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5 14:40
- 편당 10분 내외의 단편 애니메이션 8편을 묶은 앤솔로지 시리즈입니다. 원래는 제목대로 로봇, SF 관련 이야기들이라는 테마가 있었... 던 것 같습니다만. 암튼 스포일러는 없을 거에요.
1. 자동 고객 서비스
세상 모든 것이 다 자동화 되어 로봇에 의존해 살아가는 가까운(?) 미래가 배경입니다. 우리의 주인공 할머니는 강아지 하나를 데리고 편안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만. 어느 날 갑자기 로봇 청소기가 미쳐 날뛰며 할머니와 강아지를 노리고, 상황이 이러니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이 할머니가 집 밖으로 못 나가게 막고 있겠고, 고객 서비스에 전화를 해서 사건을 해결해보려 하나 당연히 보탬이 되긴 커녕 상황은 점점 더 험악해져갑니다
- 픽사풍... 이긴 한데 좀 영국맛으로 생긴(?) 픽사풍의 비주얼을 선보입니다. 줄거리를 딱 보면 느껴지듯이 현실 풍자 요소가 강한 이야기죠. 개인적으론 뭐 그 풍자 쪽은 그냥 그랬고 이야기 자체는 재밌었어요. 별로 길게 말할 건 없지만 괜찮게 봤습니다.
원작은 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 시리즈로 유명한 양반이죠. 그래서 이것도 주인공이 노인인 걸... 리는 없겠지만요. ㅋㅋㅋ
2. 얼음
지구가 아닙니다. 자세한 설명 같은 건 없고 그냥 이 별에 온지 얼마 안 된 가족이 나오는데, 이 동네는 신체 강화 개조가 유행인가 봐요. 근데 이 가족의 형제 중 형은 개조도 안 받고 친구도 없이 집구석에만 처박혀 히키코모리 모드가 되어 가족의 걱정을 사죠. 그러다 어느 날 드디어, 동생을 따라 길을 나서 동생의 친구들과 함께 위험한 놀이에 참여하는데...
- 리치 라슨이라는 아프리카의 니제르 공화국 출신 작가가 쓴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이야기도 그렇고 그림체도 그렇고 좀 특색이 있어요. 주인공이 뛰어드는 위험한 놀이도 뭔가 옛날 옛적 자연과 벗삼아 살아가던 부족민들의 통과 의례 비슷한 느낌이고. 크게 튀는 구석은 없지만 그냥 소소하게 괜찮은 이야기였어요. 마지막의 깜찍한(?) 반전도 그렇구요.
3. 팝 스쿼드
미래의 인류는 영생 기술을 개발했지요. 하지만 지구 밖으로 진출할 방법 같은 건 개발 못했는지 인구 컨트롤이 중요한 문제가 되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신 및 출산을 금지 시켜 버렸네요.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은 바로 이 문제를 전담하는 경찰관. 문제 상황을 발견하면 어디든 달려가서 문제를 '제거'합니다만. 문득 자신의 이런 임무에 회의를 품기 시작합니다.
- 파올로 바치갈루피... 라고 하면 이탈리아 사람 같지만 미국서 태어나고 자라서 미국에서 살고 있는 미국인이네요. 뭐 특이할 건 없겠고.
