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6 09:16
1.
길고 복잡한 개인 사정은 스킵하고 암튼 집이 바닥 공사 중이에요. 수요일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그래서 바로 근처에 있는 부모님댁으로 애 둘 데리고 가서 숙식을 해결 중이지요.
그리고... 그래서 전 망했습니다.
절약 집착남 그러면서 주식은 왜 하심 저희 아버지 덕에 이 집은 인터넷도 안 들어오거든요. 삼일간 게임 안녕, 넷플릭스 안녕, 그리고 (부모님 눈치 땜에) 야식도 안녕.
퇴근하고 와서 아버지께서 틀어 놓으신 종편 뉴스를 ASMR 삼아 애들 먹이고 씻기고 놀아주고 재우고... 하고 나면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어서 일찍 잡니다.
밤 열두시 전에 잠이든 적이 없었던 게 최소 20여년인데, 이틀 연속으로 밤 열시쯤 잤네요.
그렇게 자고 아침에 일어나니 너무 자서 허리가 아프더군요. ㅋㅋㅋㅋ 심지어 오늘은 일곱시도 되기 전에 자동으로 눈이 떠지던!!!
근데 이렇게 더 못 잘 정도로 많이 자고 일어나고 나서 그 전보다 컨디션이 좋은지는 딱히 모르겠어요. 그냥 허리만 아픕니다. ㅋㅋㅋ
2.
그 와중에 감기도 걸렸습니다.
이 시국에!!! 라는 느낌이죠. ㅋㅋ 아마 애들한테 옮은 것 같아요. 이놈들이 코로나 때문에 집에 처박혀 있던 지난 1년간 잔병치레 한 번 안 하더니 3월들어 학교, 어린이집을 매일 나가게 되자마자 어디서 감기를 옮아왔는데. 그러고 며칠 후에 저도 이 상태.
뭐 그냥 평범한 감기입니다. 콧물 나고 기침 나고 미열 좀 있구요.
시국이 시국이니 병가나 내볼까... 했었지만 코로나 의심 인정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미열이라 그냥 출근해서 수업도 다 했죠.
웃기는 건 제 감기 패턴인데요.
왜 그런지 모르겠으나 늘 언제나 똑같습니다. 저녁부터 격하게 안 좋아지기 시작해서 한밤중엔 열이 막 나요.
근데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다른 건 둘째치고 열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ㅅ=
그래서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면 또 안 좋아지고...
뭐 어차피 해야할 출근이고 해야할 수업이니 차라리 이게 낫습니다. 아프다고 며칠 빠지면 그때 빠진 수업 다 보강해야 하거든요.
아무에게도 제 아픔을 뽐낼 수 없으니 뭔가 좀 억울한 기분이긴 합니다만. ㅋㅋㅋ 그래도 오늘 몸 상태 보니 내일 쯤이면 다 나을 것 같네요.
3.
'국수를 삶아서 체에 밭쳐놓고' <- 이거 알고 계셨습니까?
'밭'치다니... 엄... 충격적이네요. 이걸 모르고 살아온 4x년... ㅠㅜ
4.
출근길에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들으며 신나게 왔거든요
뭔가 참 그 시절스럽게, 지금 듣기에 적당히 촌스러우면서도 아주 정직하게 신나고 흥이 나는 노래죠. 전 되게 좋아합니다. ㅋㅋㅋ
그리고 이 노래 때문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잡다한 생각들이 막 떠올랐는데...
사실 제 또래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아이언맨'이라는 이름을 인식시킨 건 토니 스타크씨가 아니라
이 분? 아니 이 드라마... 였죠.
사실 제 취향엔 안 맞아서 잘 안 봤지만 이 주제가는 한 번에 확 꽂혀서 나중에 보니 타일러의 원곡을 알게 될 때까지 뭔지도 모르고 흥얼거리고 그랬죠.
근데 보지도 않았던 주제에 중간에 주인공이 바뀌었다... 는 건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는데, 지금 검색해서 알게 된 사실이 좀 어처구니가 없네요.
촬영 현장에서 심심해서 장난삼아 공포탄이 든 총을 관자놀이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가 뇌손상으로 죽었다고(...)
그리고 사실 제가 보니 타일러에 대해 아는 건 이 노래와 '토털 이클립스 오브 더 하트' 밖에 없거든요.
혹시나 난 참 게으른 인간이고 보니 타일러에겐 내가 모르는 수많은 히트곡들이 있지 않을까... 하고 이제사 가수에 대해 검색해봤는데 다행히도(?) 그런 건 별로 없군요. ㅋㅋㅋ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이 두 곡이 함께 나오는, 제가 좋아하는 영화 장면 하나 올리며 마무리합니다.
케이트 블란쳇을 보면서 귀엽다고 생각해본 건 이 영화의 이 장면이 처음이었어요. ㅋㅋ
하이고... 근데 이게 또 벌써 20년 전 영화네요. 세월... orz
그리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이 영화 찍을 때 케이트 블란쳇 나이가 고작해야 32~33살이었어요. 근데 왜 전 이 분을 그렇게 원숙한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었을까요. 이전 유명 작품들의 엄격 근엄 진지한 분위기들 때문이었나...
