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오랫만에 그분 소식

2021.04.23 10:20

가라 조회 수:648


0.

어제 잠깐 회사바낭글을 올렸다가 분위기가 너무 칙칙해서.... (....)


1.

그래서 오랫만에 '그분' 소식입니다,.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분'은 13년간 제 상사였고, 계약/파견직들을 쥐어 짜는 분이었고, 제가 하루에 몇번씩 '하.. 그만둘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분이었죠. 

안정된(?) 스페셜리스트의 길을 버리고 지금 팀으로 옮긴 큰 원인을 주신 분이었고..

계약직, 파견직들도 이분 폭언과 압박적인 운영 때문에 많이 그만뒀죠.



2.

그런데, 이분이 참... 직장운은 좋습니다. 새옹지마라는 사자성어의 실례를 보는 기분이랄까...


1) 90년대에 장교출신 특채로 대기업에 입사

2) 그때부터 성격이 그랬는지, 들리는 소문으로는 그 회사에서 트러블 일으키고 능력 안되서 짤리고 저희 회사로 이직.

3) 그런데 몇달후 대기업이 부도... (헐)

4) 대기업시절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저희 회사 협력사로 많이 들어옴. 갑이 됨. (협력사 이사님이 옛날 그 대기업 과장이었고, 그분은 대리였다고..)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5) 회사에서 큰 규모의 신사업을 벌임. 너도나도 그 사업부로 가려고 함. 그때 팀장이 저한테 '너 갈래?' 라고 물어보길래 저는 '가면 월화수목금금금에 맨날 야근이잖아요' 라고 싫다고 했지만, '그분'은 '팀장놈 왜 나한텐 안물어봐?' 라면서 가고 싶어서 목멤... 결국 팀장이 직접 그 사업부로 가고, 이분이 팀장이 됨. (큰 프로젝트를 하면 포상도 받고 평가도 후하고 승진도 해주고 해외 연수도 보내주고 해서 욕심 있는 사람들은 많이 가려고 합니다.)

6) 몇년후 신사업은 실패하고 신사업부 사람들 2/3이 구조조정... 구 팀장도 짤림.  회사 망하고 워크아웃 들어감. 신사업부 못간게 다행임.

7) 몇년후, 회사가 인수됨. 조직개편으로 팀이 없어지고 통합됨. 그런데 통합된 팀장이 그분과 맨날 싸우던 양반. 그래서 한 1년간 둘이 무지하게 싸움. 팀 회의 하는데 그분이 팀장한테 '니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들이 받은후 팀장이 아에 투명인간 취급까지 했다고 하더군요.

8) 그래서 팀장이 공장장한테 이 사람은 조직을 해치는 사람이라고 짤라야 겠다고 해서 협력사로 가게 됨. (공장에 일부 협력사가 회사가 지분 100%이고, 그쪽 사장, 팀장들은 우리 회사 퇴직자가 가는 구조) 

9) 두달후, 새 오너가 그 팀을 감사했는데 십수년전의 일이 터졌고 누군가는 책임져야 해서 팀장 짤림. (....) 아마 그분이 팀에 남아 있었으면 같이 짤렸을 거라는게 중론.


그래서 지금 '그분'은 협력사 팀장으로 가있는데...

협력사 사장은 본사 부장 출신이지만, '그분'보다 다섯살이나 어려서..

아무도 터지 안하고 행복하게 회사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곧 정년인데... 후임자로 올만한 사람이 안보여서 본인은 정년 끝나고도 계속 일하겠구나 하고 계시다고.. 


이분을 보면... 새옹지마, 권선징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53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86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317
115837 국힘당 2중대가 아닌 선봉대가 된 쓰레기 정의당 [7] 도야지 2021.05.22 943
115836 500일의 썸머 (2009) [6] catgotmy 2021.05.22 633
115835 베이커리 카페 많이들 가시나요 [12] 메피스토 2021.05.22 935
115834 2021 들꽃영화상 수상 결과 [1] 예상수 2021.05.22 415
115833 '만만치 않다'는 표현은 무슨 뜻일까? [17] 어디로갈까 2021.05.22 4810
115832 골때리는 팬미팅 [2] 사팍 2021.05.22 573
115831 디어 에반 핸슨 영화 트레일러가 공개되었네요. [1] 얃옹이 2021.05.22 320
115830 대통령 방미 성과가 좋네요. [22] Lunagazer 2021.05.22 1433
115829 [넷플릭스바낭] 잭 스나이더 각본, 촬영, 감독의 '아미 오브 더 데드'를 봤습니다 [24] 로이배티 2021.05.22 733
115828 이 무시무시한 결정을 어떻게 해야 하나 [4] 가끔영화 2021.05.22 431
115827 캔버스, 도박중독 [2] 여은성 2021.05.22 460
115826 한강 대학생 실종-사망 사건 [12] 메피스토 2021.05.21 1232
115825 [EBS2 클래스e] 이상욱의 <가장 인간적인 과학철학 이야기> underground 2021.05.21 363
115824 바낭) 진중권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27] forritz 2021.05.21 1191
115823 별 거 아닌 축구 잡담 [16] daviddain 2021.05.21 412
115822 [게임바낭] 공포 게임 하나 사시죠. '환원-디보션'이라고 좋은 물건이... [10] 로이배티 2021.05.21 850
115821 [EBS1 특집공연] 라 스칼라 갈라 콘서트 [2] underground 2021.05.21 366
115820 프렌즈 - 리유니온 트레일러 [9] 예상수 2021.05.21 609
115819 내년이면 인터넷익스플로러가 사라집니다 [11] McGuffin 2021.05.21 957
115818 민망한 유튜브 광고 [5] 가끔영화 2021.05.21 75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