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01 14:15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영화는 '도쿄 소나타' 외엔 본 게 없어요.
범죄액션물은 좋아하는데 공포, 선 넘는 피나 신체훼손이 나오는 것은 안(못) 봅니다.(그러면서 타란티노 감독 영화는 잘 보죠. 음악이나 분위기로 무섭지? 놀랐지? 하는 걸 안 좋아하는 듯.)
데이비드 크로넌버그 감독의 영화를 아주 옛날에 비디오로 '플라이'만 보고 이후 세월이 흐른 뒤에 '폭력의 역사', '이스턴 프라미스'를 봤는데 흥미진진했습니다. 초창기 기괴함을 걷어내고 드라마가 강화된 영화들은 무척 즐길 수 있었어요.
저에게는 이 영화도 비슷한 경우 같아요. 씨네21에는 멜로로맨스라고 분류되었네요. 장르가 뭐든간에 잘 만들면 다죠.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이전의 공포물이 어떤지 약간 호기심도 생깁니다.
이 영화 관심 있으신 분 서두르시길. 저는 무척 좋게 봤습니다. 멜로라고 하지만 진부함을 비껴나면서 생각거리를 주는 영화였습니다. 한 번 더 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일단 40년대 고베의 서양식 건축물도 볼거리고 부부의 서양식 식생활의 자연스러움 같은 것도 소소하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에 대해서는 짧은 호기심과 긴 불호를 오간 것 같은데 좋은 감독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일본 현지 상영 때의 분위기도 급궁금해지더군요.
2021.04.01 18:57
2021.04.01 19:26
'크리피-'는 네이버에 있네요. 일반인 평이.....'보는 내내 깊은 빡침, 짜증나게 재밌게 봄...' 같은 거이 있네요. 흠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
근데 로이배티님은 참 맨탈이 강하시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분이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저는 심신미약과라 즐기기 어려운 영화들이 좀 있습니다.
2021.04.02 16:09
멘탈과 정서는 특별할 게 없는데 그냥 좀 둔합니다. ㅋㅋ 그리고 튀고 막나가는 영화들을 좋아하다 보니 그런 게 온통 호러쪽에 있어서...
스스로 심신미약과라고 규정하실 정도라면 아쉽지만 '크리피'는 안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기요시의 호러/스릴러 중에서도 비교적 현실적인 편이라 보고난 후의 찝찝함과 더러운 기분(...)이 더 오래가는 편이었거든요.
2021.04.02 20:11
흐흐 방금 '크리피' 봤어요. 이 정도는 가뿐하게 봅니다. 일본 경찰 왤캐 무대책이냐 하며 구고마 백개의 답답함은 있었지만 비슷하게 연상되던 나홍진 '추격자' 보다 훨씬 소프트하던 걸요?
2021.04.02 09:23
2021.04.02 10:10
저는 소재로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영화지만 이 감독의 장기를 살려서 해석한다면 인간에 대한 믿음에 의문을 갖는 아슬아슬함이 묘미였어요. 남편의 '이러저러하게 됐다. 그러니 나를 믿냐! 안 믿냐!'라며 휘몰아치듯 대사를 지르는 것이 생각납니다.
영화라는 매체가 매력 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장면, 장면 그 그림들을 즐길 수도 있고 인물들의 연기, 이야기 전개에서 의미도 생각하게 만드니 좋은 영화의 매력을 갖춘 것 같습니다.
2021.04.02 10:22
2021.04.02 10:27
추천 감사합니다. 조만간 보겠습니다!
한동안 열심히 달렸던 감독이고 참 좋아하는 감독이며 이 영화도 보고는 싶은데... 극장 가는 게 부담스러운 건 둘째 치고 이 동네에서 아예 상영을 안 하네요. ㅋㅋㅋ vod가 나오면 꼭 볼 겁니다!!!
근데 저랑은 정반대시네요. 전 이 분 영화들이 공포물이라서 찾아봤던 거라서. ㅋㅋㅋ 국내 vod 서비스로 볼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습니다. 말씀하신 '도쿄 소나타' 외엔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 정도인데, 제게는 매우 추천작입니다만 '기괴함'에 거부감이 드신다면 안 보시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