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8 11:35
50대 한국 남성들 4인으로 구성된 한사랑 산악회는 페이크다큐 형식의 코미디입니다.
실제 연기하는 분들은 30대 초반정도 되는 코미디언들이라는군요.
피식대학이라는 유투브 계정의 한 꼭지입니다.
분장의 힘을 빌리지않고 소품과 의상 정도만 준비를 해서 피부들은 젊은이들답게 뽀얗습니다만 엄청나게 디테일한 연기와 대본이 얼핏 정말 50대 중후반 아저씨들처럼 느끼게 만들어요.
관찰력도 대단하고 캐리커쳐를 뽑아내는 능력도 정말 훌륭해서 감탄이 나왔습니다.
귀국교포 배용길 역할하시는 이용주님이 특히 인상깊었어요. 영어발음 액센트 완벽합니다. 대단하게도 한국어도 단어선택이나 말투가 옛스러워요. 한국문화와 오랫동안 떨어져있었던 교포분들이 종종 그러시잖아요.
부드러운 사대주의같은 태도나 발성도 정말 제가 아는 그분들같이 하시더라고요 ㅋㅋ
영남방언쓰는 극과 극의 두캐릭터도 재밌습니다. "열정"타령하는 독재자 산악회장캐릭터와 목소리 힘 하나도 없이 쪼그라들어있는 선생님 캐릭터요.
예전 김신영씨가 보통사람들 특징잡아내는 것 보면서 감탄했는데 이분들도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산악회 2인자인 이택조 캐릭터는 처음에는 조금 다른 캐릭터보다 튜닝이 덜되었다는 인상이었는데 보다보니 아니었습니다. ㅋㅋ
1인자와 절친/숙적 구도도 재밌고요. 앞에서는 싹싹하게 굴다가 뒤에서 험담하고 또 별것아닌일로 분노 급발진하는 캐릭터입니다.
가장 흔하게 희화화되었던 아재타입이기는해요. 그래서 식상할만도한데 대사나 몸짓의 디테일이 두드러지고 다른 캐릭터와 상호작용이 많아서 무척 재밌습니다.
4명의 캐릭터 전부 어디서 만났던 그분들을 강하게 연상시켜요. 신기한 일이지요. 컨셉트를 채널 전체에서 유지하고 있는것도 소소한 재미입니다.
댓글관리는 2인자인 부회장 李택조님만 하시는 것도 웃기고요 ㅋㅋ
한국코미디가 유해하다고 생각해왔던 제 오랜 편견도 어느정도 깨졌습니다. 플랫폼이 문제였던것 같기도해요.
TV의 무대형코미디쇼들이 사라진 것이 어쩌면 전화위복이 될수도 있겠습니다. 개그콘서트같은 프로그램에서 느꼈던 작위성이나 사회적 약자만 주로 희화의 대상으로 삼는 유해성은 거의 느끼지 못했고요.
일부 5060한국남자들의 "한국식 유해한 남성성"을 이런식으로 희화화해서 무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1.03.18 14:18
2021.03.18 14:23
저는 이분들을 이꼭지를 통해 처음 알았는데요. 다른 영상들을 살펴보니 놀라울 정도로 연기들을 잘하시더라고요. 그 05학번 밀리오레 영상에서는 숨이 턱막힐정도로 사실적이어서 이런건 인류학 카테고리에 아카이빙해야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ㅋ 카메라뒤와 편집컴퓨터앞에 누가 앉아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체를 모르는 "감독"의 역량도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홍상수 처음 봤을때 느낌도 살짝 들었어요. 조금 과장섞어서요. ㅋㅋ
+아 예전 로이배티님 죽지않는...밤 리뷰에 언급을 하셨었네요. 그때는 알기전이라 "김병욱 시트콤이라니 허허 과장도 심하시군"하고 지나갔었나봐요 ㅋㅋ 동감입니다. 물리적 여유도 있고 좀더 협업이 원활한 관계로 작품의 질은 더 나은것 같기도 하네요.