2021.03.26 09:40
2021.03.26 13:10
아 저 이건 1편만 봤는데 2편에는 이런 장면도 나오는군요. ㅋㅋㅋ
네 감사합니다. 이미 거의 나은 것 같아요.
2021.03.26 09:52
2021.03.26 12:22
한국어 띄어쓰기는 아주 간단합니다. "단어와 단어 사이는 띄어쓴다."
다만 단어를 구분하는 것이 세계에서 제일 어려울 뿐입니다.
2021.03.26 17:34
2021.03.26 13:11
직업이 애들한테 이것저것 떠드는 일이라 저도 사전 꽤 자주 찾아보는 편인데도 자꾸 틀리고... 이런 것도 불쑥 튀어나와서 사람 놀래키고 그러네요. ㅋㅋㅋ
2021.03.26 10:18
국수는 며칠전에도 삶아먹었는데 체에 밭치는건 오늘 아침에도... 근데 표현이 새삼스럽네요.
안잊어먹게 자주 체에 밭쳐야겠어요. 아 이상해.
2021.03.26 13:12
이 '밭'쳐는 임팩트가 워낙 강해서 영원히 안 까먹을 것 같아요. 대신 말로만 하고 글로는 안 쓸 듯. ㅋㅋ
2021.03.26 10:43
2021.03.26 13:13
수면은 게임에 해롭고 출근은 건강에 해롭고... 그런 거죠. 하하.
2021.03.26 10:46
감기-보통은 반대로 낮에 아프고 밤이되면 어라 괜찮아진건가? 하지 않나요 그러다 다음날 아침이면 다시 아프고
아이언맨- 사망한 배우가 kbs <타임머신> 미드 주인공이었네요!
케이트- 1999년 아카데미에서 눈꼬리를 밑으로 늘어트리고 웃는데 얼마나 귀요미던지
2021.03.26 13:14
글쎄요 전 희한하게 패턴이 이렇더라구요. 그래서 직장에선 단 한 번도 아프다고 지각 결석 조퇴 해 본 적이 없는 건강 직원입니다.
맞아요 그 타임머신. 보그으으으으으!!!!! 라고 외칠 때 그 보그가 이 분이었더라구요. 저도 지금 알았습니다.
2021.03.26 11:06
2021.03.26 12:29
시장에는 쌀팔러가는거 아니었습니까! 아니 대체 왜 사러가면서 판다고 하는 건지 ㅋ 뜨거운 국 마시고 시원하다고 하질않나.
2021.03.26 12:38
2021.03.26 13:16
으하하 이거 실례지만 너무 귀엽습니다.
2021.03.26 12:27
-집떠나 고생이시군요 대피갈정도면 큰공사인가봐요. 괘차하시길.
-그깟 토니스타크 따위보다 앞선 아이언맨은 TV아이언맨말고도 청소년기에 보기에는 좀 요상한 만화였던 아이언맨이....
-울그락붉으락이 제가 최근까지 표준어인줄 알았던 단어입니다. 울그락불그락인지 울그락붉으락인지 욹으락붉으락인지 알아보려고 국립국어원을 찾았으나... 대답은 "응 그런말없어"였지요.
2021.03.26 13:21
바닥 장판을 다 갈아치우는 공사에요. 첫날 저녁에 가 보니 온 집안을 다 비닐로 봉인해놨더라구요. ㄷㄷ
만화는 뭐지? 하고 생각하다가... 앗! 하고 떠올랐네요. 그 울퉁불퉁 남자 나오는 일본 만화 말씀이군요. ㅋㅋ 그거 애초에 19금 아니었나요.
말씀 보고 놀라서 저도 확인해보니 제가 알고 있던 건 맞았군요. 붉으락 푸르락. 음핫하. 근데 사실 울그락도 있는 줄 알았는데 아예 틀리고 근본도 없는 말이라니 그건 좀 충격...;
2021.03.26 14:21
2021.03.26 14:51
그래서 업체에서 비닐로 엄청 꼼꼼하게 다 막아놨더라구요. 그리고 내일 오전엔 청소 업체까지 출동한다고...
오후에나 들어가볼 것 같은데 깨끗하게 잘 해줬으면 좋겠네요. 이게 제 의지와 돈으로 하는 게 아니고 업체에서 다 해주는 거라 (그러니까 실은 그 회사의 과실 때문에 하게 된 공삽니다 ㅠㅜ) 좀 애매해요. ㅋㅋ
2021.03.26 12:36
2021.03.26 13:22
이 곡 자체도 '풋루즈'의 OST인데 희한하게 다른 영화들 OST로 엄청 쓰였더라구요.
영화 OST가 다른 영화 OST로 쓰이는 게 없진 않지만 그렇게 흔한 일도 아닌데 이 곡은 유독 다른 영화들에서 쓰인 경우가 많은 듯 해요. 신기합니다.
