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0 16:17
힙스터는 제가 쓴 표현이 아닙니다.
독일에 사는 친구가 자주 쓰는 단어입니다. 정작 저는 힙스터가 뭔지도 잘 모른다능...
말에 의하면 서울은 매우 핫한 도시이며, 과거 도쿄가 차지하던 위상을 가졌다고 하더군요.
콜 오브 듀티나 마블 계열 영화에서 한국을 때려부수는 모습이 그냥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를 적절히 섞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앞 번호일수록 친구 이야기이고, 뒤로 갈수록 제가 줏어들은 이야기입니다.
1. 서울은 최첨단. 픽션에서 묘사되던 일들이 실재로 일어난다.
2. 유행이 매우 빠르다. 패션이든, IT이든, 뭐든 간에.
3. 영상이나 시각적인 매체가 매우 발달되었다. 독일 TV는 재미 없고 구림.
- 반면 독일의 보도 기능과 역할은 매우 발달되었답니다.
- 친구의 말에 따르면, 유럽의 케이팝 한류의 인기는 과장된 감이 있댑니다.
그럼에도 외형적 완성도나 화려함은 관련자들한테 높게 평가받는다네요.
케이팝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과거 일본 애니를 소비하는 계층과 유사하다고 합니다.
4. 놀기가 매우 좋다. 독일은 10~11시 되면 다 문을 닫는다고...
-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이니 좋게 볼 것만은 아니지만요.
5. 단지 서울 생활을 경험하기 위해 한국에 오는 사람들이 매우 늘었다.
- 3번과 연결되는 이야기입니다. 외형적 화려함에 혹해서 놀러 왔다가 눌러 앉는 사람이 꽤 된다고 합니다.
그 친구는 예술 쪽 종사자인데, 서울에서 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하네요.
음식도 매우 호평이며, 보편적으로 먹힐만한 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6. 각종 매체에서 서울이 언급되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 팝송(매우 낡은 단어지만...) 듣다보면 서울 운운하는 가사가 꽤 있습니다.
게임, 영화에서 등장하는 횟수가 늘어난 이유도 같겠지요.
7. 대한민국은 몰라도 서울은 안다.
8. 도쿄와 비교하면, 도쿄의 활력은 많이 죽었다.
써보니 별다른 내용은 없군요. 다들 들었던 이야기일 듯.
그렇지만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에이, 서울이 뭐가 대단해. 사람만 많고." 라는 식의 반응과는 온도차가 크다고 합니다.
이렇게 쓰면 꽤 칭찬하는 듯이 보이겠지만, 실상은 "외형만 삐까번쩍하다." 라는 단평이 있었습니다.
국뽕에 얼큰히 취해보자는 글은 아니었고, 아래 게임 이야기나 나와서 써봤습니다.
2014.06.10 16:28
2014.06.10 16:31
도쿄에는 버블 시대에 명품들을 엄청나게 사줬으니 안 넣어주기가 뻘쭘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울이 커져도 버블 시대 도쿄의 소비력을 따라가긴 어려울테니 그건 어렵지 않나 싶네요.
2014.06.10 16:33
심져 버블은 터졌는데도
여전히 유럽제 럭셔리 굿스들을 열심히 사주쟎아요.
미국이 일본 시장을 벼라별 욕 다 먹어가며 개방시켜 놓으니
상품 수출은 유럽이 다 한다고 자조했었는데,
마찬가지 일이 한국에서도 일어났습니다!!
(한국 외제차 시장은 유럽제가 80%인가를 점유, 쿠쿵~
한국 술 시장도 유럽제가 반 넘게 점유! 쿠쿵~
한국이 수입하는 옷이나 비싼 악세사리들도 거의 다 유럽제 쿠쿵~!)
2014.06.10 16:38
술은 좀 놀랍긴 하네유. 하긴 다 와인 마셔서 그런가?
2014.06.10 17:00
와인 수입액은
주로 영국제인 위스키 수입액의 반도 안 될 겁니다, 아직은.
^^
한국의 위스키 소비량이 무시무시한데
그 대부분이 영국제죠, '스캇치 위스키~' 그러쟎아요.
2014.06.10 16:34
일본은 이제 식상해졌고 중국은 아직 문화산업면에서 뒤쳐졌기 때문에 한국이 잠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겠죠. 중국이 문화적 헤게모니를 다시 잡는다면 규모의 차이 때문에 서울이 부각되기는 힘들겠죠.
2014.06.10 16:41
다른 건 몰라도 문화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지라...
뭣보다 한국 문화가 나름 대접받게 된 부분은 소득 수준이 일본과 가깝게 높아진 이후입니다.
중국이 아무리 발전해도 소득수준이 그만큼 되기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겁니다.
도시 인구 소득만도 아직 차이가 많지요.
