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다 들어있는데 제 맞은편에 계신 분이 성격이 참 털털하시거든요.


전제는 이 분이 일을 대충대충하는 분이 아니에요. 할 일을 충실하게 하고 세부 사항을 늘

점검하고 의논해서 정리하고 일을 적어도 지장없이  제대로 하는 사람이라는건 전제입니다.


늘 실수해놓고 헤헤거리면 그건 욕먹을 일이죠.


어제 거의 퇴근할 무렵에 아주 중요한 업무였는데 본인이 날짜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걸 깨닫고

화들짝 놀라서 자책을 했으나 전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그 태도가 참 부러웠어요.


저같으면 엄청 심각했을거에요. 그 분은 그 상황을 굉장히 뭐랄까, 다들 이해할 수 있게끔

그리고 웃으면서 같이 그 상황을 대처하고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바로 행동을 취하더라구요.


그리고 "불행 중 다행"이라는 식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칠칠맞았다는걸 인정하지만

자학을 하지는 않더군요.



전 성격이 부럽다는 것이고 직장에서 "내가 업무에 잘못을 한다"면

저의 생각의 회로는 다음과 같죠.


-"사람들은 나를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사람으로 볼 것이다

(사실 전 어느 직장에서나 "새로운 사람"(있다가 갈 계약직)이므로 90%이상 사실이겠지만

 전 제가 늘 평가받는 입장이었고 쌓인 신뢰가 있으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늘 새롭게 평가받죠. )-


- "아, 나는 왜 유능하지 못하지. 이런 말도 안되는 실수를 할 수가 있나"- "사람들한테 찍힌 거 아닐까. 살맛안나"


인지치료에서 이걸 우울증으로 가는 생각의 패턴이라고 하죠.


이 상황에서 누군가 저한테 "그 일은 이래이래 하면 되고 그렇게 큰 일이 아니다"라든가 뭔가 안도할 수 있는

말을 하거나 상황이 해결되기 전에는 기분이 엄청나게 다운됩니다.


그래서 그 분이 그 상황에서도 속은 어떤지 모르지만 나중에는 깔깔 웃기까지 하면서

부장님들 만나서 상황 조율하고 곧바로 일 대처에 나서는 그 마음의 여유가 너무 부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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