근데 지금 보니 이 장면 너무 웃깁니다. ㅋㅋㅋㅋㅋ 오리지널인데 오히려 음악 사용이 패러디 같네요.
2021.03.26 13:24
전혀 다른 곡인데도 항상 'Nowhere fast'와 헷갈리는 곡이에요.
2021.03.26 13:33
아. 어떤 지점에서 헷갈리는지 저도 알 것 같아요. 멜로딘 다르지만 곡 구성에서 비슷한 구석이 많...
까지 적고 검색해보니 작곡가가 같습니다. ㅋㅋㅋ 그 양반이 범인이었군요.
근데 스타일링이 '백두산' 멤버 같...
2021.03.26 13:43
수퍼맨 엄마 젊은 거 좀 보세요.
2021.03.26 13:29
3월은 교사들에게 일 년 중 가장 피곤한 달이죠. 그래서 감기와 몸살 앓이하는 사람도 많은 시기고요. 옛날에 최백호의 '봄이 오며는 뭐하노 그쟈? '라는 노래가 절로 떠오를 때가 있었습니다. 몸도 집도 가쁜하게 새로 태어나기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
2021.03.26 14:49
맞아요 좀 그런 것 같아요. 동료 한 명이 어제 오늘 고열 때문에 아예 결근했는데 다행히도 코로나는 음성 나왔네요.
저는 뭐 이제 다 나은 것 같아서 다행이구요. 격려 감사합니다!
2021.03.26 16:30
어르신들만 사는 집에 인터넷 있는 경우는 거의 다 없을 걸요. 제 본가 시가에도 인터넷같은 건 없.. ㅠㅠ
하지만 저희 집엔 없는 티비가 있다는 거. 덕분에 명절 특선 영화는 놓치지 않고 보네요.
2021.03.26 17:58
2021.03.26 18:22
2. 밭치다.. 충격입니다. 안 까먹을 거 같아요.
4. 군 시절에 저런 식으로 자살한 병사가 있었어요. 공포탄 넣고 관자놀이에 대고 쐈었죠. 그때를 생각하면 참 안타깝습니다. 당시 인사장교였는데.. 어찌나 황당하던지.
2021.03.26 21:16
2. 네. 영원히 기억해주세요. ㅋㅋㅋ
4. 하이고... 안타깝네요. ㅠㅜ 전 공포탄 오발 사고를 옆에서 보긴 했습니다. 조금 떨어진 벽에 그을음 생기는 걸 보고 아 소리만 나는 건 아니구나... 하긴 했었는데 사람이 죽을 수 있을 정도인 줄은 몰랐네요.
2021.03.26 20:05
아프다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신 게 분명하여 얼마나 힘드실까 싶어요. 낮에는 긴장해서 일하니까 아픈줄 모르다가
밤에 가면 통증에 온전히 집중이 되고 긴장 풀리니까 더 아프죠.
바닥공사라는 말을 듣는 순간 아~~~~~~~~~ 바닥공사라는걸 평생 경험해보지 못했으나 어마어마한 대공사 아니겠어요.
공사가 뜻대로 기한안에 문제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만을 바랍니다. 전 몇 년째 "커튼을 제대로 달아야지"하고 커튼 한 장도
못 달고 있는 사람인걸요.
2021.03.26 21:18
뭐 그래도 이젠 거의 나았습니다. 이제 주말이고 내일은 집에 들어가니 다 낫겠죠. ㅋㅋ
진짜 이건 뭐 이사하는 거랑 별 차이가 없더라구요. 집에 있는 모든 짐을 싸다가 공사 안 하는 부분에 몰아 넣고 온 바닥을 다 뜯고 갈고 다시 붙이고... 기술자분들에게 감사하고픈 맘인데, 일단 결과를 보고 감사하려구요. 일단 한 번 호되게 당한 결과가 오늘의 이 공사라. ㅋㅋㅋ
2021.03.26 20:07
앗, 아버님 댁에 인터넷이 없으시다면 모든 문화, 여가 생활없는 나날들, 넷플릭스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계시는군요.
인터넷이 안들어오고 케이블 TV도 못본다면(네, 둘 다 연결되어 있으므로) 하루 저녁만 그렇게 지내도 멘붕 상태에서 지내는데
아이들을 돌보시는군요.
2021.03.26 21:19
그나마 애들 보느라 심심하진 않다는 게 위안입니다? ㅋㅋㅋㅋ 이제 애들 재울 시간이네요.
2021.03.26 20:19
2021.03.26 21:20
그게 나이를 먹으면 말이죠... (소곤)
ㅋㅋㅋ 근데 그냥 오래 자는 것 말고 자는 자세나 바닥 상태랑도 상관이 있습니다. 제가 원래 안 이랬는데 오랜 세월 침대 생활을 하다 보니 이제 맨바닥에 이불 좀 깐 정도로는 허리에 부담이 가는 상태가 되어버렸더라구요.
그 노래 저는 조니5라는 영화에서 분노한 주인공 로봇이 마초로봇(!)으로 각성하여 응징하는 장면에서 처음 접했네요ㅎㅎ
건강조심하시길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