일단 가장 인상적인 건 '블레이드 러너'의 영향입니다. 아마 보시는 분들 대부분 다 바로 똑같은 생각 하실 거에요. 비주얼적으로 보면 그냥 블레이드 러너의 애니메이션판 느낌이더라구요. ㅋㅋ 주인공 직업도 비슷한 면이 있구요. 세계관은 전혀 다르고 그래서 블레이드 러너에선 상상할 수 없는 풍경도 종종 나오지만, 그래도 블레이드 러너 맞아요. <-
솔직히 이야기의 세계관이 상당히 대충대충 지 맘대로... 라는 게 좀 거슬리긴 했지만, 짧은 런닝타임 때문에 주인공의 심정을 따라갈 수가 없다는 것도 아쉬웠지만, 블레이드 러너 팬으로서 그냥 좋게 봤습니다. ㅋㅋㅋ
4. 황야의 스노
매드맥스 배경처럼 생긴 외계 행성입니다. 주인공은 제목에 나와 있는 '스노'라는 남자. 근데 이 사람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서 경찰의 지명수배 + 악당 조직의 타겟까지 되어 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배째라고 얼굴을 다 까고 다니던 이 남자는 술집에서 습격을 받아 한쪽 손목을 날려버리게 되고, 쌩뚱맞게 자길 도와주는 미녀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향하지만 악당 조직은 그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 역시 닐 애셔라는 원작자가 있지만 저는 첨 들어보는 사람이라 대충 패스하구요.
음... 솔직히 스토리는 별 매력도 없고 그냥 그랬습니다만. '완전 실사 느낌'의 고퀄 cg는 나름 괜찮은 구경거리였습니다.
뭐 어차피 10분짜리 단편이니 이야기가 좀 별로여도 그냥저냥 보게 되네요. 그리고 나름 이번 시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요. 이번 시즌 에피소드들 중 유일한 본격 액션물입니다.
5. 풀숲
그럴 린 없겠지만 영화 속 풍경만 놓고 말하자면 19세기 느낌입니다. 깜깜한 밤에 증기 기관차가 칙칙폭폭 달리다가 사람 키보다 높은 풀밭 한 가운데서 멈춰 서요. 우리의 주인공 안경 아재는 잠시 내려서 담배를 피우고, '출발할 때 알릴 테니 멀리 가지 마라'는 기관사의 말을 듣고 풀숲을 바라보다가 뭔가 신기한 걸 발견하고 거기로 발을 들여 놓습니다. 말 좀 듣지...
- 조 랜스데일이라는 작가가 원작자인데... 대충 검색해본 바로는 애초에 SF 전문 작가는 아닌 것 같더군요. 이 이야기도 저언혀 SF적인 구석이 없습니다. 로봇은 그림자도 안 비추구요. 말하자면 그냥 호러 단편인데 아이디어도 별로고 특별히 연출이 좋은 것도 아니구요. 가장 큰 미덕은 짧다는 거? ㅋㅋ 그리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느낌 나는 비주얼은 보기 좋았어요. 근데 정말 그걸로 끝.
6. 집 안에서 생긴 일
어렸을 때 다들 한 번쯤 해 보는 생각 있죠. 선물 주러 온 산타클로스를 직접 붙잡아보면 어떻게 될까?
- 줄거리 소개만 봐도 짐작이 가시겠지만 가장 짧은 에피소드입니다. 런닝타임이 4분 정도 밖에 안 돼요. 그리고 줄거리가 정말로 저게 대략 90%이니 문자 그대로 '농담 한 마디' 정도의 에피소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 농담도 그리 대단한 건 아니긴 한데... 전 디테일이 맘에 들었습니다. 결말도 다 짐작했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여자애가 남긴 대사를 듣고 낄낄대고 웃으며 괜찮은 에피소드인 걸로 쳐주기로. ㅋㅋ
원작자 이름이 참 어려워요. 호아킴 헤인데르만... 정도 되는 걸까요. 철자는 이렇습니다. Joachim Heijndermans
7. 생존의 공간
어째 1번 에피소드랑 좀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우주 전투기 비행사가 불시착을 해요. 거기서 비상용 대피소를 발견하고 한 숨을 돌리지만, 자동으로 작동을 시작한 유지 관리 보수 로봇이 이유 없이 헤까닥해서 비행사를 공격하고. 우리의 주인공은 1번 에피소드와는 아주 다르게 궁서체로 진지한 생존 투쟁을 시작합니다.
