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30 00:49
글렌 포드는 제게는 수퍼맨 아버지입니다. 프리츠 랑의 <빅 히트>에서 그는 건실한 가장이자 양심적인 경찰을 연기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진짜 인상적인 것은 40분 넘어서야 등장해 등장할 때마다 생명력을 발산하는 글로리아 그레이엄으로 팜므 파탈이 아닌 좋은 편을 연기했죠. 리 마빈은 나 악당이 어울림이라고 얼굴에 아예 써 있는데 그레이엄에게 뜨거운 커피를 얼굴에 붓습니다. 나중에 업보를 돌려 받아 속시원하더군요. 넷플 드라마로 1시즌은 갈 이야기가 겹겹이 쌓여 있는 듯 했습니다. 제목 big heat는 글렌 포드 대사에서 나옵니다. 보가트가 세파에 물들고 비정하고 미첨이 숙명주의가 있다면 글렌 포드는 끝까지 건실하게 남아요. 부인 역이 말론 브란도 여동생.
네오 느와르로 분류되는 <차이나타운>의 이블린 아버지 역으로 존 휴스턴 캐스팅한 건 느와르의 효시라는 <말타의 매>감독이서일까요. 아주 오래 전에 대실 해밋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책에 꽤 충실하면서도 the stuff that dreams are made of란 템페스트에서 인용한 대사는 각색하면서 들어간 듯. 해밋의 문체를 간결하다ㅡterseㅡ라고 하네요. 케이트 블란쳇 첫 아들 이름이 대실입니다.
피터 로레는 볼수록 제임스 메이슨 닮았어요.
보가트와 캐그니를 붙여 놓으면 볼 만할 거란 생각이 들긴 했어요.
소품으로 말타의 매 조각상 네 개 만들었는데 하나는 윌리엄 콘래드가 하나는 카지노에 4뱁만 달러로 입잘되고 하나는 블랙 달리아 사건에 연루된 사람이 가져 갔다고.
2021.04.30 01:47
2021.04.30 10:17
빅 슬립으로 보고 들어옴/ 나중에 영화로 "매"의 크기를 보고 저게 평생을 걸고 사람들 죽이며 찾을만한 보물이 되려나 생각했어요
2021.04.30 10:42
아. 저 이 댓글을 보고서야 제 착각을 깨달았습니다. 저도 빅 슬립인 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1.04.30 11:34
주말에 맘먹고 두편 다 달리시죠.
2021.04.30 12:57
빅 슬립은 유튜브에 없더군요. 저한테는 전설의 영화인데요.
말타의 매는 역사적 가치만 빼면 사실 그다지 재미는 없어요
2021.04.30 15:58
https://archive.org/details/the-big-sleep-humphrey-bogart-lauren-bacall-martha-vickers-regis-toomey-john-ridgley-1946
둘러보니 듀게에 소개된 곳이군요
2021.04.30 16:05
2021.04.30 11:08
더쉴 해미트 '말타의 매' 초딩때 추리소설로 읽었어요.
처음 접한 표기가 더쉴& 말타 여서인지 저는 이 발음이 좋은데
대실과 몰타로 많이 표기하더군요. 제가 바뀌어야죠.
말타 섬이 도대체 어디있는지 알게되는데 몇년이 걸리더군요.
2021.04.30 14:13
2021.04.30 14:14
2021.04.30 20:39
<빅 슬립>은 보가트와 바콜이 한 장면에 함께 있어서 대사 주고 받는 것 보는 재미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했고 보가트는 샘 스페이드를 할 때나 필립 말로를 할 때나 똑같아 보입니다. <말타의 매>에서 비서는 중년 여성이고 메리 애스터도 나이들어 보였죠. 느와르보다는 스크루볼 코미디 성향이 강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군요.
하워드 혹스가 누가 운전기사를 죽였냐고 챈들러에게 전보를 보내자 단 두 단어가 돌아왔답니다, no idea.
보가트는 리 브라켓보고 여자작가를 고용해 놀랐다고 하고 포크너는 추가촬영 때 투입됩니다.
스콜세지가 영화 제목을 따 왔다는 “Down these mean streets a man must go who is not himself mean, who is neither tarnished nor afraid. The detective must be a complete man and a common man and yet an unusual man. He must be, to use a rather weathered phrase, a man of honor.” 챈들러의 simple art of murder의 문장이라고 합니다.
2021.04.30 22:09
무릎 긁고 싶으면 긁어요
2021.04.30 21:45
2021.04.30 22:09
굉장히 강렬했었죠
2021.04.30 22:27
사실 이 두 영화는 제게 '언젠간 볼 영화' 리스트에 20년째 올라 있는 작품들입니다.
옛날 옛적 헐리웃 고전 영화들 많이 볼 때 정말로 이것저것 되게 많이 봤는데도 희한하게 이 영화들은 계속 안 보게 되어서 그게 관성으로...;
뭐 언젠가 보긴 하겠죠. ㅋㅋ iptv vod에도 올라와 있는 걸 예전에 확인한 기억이 있네요.
희한하게 iptv에 헐리웃 고전들이 꽤 있어요. 되게 많은 건 아니지만 아예 없다시피한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비하면 거의 완벽한 승리 수준이랄까... 90년대에 불었던 '영화 읽기' 열풍 덕인 것 같기도 하고. 좀 신기합니다. 국내 서비스에 있다는 것도, 해외 OTT에 없다는 것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