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임스 콘 (James H. Cone)이 지은 'The cross and the lynching tree'를 읽었습니다. 속독으로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흑인 해방 신학의 주창자인데 그런 걸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예민한 두뇌를 가진 사람이네, 하고 금방 느낄 수 있습니다. 일요일 오전이야말로 미국에서 흑백이 가장 분리된 시간이라는 말이 있죠. 흑인들은 흑인 교회에, 백인들은 백인 교회에 가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은 흑인 교회에서 울부짖으며 찬송가를 부르는 사람들을 보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 존엄을 찾으려 한다고 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한국하고 비슷한데, 하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에서 직함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교회에 갑니다. 아줌마, 이모님, 어이, 라고 불리우는 게 아니고 권사님, 집사님 이라고 불리우죠. 자기가 속해있는 집단에서 한 발짝 떨어져 냉정하게 바라보는 그 관점, 소속 집단에 대한 객관화가 제 마음에 들었습니다. 흑인들이 찬양을 부를 때 아 감동적이다, 정말 잘 부른다 라고만 생각하고 그 사람들을 하나하나 관찰하지 않았다면 이런 저작이 나오지 않았겠죠. 


2. 게시판에 흑인들이 아시아인들 때린다는 글이 올라왔던 것 같은데, 그러지 않아도 한국에 있는 지인이 그런 질문을 하더군요. 흑인들이 아시아인들 싫어하느냐고요. 


저는 흑인들 (특히 여자)이 한국인들을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류로 인해서 한국에 가고 싶어하고, 한국 남자들은 전부 잘생긴 줄 알고, 한국 드라마를 엄청나게 보는 흑인들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한류 모임이 있어서 제가 자문역으로 초대를 받은 적도 있어요. (한국 드라마, 한국 가요 하나도 모르는데 말이죠) 이런 사람들이 정말 한국에 가면 어떤 취급을 받을 지 저는 솔직히 말해주지 못합니다. 


그럼 왜 사람은 사람을 차별하고 구타할까요? 


니콜라스 케이지는 영화 '8mm'에서 탐정 역할을 합니다. 어느 부자가 스너프 필름을 찍어요. 왜 이런 끔찍한 일을 하느냐고, 영화는 묻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답합니다. Because we can. 


3. 지난 2021년 3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임세은 청와대 부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고이자율 규정 시행령 개정에 대한 의견을 밝힙니다. 다음은 서면 브리핑 일부. 링크.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금리를 낮춘 부분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하며 그동안 신용이 높은 사람은 낮은 이율을 적용받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신용이 낮은 사람들이 높은 이율을 적용받는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였습니다."


이 발언에 대해 임세은 청와대 부대변인은 자기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부연합니다. 


<추가 설명 드립니다>

어제 14회 국무회의가 있었고 제가 직전 게시물에 제 브리핑 전문을 공유 하였습니다.

어제 통과된 최고이자율규정 일부 개정령안과 대부업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통과되었고, 대통령께서는 관련하여 공약을 지키게 되어 기쁘다고 하시며 여러 당부의 말씀도 하셨습니다.

국무회의 브리핑은 제가 전담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쓴 브리핑 내용 중 '신용 높은 사람은 낮은 이율 적용 받고 경제적 어려움에 있는 낮은 신용의 사람들은 높은 이율을 적용받는 구조적 모순이 있음을 지적' 이라고 쓴 부분이 있습니다.

이는 고 신용자가 저금리를 적용받고, 저 신용자가 고금리를 적용받는 금융의 생태적인 구조를 모순이라 이야기 한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그런 취지의 말씀이 있지 않으셨구요.

말씀의 요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그간 고금리, 사채, 불법 사금융 등으로 고통 받아와 불평등이 확대 되어온 현실의 안타까움을 이야기 하며 이 분들이 자연스레 중금리 시장에 흡수될 수 있는 여러 조치와 더불어 불법 사금융을 근절할 수 있는 종합적 대책들을 보완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금융기관에 오래 근무했기에 신용과 신용리스크 간의 반비례가 너무 당연하다 생각되어 있어 제가 부연 설명 없이 말을 너무 압축했네요. 그러다보니 아래와 같은 오해의 기사도 나왔구요.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대통령 취지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신용과 리스크 간 상관관계에 대한 금융구조가 모순 된것이다가 아니라 어려운 경제 현실에 경제 취약자 들이 더 어려운 현실이 모순되니 이 안타까움을 최대한 해소하자는 말씀이셨습니다.

이건 제가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에 대해 누구나 그렇게 알겠지 라고 여겼던것 같습니다.

앞으로 오해가 없도록  쉽고  친절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청와대 부대변인 임세은


어떻게 말을 압축하면 "조치"가 "지적"으로 변화하나요? 가난한 사람들이 고금리로 시달리니 중금리를 받게끔 하겠다는 건 행동 계획 (조치: action plan)입니다. '신용 높은 사람은 낮은 이율 적용 받고 경제적 어려움에 있는 낮은 신용의 사람들은 높은 이율을 적용받는 구조적 모순이 있음을 지적'한 건 꼭 집어 자기가 인식하는 현실을 드러낸 것이고요. 


이 게시판에서인가에서 문재인 정부는 일부러 집값을 올린다는 댓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그게 꽤 만연한 음모론이더군요. 집 없는 사람들이 되어야 민주당 지지자들이 늘어나서 일부러 집값을 올린다고요. 저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정부는 일부러 집값을 올리는 게 아닙니다. 경제 상식이 없이 고집을 부리다보니 그렇게 된 겁니다. 진정성 있게 집값을 내리고 싶은데, 공부가 없으니 계속 잘못된 선택을 합니다. 그저 발언을 읽고는 이게 금융체계를 갖춘 현대 국가의 대통령에게서 나올 소리인가 하고 뒷목을 잡았습니다. 금융기관에서 오래 근무했다는 임세은 대변인이, 자기 주장에 따르면 저 발언을 압축해서 (혹은 걸러내지 않고) 서면브리핑이라고 전달했다는 것 자체가 이 정부의 역량 부족을 의미합니다. 래도 파퓰리스트이긴 해서 대충 문제 발언을 땜질하긴 하는 게 다행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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