- 할런 엘리슨이 원작이네요. 원작은 당연히(?) 못 읽어봤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좀 이상한 게... 중간중간 회상씬으로 우주선 전투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스토리랑 아무 연결이 없어요. 걍 런닝타임 채우면서 볼거리 보여주기 위해서였을까요. 흠. 어쨌든 메인 스토리 자체는 괜찮습니다. 긴장감도 있고 주인공이 살아 남기 위해 잔머리 굴리는 거 구경하는 재미도 있구요. 기본 설정만큼 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하자면 설정 자체가 스토리인 경우인 거죠. 괜찮게 봤습니다.
8. 거인의 죽음
한적한 시골 마을에 인접한 바닷가에, 어느 날 아무 맥락 없이 거인의 시체가 떠밀려 옵니다.
거인의 시체를 구경하러 온 우리의 학자 아저씨는 거기 누워 있는 거인의 모습과 그걸 구경하러 온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끝 없는 나레이션의 막을 엽니다...
- J. G. 발라드가 원작자에요. 작가에 대한 설명글 같은 걸 찾아보면 '죽음, 성,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강렬한 이미지, 그리고 거기에 매혹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걸 좋아했다는데, 이 에피소드에 그게 다 들어 있어서 좀 웃겼습니다. ㅋㅋㅋ
SF라고 우겨도 상관은 없지만 그냥 환타지에 가까운 이야기이고, 그마저도 설정 하나 툭 던져 놓고 철학적 나레이션만 읊어대는 에피소드입니다만. 그 설정이 재밌고 이미지가 강렬해서 그냥 재밌게 봤습니다.
덧붙여서 이번 시즌의 여덟 개 에피소드 중 유일하게 현실적인 비주얼로 현실적인 배경을 보여주는 작품인데요. cg 퀄리티가 황당할 정도로 좋습니다. 인물 얼굴 클로즈업만 없으면 그냥 실사로 보일 정도. 그리고 이 말이 정말로 과장이 아니라는 거.
- 종합하자면...
일단 에피소드 수가 시즌 1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양으로 줄었다는 게 너무 아쉽습니다. 제가 전에 적었던 글에 루나게이저님께서 농담으로 적으셨던 게 현실화 되어 버렸네요. ㄷㄷ 시즌 1은 에피소드가 18개였는데 이번엔 고작 8개에요. 게다가 길이도 다 짧아요. 오프닝 크레딧이 대략 30초에 엔드 크레딧이 2분 40초 정도라는 걸 생각하면 최소 3분이 크레딧인데 13분을 넘기는 에피소드가 거의 없으니 뭐.
근데 여기에서 오는 단점이 의외로 컸습니다.
일단 좀 아쉬운 에피소드를 보고 있노라면 그 아쉬움이 두 배가 되어서 참 슬펐습니다. 여덟개 밖에 안 되는 데 이런 게(?) 티오를 잡아 먹다니... 어헝헝. 뭐 이런 기분이. ㅋㅋ
그리고 시즌 1처럼 다채로운 스타일의 비주얼을 즐기는 재미도 부족해졌죠. 이 여덟편 중에 절반은 그냥 '실사풍'이라고 퉁 칠 수 있는 스타일이었고 남은 넷 중 둘은 어린이 애니메이션풍. 그러니 좀 개성이 느껴진다 싶은 에피소드는 딱 둘 정도였네요 제겐.
어떻게 갖다 붙여도 SF로는 보기 어려운 에피소드들이 섞여 있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구요.
여러모로 시즌 1보다 기대를 넉넉하게 내려놓고 보시는 게 좋을 겁니다만, 어쨌거나... 전 재밌게 봤습니다.
그냥 이 시리즈의 컨셉, 정체성 자체가 문자 그대로 '대체불가'라서요. ㅋㅋ
보실 분들은 설사 평가가 혹독해도 보시긴 할 테니 굳이 권해드릴 필요가 없겠고.
별로 관심 없는 분들이라도 그냥 한 번 보실만 해요. 이렇게 대단하다 싶을 정도의 고퀄 cg로 만들어진 성인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있다구요.
