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지나다니는 길이 있는데 대학가입니다.

아메리카노 이천원 하는 A가게가 있어 거길 종종 이용했더랬죠.

그러던 어느 날 A가게 근처에 아메리카노 천오백원 하는 B가게가 등장, 근방의 커피집들을 평정합니다.

A가게도 곧 아메리카노 천오백원으로 가격을 내렸는데, 가격 인하 탓인지 맛이 좀 이상해져서 저도 잘 가지 않게 되더군요.

영업이 잘 안됐는지 어느 날 A가게는 문을 닫았습니다.

얼마 후에 A가게가 주인이 바뀌어서 다시 문을 열었는데, 아메리카노를 천원에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타격을 입은 B가게도 곧 아메리카노를 천원에 팔기 시작했고, 한때는 덤으로 과자까지 하나씩 끼워주더군요.

그래도 A가게의 영향 때문인지 최근엔 뭔가 좀 썰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가 싶더니 B가게는 문을 닫았습니다.

얼마전 A가게에서 커피를 주문하면서 가게 사장님이 지인에게 하는 말을 듣게 됐는데,  

내가 싸게 풀어서 이 근방에 지금 다 망했거든. 저쪽에 B도 망하고... 라고 얘기하고 계시더군요.

하지만 그 사장님은 알고 있었을까요? 찻길 건너편 조금 떨어진 곳에선 무려 아메리카노 오백원, 카페라떼는 천원에 파는

초저가 테이크아웃점 C가게가 이미 성업중이었다는걸..

그리고 B가게가 문닫은 자리에 C가게의 분점이 들어와 며칠전 개업을 했습니다.

먹어본 결과 비슷비슷한 저가 커피집의 커피맛으로서는 빠지지 않더군요.

이제 이 근방 커피집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저렴하게 사먹을 수 있는건 좋은데, 과도한 경쟁이 좀 안타깝기도 하고

대체 무슨 원료를 쓰길래 이렇게 싸게 팔수가 있는지 믿고 먹어도 되는건가 싶기도 하고...

뭔가 복잡한 기분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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