2014.06.10 16:45
국가간 소득차이가 아닌 도시간 소득차이로 보면 따라잡힐 날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은데요. 상하이 같은 경우 도시의 소득이 서울과 그렇게 많이 차이나지 않을 꺼에요.
2014.06.10 16:47
2014.06.10 16:56
굳이 ~전세계인들에게~ 부각이 되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서울이 제 아무리 이름을 날려도 국민 삶의 질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어차피 의미가 없죠. 그리고 이렇게 다른 나라의 문화나 쇼비즈에 관심을 두는 연령층은 정해져 있는 것 같고, 이들은 결코 그 나라 국민의 주류가 될 수 없습니다. 한류문화소비=힙스터는 절대 아니고요. 단지 힙스터의 주요 특징 중의 하나인 메인스트림을 거부,에는 공통점이 있는 정도? 그리고 이렇게 자기 나라 주류문화를 거부하고 특이한 것 찾아다니는 부류는 소수일 뿐이에요. 난 남들과 달라, 다르고 특이하고, authentic한 걸 추구하지,하는 애들은 자기가 소수란 걸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신이 나서 그런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거죠.
다른 건 다 모르겠고, 한국의 팝 음악은 한국어가 성조가 없는 언어라는 점이 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이건 중국의 문화가 발전해도 넘기 힘들걸요. (<-이게 제가 댓글을 남기려 했던 이유. tonal language에 대한 서양인의 거부감/생경함은 제법 큽니다) 덧붙여 한국어 문장구조가 sov라서 힙하퍼들이 랩쓰기, 작사가들이 작사하기에 최적화된 점도 한 몫 한 듯. 한국팝을 듣고 있으면 소리가 나쁘진...않아요. 커허헐. 놀랍게도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는 동양의 언어가 많지 않더군요.
막 쓰다보니 댓글내용이 중구난방으로 막 튀는데, 전 한국이들의 한류의 우수성, 한국의 이미지를 드높이는, 이런 말 할 때마다, 동조하기가 힘들어요. 한류, 케이팝 이딴 거 다 필요없고(위에도 말했지만 즐기는 부류는 극소수입니다. 대부분이 아시아계 이민자들), 그저 길에 침 안 뱉고(크아악, 가래긁어 모으면서 퉤!) 쓰레기 안 버리고, 택시기사들이 조금만 상식적으로 친절하게 구는 게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걸요.
2014.06.10 16:41
2014.06.10 16:45
행오버를 1/10 정도로 희석한 정도의 농도로 놀고싶어하지 않을까유?
2014.06.10 17:33
케이팝 위상이 생각보다 높은 건 사실이고, 어느정도 아니메 수요층과 겹치기도 하는데... 결정적으로 그 사람들이 힙스터라고 보기엔 좀 애매한 감이 있습니다. 힙스터는 사실 주류이면서 비주류인 척하는 건데.... 문화적인 현상을 단 칼에 정의하긴 힘들지만 힙스터는 백인들의 swag라는 인상입니다. 케이팝을 좋아하는 게 마이너한 취미일 순 있지만 일반 힙스터 정서를 서울이란 도시가 대변한다고 보긴 힘들어요. 후줄근한 옷을 입고, 자연을 사랑하고, LGBT에 개방적이고, 그러면서도 부자인 백인들의 중2병같은 거죠. 막상 보면 쿨한 느낌이 좀 있습니다.
2014.06.10 18:12
2014.06.10 18:44
외국인들(특히 백인)이 놀기에는 서울 좋죠. sns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쓰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카우치서핑 사이트봐도 숙소 구하는 것 이외에도
서울에서 놀 사람들 찾는 외국인들과 같이 놀아주겠다는 한국인도 참 많고요. 외롭지 않게 먹고 놀기에 좋은 도시겠죠. 사람들도 서구 백인들에게 호의적이고.
2014.06.11 01:24
제 영국/북유럽 친구들 중에서는 서울이 도쿄나 홍콩보다 재밌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리고 케이팝 말인데 유럽에서 아니메 팬들의 위상을 생각하면... 별로 좋은 소리는 아니네요. 어쨌든 케이팝의 인지도가 상당히 올라간 것만은 사실이더군요. 일간지나 방송에서 'K-Pop'이라고 버젓이 언급될 정도니까요.
빳숑 브랜드들 이름 아래에 보면
뉴욕 빠리 론돈 토쿄 뭐 이렇게 써 놓쟎아요.
거기에 토쿄 가 들어가기 시작한게 90년대 부터라더군요.
그런데 쏘울 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이제 쏘울도 클만큼 큰 것일 거래요.
아직 프라다 버버리 헤르메스 이런 것 아래에 쏘울 이 써 있는 건 못 봤는데,
아마 10년 안에 그리 될까요? ^^
호주는 90년대 이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 같지만
씨드니 나 멜번 이 그런 유명 브랜드 아래에 핵심 지사로 들어간 적은
한 번도 없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