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9 10:52
정직한 도둑(어니스트 띠프)을 봤어요. 전설적인 은행털이인 52년생 리엄니슨이 15살 어린 캐이트월쉬와 사랑에 빠져 개과천선하려다 부패한 FBI요원들 때문에 개고생하는 내용을 그린 노인(액션강요)학대극입니다. 뭐 리암니슨이 멋진 목소리로 그르렁대면서 최대한 손을 안떨려고 노력하는 영화는 우리 많이 보지 않았습니까. 그냥 그런대로 그런 영화입니다. 전 그보다도 제프리 도너반이 비열한 악당역으로 나오지 않은 것이 너무나도 반가웠어요. 항상 침소봉대하는 제 버릇때문인지 몰라도 언제부터인가 이분 악당아니면 찌질남으로만 나오는 것같아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제게는 007보다 100배는 멋진 스파이, 맥가이버의 진정한 후계자인 마이클 웨스턴으로 영원히 기억되실 제프리 도너반이 이런 캐릭터들만 연기하시는게 (물론 엄청나게 잘 어울리긴합니다. ㅋ) 가슴이 아프던차에 단비같은 캐릭터를 만났군요. 다소 한심한 캐릭터이긴하지만 그래도 악당이 아닌게 어뎁니꺼.
10년도 더 되어 이젠 불씨만 간신히 남은 '그때 그 빠심'이 새삼 다시 타오르는 것을 느끼자 저는 번 노티스를 다시 보고싶다는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힙니다. 그리고 eztv따위를 뒤지던 과거의 습관과는 달리 스트리밍 서비스를 검색하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허사로군요. 네이버 시리즈온에 중간시즌 한두개는 있는 모양입니다만 왓챠플레이 두달치 돈을 내면 한시즌을 이틀간 볼수 있더라고요. 아 그정도로는 사랑하지 않는데 ㅋ 이럴줄 알았으면 dvd라도 사놓을 걸 그랬습니다. 그냥 유투브 클립이나 몇개 보면서 기억속에서 재생하는 수 밖에 없겠습니다.
자동재생되는 매회의 오프닝
마이클 웨스턴은 정체불명의 기관의 스파이입니다. 아프리카에서 일련의 공작을 벌이던중 적진 한 가운데서 기관에게 "번 노티스"를 받지요. 일종의 스파이 해고통보인것 같습니다. 악당들에게 두들겨 맞다가 어찌어찌 기지를 발휘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자마자 정신을 잃은 마이클은 고향 마이애미의 모텔에서 무시무시한 전직IRA 출신 여자친구(개브리얼 앤워-"여인의 향기"의 그분이요.) 앞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FBI 감시팀을 꼬리에 단 채 마이클은 자신의 "해고"사유와 배후를 알아보려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결국 자신이 빈털털이가 되어 마이애미에 갇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지요. 역시 무시무시한 골초 불평쟁이 건강염려증 엄마(샤론 글레스)가 살고있는 마이애미에 말입니다. 사면초가의 마이클은 몇몇 친구들의 도움으로 자기에게 남은 모든 스킬셋과 자원을 활용하여 일종의 해결사 노릇을 시작하며 본인에게 닥친 불행의 원인을 규명하려고 애씁니다. 그 친구들 중 하나는 FBI끄나풀(the 브루스 캠벨)이고요 ㅋㅋ
위풍당당한 마이클의 용역회사직원들
그러니까 매 에피소드마다 스파이기술을 이용하여 힘없고 약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주요기믹이고 왜 기관에서 짤리게 되었나를 캐는 것이 시즌 떡밥인 전통적인 구조의 "미드"였던 것입니다. USA채널에서 방영되었고 많은 인기를 끌었던 쇼이지만 아마도 지금 보기에는 많이 오래된 느낌이 날겁니다. 당시에도 USA의 드라마들은 좀 오래된 느낌들이 들었는데 지금은 오죽하겠습니까. 그래도 전 마이클의 보이스오버를 통해 "진짜 스파이 세계"의 트릭들을 설명해주거나 소박한 기물들을 이용해 멋진 스파이기어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맥가이버"적 모먼트가 너무 좋았어요. 스파이의 변장술을 핑계로 다양한 인물들로 휙휙 모습을 바꾸어 연기하는 제프리 도너반의 묘기도 좋았고요. 그런 마이클을 도와주는 다른 메인캐스트들도 사랑했습니다. ㅋㅋ 어찌보면 가난한 자의 "제5전선(현 미션임파서블)" 팀 같았다는 생각도 드네요. 암튼 정말 매력적인 시리즈였는데 한 10년 잊고 살았네요. 이글을 쓰고있으니 더욱더 보고싶어집니다.
왓챠에 보고싶어요 열심히 클릭하면 사와주시겠지요. 열렬한 팬심을 담아 이메일이라도 보내볼까요.ㅋㅋ
+ 마이클 엄마역의 샤론 글레스는 80년대 기념비적인 캅쇼 "캐그니와 레이시"의 캐그니였습니다. 멜리사 맥카시의 오른주먹 이름이기도 하지요.
