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관 KBS1 <나는 보리>

2021.05.01 04:20

그날은달 조회 수:281


김진유감독의 <나는 보리>. 강원도 바닷가에서 사는 가족 이야기네요. 엄마 아빠 남동생과는 달리 주인공인 보리만 소리를 들을 있어요. 짜장면이나 피자가 먹고 싶을 때에도 보리만 전화로 주문할 있어요. 가족끼리 짜장면을 먹을 때면 보리만 소외감을 느낄 있어요. 대화를 주고받는 방식이 가족과 다르다보니까 보리는 어느 순간 가족들과 같은 방식으로 똑같아지고 싶어해요. 그래서 맹랑한 탈주를 꿈꾸는데 안타깝지만 너무 티가 나서 사랑스러워요. 감독의 의도인지 불편해지려는 순간마다 장면전환되는 타이밍 속도가 굉장히 빨라요. 그런데 영화는 이상하게 잔잔하게 흘러가요. 영화 보는 내내 한번도 울었어요. 같은 비장애인이 가질 있는 감정이입의 틈을 처음부터 갖지 않게 의도한 같아요. 섬세하다기보다 예민함 속에서 오는 온건파?적인 힘이랄까요. 아쉬운 , 가족 엄마의 존재감이 마음에 쓰여요. 시선이 끊기기만 하고 이어지는  넘 없어요. 다음엔 그랬으면 좋겠어요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강원도 오일장에서 보리가 만난 터키인. 드림캡쳐 악세사리나자르본주 대해 보리에게 설명해주는 장면인데 아래  한편으로 대신할게요. 영화내용과는 무관하니까 불멸의 새벽 같은 마음만 받아주시길.



나자르 본주* _이병철


죽어본 없는 네가 죽음의 온도를 내게 내밀 발가락부터 턱밑까지 얼음이 얼었지 뺨을 바닥에 대고 눈꺼풀로 헤엄치면 오직 가지 병만을 있었네 약속을 구걸하는 얼굴, 마두금처럼 팽팽하게 당겨진 통증의 동심원으로 저녁을 빨아들였어


수도 수도 없는 것들이 내일의 바다를 미리 끌어와 더럽힌다 푸른 홍채에 소용돌이치는 낯선 조류를 어떻게 감당하지? 시선을 고정시키면 하나의 상만 있는데, 동공에서 심해의 물소리가 난다


누워서 너를 지켜본다

지구에 떨어진 최초의 빗방울 같은 각막으로


어떤 날카로운 빛도 나를 통과해 네게로 굴절될 없다 깜빡이고 나면 네가 없을까 오랫동안 악귀의 몸을 빌려야 했던 나의 불치, 죽지 않을 만큼의 병명들로 서로를 부르던 어제의 착란


눈을 떴는데 네가 보이지 않아

오늘은 아무것도 보지 않기로 한다



*’악마의 뜻하는 이슬람 신앙의 부적. 터키인 무슬림들은 나자르 본주가 지닌 강력한 힘이 액운을 막아준다고 믿는다.



ps. 영화 보고 트윗 들어갔더니 듀나님이 올리신 <모차르트>가 있어서 의미심장 저도 따라 걸어봅니다.

djuna@djuna01

W. A. Mozart: Marsch D-Dur & Haffner-Serenade D-Dur https://youtu.be/04WqW0bhF0c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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