2021.03.18 14:30
2021.03.18 14:34
그 중고차 파시는 분도 정말 트라우마 오더라고요 ㅋㅋ 어쩜 그렇게 아는분 같던지
카페사장님하고 래퍼도 진짜 혀를 내두를수밖에 없습니다. 민망해서 화면을 보기 어려울 때가 많아요 ㅋㅋ
2021.03.18 15:48
2021.03.18 19:40
댓글에 달린대로 이 정도까지 정성을 들인다는 건 뭔가 단순한 스케치 코미디라기보다는
행위 예술의 영역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
2021.03.18 21:30
2021.03.18 22:06
미친거 같아요. 왜 꽁트인데 자습감독이랑 시험감독을 풀타임으로 하는 거지요. ㅋㅋ 그것도 원테이크로 다 찍었던데. 대단합니다 ㅋ
2021.03.18 15:58
아직 본 적은 없지만 (원래 유튜브로 뭘 안 봅니다!!) 노리님에 이어 루나게이저님까지 이렇게 극찬의 글을 올리시고 정해님 댓글까지 보고 나니 어쨌든 한 번 보긴 해야겠다는 심적 압박이... ㅋㅋㅋㅋ
2021.03.18 19:42
유튜브의 특성상 10분내외의 영상도 많으니까 남는 시간에 한번 훑어 보세요.ㅎ 선생님 캐릭터같은 경우는 최근세대보다는 밀레니얼 이전 세대가 더 공감할 것 같더라고요.
2021.03.18 16:51
루나님 너무 재밌어 하셔서 1화를 방금 봤어요.
너무 잘 잡아내서 웃기고 뭔가 아스트랄하기도 한데......근데 너무너무너무 현실 아저씨들이라 보고 있기 괴로운 면도 있네요.
이 사람들을 컨텐츠에서도 봐야하나 싶은 현타가 몰려와요. 이 부분을 참고 볼만한 지점이 있을까요?
2021.03.18 19:56
맞아요 저도 일단 캐릭터에 정이 들기 전까지 서너개 에피소드에서는 간헐적으로 트라우마도 올라오고(특히 회장님)
혹시 해로운 오륙남 캐릭터를 미화하는 의도가 깔린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있었는데요.
제가 나름 내성이 좀 있기도 하고 적어도 공중파 예능 수준의 해로움 보다는 훨씬 나은것 같아서 일단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형태가 코미디이기도하고 치열한 이슈보다는 캐릭터 묘사에 공을 들이는 편인데다 대체로 자기비하적인 연출이 많아서 큰 거부감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도 그런데 몇개 에피소드는 스킵을 하긴했어요. ㅋㅋ 도저히 눈뜨고 보기 어려워서 곁눈질로 본 에피도 몇개 있습니다. ㅋ
2021.03.18 21:12
한사랑산악회는 안봤는데,(언젠간 보겠지만ㅎ) 저기 나오는 이호창 저분...ㅋㅋ 김갑생할머니김 전략기획실장 이호창 유니버스 너무 웃기더라고요. 디테일한 연기가 너무 좋아요. 개콘때도 봤던 개그맨인데, 이정도 실력자일줄은 몰랐네요.
2021.03.18 21:18
전 다른사람이 연기하는 줄 알았어요 ㅎㅎ 사명도 절묘하게 김갑생할머니김이죠 ㅋㅋ 정말 재능있는 분들에게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날개들 달아준 것 같습니다.
2021.03.18 21:38
2021.03.18 22:04
05학번의 빨간 아디다스는 배용남 씨이고 배용길 씨의 아드님입니다. (세계관에 쉽게 몰입하는 타입)
2021.03.18 22:52
2021.03.18 23:15
광고없이 보니 쾌적하긴 해요. 유튜브 뮤직도 같이 이용할 수 있는 게 큰 이점이고요. 유튜브 뮤직이 큐레이팅이 나쁘지 않더라고요. 멜론보단 낫네요. 추천요 ㅎㅎ
2021.03.19 00:34
전 피식대학 롯데리아 매장 알바 흉내내는 거랑 북한사람 흉내내는 걸로 알았어요 이분들 웃깁니다 ㅋㅋㅋ 디테일 잘 잡더라고요 ㅋㅋ
2021.03.20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