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맛골을 아시나요

2021.03.15 05:13

어디로갈까 조회 수:821

피맛골이라는 뒷골목이 있습니다. 광화문에서 인사동까지 이어지는 꽤 긴 맛집 구역이죠. 어제 저녁은 보리굴비 타령을 한달 째 해온  친구 한풀이 해주느라 그곳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피마避馬는 "말을 피한다"는 의미입니다. 옛날옛적에 종로 거리를 다니는 고관대작들을 마주칠 때마다 얼굴 못 들고 절을 해야 하는 하급관리나 평민들이  마음 편히 다니기 위해 만든 길이라더군요.
이 먹자 골목 중 인사동의 피맛골 거리가 특히 사랑받는 듯합니다. 그런데 광화문에 가까운 청진동 피맛골은 오세훈 시장 시절에 개발되어 예전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는 상태였어요. 건물주들이 빌딩을 크게 세워 예전의 음식점들을 거기에 몰아 넣어서 이도저도 아닌 분위기가 돼버렸더군요.

도시 개발은 주로 굽은 골목을 없애고 직선을 만들며, 납작한 건물들을 높은 고층빌딩으로 바꾸는 행위라고 여기는 행정가들의 식견 탓에 엉망진창이 되고 있는 듯싶습니다. 흠. 세계 어느 도시든 구도심은 가능한 대로 그 표면이라도 유지하려고 나라가 애쓰고 있습니다. 외국 출장 나가서는 골목을 구비구비  찾아다니며 역사를 느낀다는 한국 행정관들이 자기 나라에서는 그런 골목을 없애려고 요리저리 머리쓰는 것 보노라면 ...그것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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