2021.05.19 14:09
2021.05.19 14:39
거기서도 악역으로 나오지 않았나요? ㅋㅋ 저도 보고싶었는데 좀처럼 찾기가 어렵네요. 그냥 검색엔진에 영화이름 치고 클릭한두번에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스토리온에 있네요 ㅋ)
7년간 촬영하면서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더라고요. 수감생활에 비유하는 인터뷰를 봤어요. 매회 액션장면에 위장신분때문에 다양한 캐릭터들을 실감나게 바꿔가며 연기해야했고 내내 보이스오버까지 입혀야했으니 힘들기도 했을 것 같아요. ㅎㅎ
2021.05.19 15:20
네, 거기서도 악역이었어요. ㅋㅋ 저는 그냥 유튜브에서 사서 봤어요. 번 노티스 때문에 어디 가서 모히또 보이면 모히또 마시고 블루베리 요거트도 많이 사먹었네요.
2021.05.19 15:38
2021.05.20 17:01
특히 비슷한 기믹반복하는 것들이 그렇지요. 그래도 6시즌이상이면 대성공작들이 아니겠습니까. 나름 깔끔하게 마무리한 멋진 시리즈였어요.
2021.05.19 17:57
스파이에서 나온 드립이 저거였군요. 뭔진 몰라도 그냥 상황이 너무 재밌어서 배터지게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2021.05.20 17:04
그 뒤에 막 더 심한 말을 했었지요 ㅋㅋ 자막에서 축구선수들로 바꾼건 좀 유감이었어요.
2021.05.19 22:38
2021.05.20 17:04
일단 검색을 시도하다가..앱을 다운받고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빈정이 상해서 관두었습니다 ㅋㅋ 제발 두클릭 안에서 해결을 해주었으면.
2021.05.20 16:16
저도 무척 좋아했던 시리즈 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스파이계의 트릭이나 "맥가이버"적 모먼트가 나오는 것이 참 좋았는데..
회차가 쌓일수록 그런 부분들이 조금씩 줄어들어서 아쉬웠어요.
한결같이 의리 넘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 때문에 늘 흐뭇하게 기억되는 드라마입니다.
2021.05.20 17:07
끝나고도 캐스트들끼리 친하게 지내는 모양인듯하여 추가로 흐뭇하였습니다. ㅎㅎ 제프리 도너반이 마이클(이나 그 비슷한) 캐릭터를 한번 더 해줬으면 좋겠어요. 레드넥 악당같은 역할 그만 좀 하고 ㅜㅜ
2021.05.20 22:22
어? 이거 전에는 시즌 전체 어디 플랫폼인가에 있었는데 내려갔나요?? 번 노티스. 제 페이보릿 미드 탑3 중에 하나인데 댓글 탑승이 늦었습니다. 저는 이거 한 세 번은 전 시즌 돌려본 거 같아요. 이런 미드 또 없더라구요 ㅠㅠ 캐릭터 앙상블이 매우 좋았던 미드였습니다. 주인공도 좋지만 유쾌한 아재인 브루스 캠벨도 좋았고, 가브리엘 앤워도 멋지고.... 앤워는 이때 몸관리 엄청 했던가 보더라구요. 일부 장면보면 복근이 ㅎㄷㄷ 합니다. 키는 생각보다 작은데(그래서 맨날 힐 신고 다니는지는 몰라도) 비율이 좋아서인지 늘씬해보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샤론 글래스. 주인공과 엄마 사이에 가정폭력 드라마를 끼워넣어 풀어낸 게 기가 막혔어요. 글래스가 전형적인 가정 폭력 피해자만이 아닌 굉장히 입체적인고 개성적인 인물로 그려졌죠. 케그니란 캐릭터를 연기했던 샤론 글래스의 이름값이 더해진 결과 아니었을까 해요. 또 보고 싶다!!
2021.05.20 23:14
맞아요 방영내내 그런 어울림을 유지했다는 것이 제일 훌륭한 점같아요. 약간 올드한 듯하면서도 어쩐지 안심이 되는 드라마들이 usa채널에서 많이 방영이 되었죠. 저는 좋아하는 드라마 리스트가 워낙 길고 복잡하긴합니다만, 제게도 번노티스는 몽크와 더불어 usa네트워크에서 제일 좋아하는 미드예요. 배우들도 각각의 커리어에서 꽤 중요한 캐릭터들을 맡았지요. 이후로 거의 은퇴나 마찬가지인 가브리엘 앤워는 말할거도 없고 이블데드 시리즈를 나중에 접한 저로서는 브루스 캠벨도 그냥 샘액스로 먼저 떠오릅니다. 베테랑 샤론 글레스도 캐그니캐릭터 제외하면 퀴어애즈포크 이후에 마지막 레귤러 캐릭터니까요. OTT가 이렇게도 많은데 이런 멋진 드라마들을 쉽게 다시 볼 수 없다는 건 정말 아쉬워요. +왓챠에 가서 애걸복걸하고 왔습니다. ㅋㅋ 저같은 분이 꽤 있군요.
저도 번노티스 팬이었는데 나중에 좀 질려가지고 끝까지 보진 못 했네요. 제프리 도너번이 거기서 마이클 웨스턴이었잖아요, 그런데 나중에 조류학자인지로 나오는 사람 본명이 마이클 웨스턴이래요. 그리고 그 본명 마이클 웨스턴 할아버지가 피아니스트 아루투르 루빈스타인이래요. 제프리 도너번 트위터도 팔로잉 했었는데, 오랜만에 여기서 게시물을 보니 반가운 마음에 댓글 남겼습니다. ㅎㅎ 전 최근에 <빌런스>도 제프리 도너번 때문에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