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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에 미드 좀 봤다는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프렌즈에 미쳐 살았던 사람인지라 오늘 HBO 맥스에 공개되자마자 약간의 편법을 써서 바로 감상했습니다.



일단 오프닝은 너무 좋았어요. 예전과 똑같이 재현해놓은 세트에 한 명씩 도착한 출연진들이 노스탤지어를 느끼면서 서로 눈물 흘리며 재회하는데 저도 바로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그런데 이후로 전개가 너무 난잡합니다. 기본적으로 제임스 코든이 쇼 오프닝에 나오는 그 유명한 분수대 앞에서 출연진 6명을 불러놓고 하나마나한 인터뷰(처음 오디션 어땠냐,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가 뭐냐 등 출연진들이 그동안 개별적으로 맨날 받는 질문들) 조금 하고 여러 세그먼트를 번갈아가면서 보여주는 식이에요. 프렌즈 팬이라는 유명인 게스트들 나와서 한마디 좀 해주고 우리식으로 말하면 똥꼬쇼 이런 비스무리한 것도 합니다.



리차드 역으로 나왔던 톰 셀릭, 재니스(OMG) 역의 매기 윌러, 겔러 남매의 부모님, 건터 역 배우들 같은 시리즈의 실제 가족이었던 사람들의 깜짝출연이라든가 몇몇 유명한 씬들 대본 리딩처럼 좋은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제임스 코든의 심야 토크쇼 명절 프렌즈 특집쇼를 보는 느낌이라서 감흥이 오다가도 팍 죽고의 반복이었어요.



제일 좋았던 부분은 오프닝에서 이어지는 메인 출연진 6명이 세트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촬영했던 당시의 뒷이야기들을 오손도손 훈훈하게 나누는 것들인데 이것도 중간 중간 조금씩 끊어서 보여주기 때문에 아쉽습니다. 차라리 다른 게스트고 뭐고 다 관두고 이것만 처음부터 쭉 이어서 보여줬으면 훨씬 이입 잘 되고 좋았을 것 같아요.



그리고 쇼 크리에이터들이나 출연진이나 모두 부담되는 건 이해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언제 다시 이렇게 공식적으로 다시 모일지 모르는데 짧은 상황극이라도 새로 써서 로스, 레이첼, 챈들러, 모니카, 피비, 조이로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했는데요. 이들이 다시 모인다고 했을 때 저도 그랬고 수많은 팬들이 기대한 것은 결국 그거니까요.



계속 툴툴 거렸지만 어쨌든 프렌즈를 좋아하셨다면 절대 놓칠 수 없는 특집이긴 합니다. 기존의 제작기 영상이나 NG 모음에서 볼 수 없었던 처음 공개되는 귀한 순간들도 아주 조금이나마 있거든요. 그리고 이 6명이 다시 모인 것만으로도 그냥 보고 있으면 좋습니다.




여담 1 - 리사 쿠드로, 데이빗 쉼머가 제일 자연스럽게 잘 늙은 것 같고 매트 르 블랑은 너무 후덕해지긴 했는데 그래도 보기 좋더군요. 이 중에서도 제일 절친이라는 제니퍼 애니스톤과 커트니 콕스는 칼을 좀 대셨구나 하는 티가 나구요. 그나저나 제일 걱정되는 건 매튜 페리입니다. 방영 당시에 약물, 알콜 중독으로 건강 문제를 겪어서 실제로 외모의 변화를 가장 크게 겪은 출연진이기도 했는데 이번에 출연한 모습을 보니 큰 불치병 투병환자같은 느낌이더라구요. 예전 인터뷰 등을 보면 평소에도 제일 말 많고 웃기던 사람이 이번 쇼에서는 제일 조용합니다.


여담 2 - 제니퍼 애니스톤이랑 데이빗 쉼머는 시리즈 초반에 서로 실제로 감정이 있었다고 털어놓더라구요. 저는 이번 특집에서 처음 안 사실인데 나름 프렌즈 매니아로서 이런저런 뒷이야기 다 섭렵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알게되서 꽤 놀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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