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30 19:41
오늘 넷플릭스의 "허드 앤 씬" 썸네일을 보았어요. 아만다 사이프리드 영화더군요. 정보값이 전혀 없는 제목을 보고 판단이 서지 않아 원제를 알기 위해 썸네일을 클릭했지요. 익숙한 실수예요. 팝업페이지 어디에도 원제는 표기 되어있지 않습니다. 결국 구글링으로 알아낸 "허드 앤 씬"의 원제는 "Things Heard & Seen" 이었고 가벼운 짜증이 나서 저는 그냥 관람을 포기하였습니다.
"프라미싱 영 우먼"은 양호하지요. 대체로 익숙한 영어의 한글표기니까요. "노매드랜드" 는 어떤가요? 노매드 역시 그런대로 익숙한가요? "스토어웨이"는요?
언제부턴가 수입되는 영화들 거의 번역을 안하고있지요. 그냥 원제를 받아 적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제목이 길거나 관사나 복수표기가 되어있을 때는 멋대로 생략도 해버립니다. 심지어 아예 없는 단어로 교체하기도 하고요. 덕분에 영어로도 한국어로도 무슨 뜻인지 전달이 안되는 제목들도 왕왕 나오지요. 비슷한 문제를 듀나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이 지적을 하셨을 거예요. 전혀 시정이 안되고 있지만요. 대체 원인이 뭘까요? 수십년째 조리돌림 당하고 있는 "가을의 전설"같은 결과가 나올까 두려운 걸까요? 아니면 무슨 미신같은 걸까요.
+오늘 저녁에 보려고 했던 섀도우 클라우드도 원제는 Shadow in the Cloud군요. 그냥 크게보이는 단어 두개만 써버리면 대체 제목이라는 것이 무슨 기능을 하는 것일까요. 그냥 시리얼 넘버 아무거나 가져다 붙이지.
2021.04.30 19:47
2021.04.30 21:06
그러네요. ㅋ 말씀하셨다시피 섀도우도 이상하죠. 윈도우도 그렇고요. 넷플릭스의 새로운 영어덜트 판타지시리즈도 "섀도우 앤 본"인 걸로 보아서 그냥 고착된 표기법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이에요. 그럴거면 규칙은 왜만드는건지 원.
2021.04.30 19:54
맞아요. the +형용사 = ~한 자. 라는 명백한 문법을 깨버리고 the를 버린다거나. 전 로스트 인 더스트도 어색했어요. 고유명사가 아니면 전치사 뒤에 관사를 넣거든요. 넷플 원제 안 넣는거에 대해 cs에 지적했었는데 안 고치네요.
대표적으로 The Quick and the Dead, The Dead Don't Die. 요.
이게 퀵앤데드, 데드돈다이 가 되면서.
'빠른자와 죽은자'가 '빠르고 죽은'이 되고, '죽은자는 죽지 않는다'가 이상한 문장이 되었죠.
2021.04.30 21:12
레 미제라블의 레는 왜 남겨두는 건지 몰라요 ㅋ 미제라블이라고 하지.
로스트 인 더스트는 심지어 원제가 Hell or High Water네요. 차라리 "죽는 한이 있어도"같이 좀 현지화한 제목이 더 이해가 쉬웠을 텐데요.
+근데 재밌겠네요. 이것도 일단 주말영화로 킵.
2021.04.30 21:15
2021.04.30 20:27
아름다운 국어 표현을 두고 왜저래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예능명이나 도서명은 그렇게 잘 지으면서 말이죠
2021.04.30 21:21
미감이야 상대적이니까 그렇다고 쳐도 일단 제목의 기능을 잘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좀 짜증이 납니다.
기껏 한국어로 번역해놓은 것들도 예전 고전제목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브의 모든 것" "똑바로 살아라" "네 멋대로 해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에덴의 동쪽" "게임의 법칙" "순수의 시대" "성난 황소" "태양은 가득히" "흐르는 강물처럼" "용서받지 못한 자" "로마의 휴일" "돈을 갖고 튀어라" 등등 셀수 도 없지요.
2021.04.30 21:57
저 제목들 아마 거의 일본제목 가져다 썼을거에요. 그당시엔 그랬었죠.. '내일을 향해쏴라.'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제목 정말 멋있었죠
요즘은 일본제목 안베낄려고 제목을 저따위로 짓나 모르겠어요.. :(
2021.04.30 20:50
2021.04.30 21:21
그럼 네자 맞춘다고 막 자를텐데요 ㅎㅎ. 섀도우 인 더 클라우드 같은 경우는 "클라우드" 이렇게 나오겠지요 ㅋ
2021.05.01 00:19
제일 황당했던 제목하면 줄리안 무어, 아네트 베닝, 마크 러팔로 주연의 the kids are all right이 생각나네요. 이게 영화를 다 보고나면 아이들은 괜찮다, 아이들이 다 옳다로 둘 다 해석할 수 있는 나름의 중의적 의미가 있는 제목이었는데 국내에서 지멋대로 "에브리바디 올라잇"이라고 해버렸습니다. 그냥 영단어 그대로 쓰던가 어설픈 의역이라도 시도하던가 왜 지멋대로 의미를 바꿉니까 ;;;
2021.05.01 00:58
2021.05.01 15:42
불번이지만 '베로니카의 이중생활'도요. 제목만 가지고 '내용 뻔한'으로 귀결시키는 사람들도 생기는 거 같아요.
2021.05.01 20:25
그거슨 전설의 레전드였죠... ㅋㅋㅋㅋ
2021.05.02 01:31
애들은 괜찮아, 애들은 잘 지내. 정도였을까요. 훨씬 쫙 붙는데...
2021.05.01 08:54
2021.05.01 23:54
중드는 더하답니다. '향밀침침신여상' '삼생삼세 십리도화' '천성지로' '베니도세계지전' '호의행' '이가인지명' '어사소오작' '하이생소묵' ' 아적소확행'…정말 보고도 믿기 힘든데 국내 방영 제목이 다 이 따위들이랍니다. 그냥 한자 발음 그대로 읽어버려요.(심지어 중국 원어 발음으로 안 쓰는 게 어디냐고 고마워 해야할 지경)
당최 이유를 모르겠어요. 왜 국내 방영 제목을 이렇게 짓는 것인지. 왜 제목을 번역 안하는 걸까요? 이래가지고는 대체 무슨 내용인지 몰라서 그냥 다 지나쳐 버릴텐데. 일단 제목으로 시청자 끄는데 젤 급선무 아닌가요.
2021.05.02 02:00
그냥 한국말로 번역하는 게 촌스럽다고 생각하던 예전 풍조가 큰 변화 없이 내려오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듀나님도 리뷰에서 불평하셨듯이 '섀도우 클라우드'는 인 더를 빼먹어서 아예 뜻이 달라져버렸던데. 이런 짓이라도 좀 자제했음 좋겠어요. 어차피 영어 발음만 적을 거 그 두 글자는 왜 빼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