+ 넷플릭스는 도대체 이 시리즈에 제작비를 얼마나 주는 걸까요. '생존의 공간'이나 '거인의 죽음' 같은 에피소드를 보고 있노라면 게임 제작사들이 나름 돈 쏟아 부어서 만든 고퀄 cg 무비들이 다 애들 장난처럼 보입니다. 게임 플레이 중 그래픽 말고, 그냥 작정하고 영화로 만든 컷씬 cg랑 비교해서 하는 얘깁니다. ㄷㄷㄷ
2021.05.15 16:59
2021.05.15 19:10
저도 이제 오늘밤엔 우먼 인 윈도... 를 볼 차례인데 이것보다 더 아쉬울까봐 조금 꺼려지네요. ㅋㅋㅋ
"매드맥스적인 배경의 자쿠행성 같은 곳에서 알바이노 만지에게 벌어지는 이야기" 라니 엄청난 한 줄 요약입니다. ㄷㄷㄷ
산타클로스는 정말 깜찍했죠. 그냥 대놓고 그 분야 수퍼스타님을 표절은 아닐 정도로만 살짝 수정해서 소환하는 파렴치함을 보이는데도 이어지는 장면 때문에 비난할 생각이 안 들더라구요.
암튼 아쉽습니다. 설마 했는데 진짜로 에피소드 반토막이라니. 열 여섯개였어도 하루에 다 달렸을 텐데 이건 너무한다구요. ㅠㅜ
2021.05.15 17:20
아아...이 글 읽은 뒤 비로소 제가 이 시리즈를 <러브-섹스-머신> 이라고 기억하고 있단걸 깨달아 버렸습니다...왜 이렇게 기억하는지는 모르겠지만....
2021.05.15 19:12
ready to reload!!!
ㅋㅋㅋㅋㅋ
2021.05.15 22:41
재미있는 영화만 보셨네요 제가 다 못본영화지만
2021.05.16 09:00
넷플릭스 쓰시면 이 중에 산타클로스 에피소드 정도만 한 번 보세요. 그냥 개그 에피소드라 건전 멘탈이신 분들도 볼만 할 거에요. ㅋㅋ
2021.05.16 15:00
2021.05.16 20:51
아하, 원래 그런 회사들이었군요. 그렇다면 정말로 뭔가 작정하고 만들었나 봅니다. 퀄리티가 워낙 압도적이라. ㅋㅋ
호기심에 원작자들만 찾아보고 감독은 대충 봤는데, 그쪽을 따져봐도 생각할 거리가 꽤 있군요. bbc 크리스마스 단편 감독 이야기 웃겨요. 하하.
마지막 에피소드는... 정말 좀 그렇죠. 생각해보면 저번 시즌에도 유난히 돈 많이 들인 티가 나는 에피소드가 막판에 하나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것도 비슷한 경우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2021.05.16 16:48
저도 다 봤어요!
짤막 평.
1화: soso
2화: soso
3화: bad 얄팍한 구시대적 감성의 주제에 진부한 배경과 후까시
4화: good 러브, 데스, 로봇다운 에피
5화: good(특히 작화가 좋았습니다. 하품하는 장면이 제대로)
6화: good 재치
7화: soso 실사 배우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한 건지 궁금하네요. 배우를 그냥 찍은 거 아니냔 얘기가 있던데 미세한 표정 질감과 땀을 CG로 만든거면 대단합니다.
8화: bad 호평받는 CG의 경우 사물은 괜찮은데 인물 표현에선 여전히 이물감이 있더군요. 배경에 따른 난이도 차이가 있지만 인물 표현에 있어선 황야의 스노나 생존의 공간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어쩐지... 두 에피는 8화와 달리 실존 배우를 모델로 만든거였군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 요소들이 모여있는 에피였어요. 지루 ㅠㅠ 전형적인 화자가 나와 현학적인 말로 대상을 앞에 두고 자기 감상을 나레이션으로 늘어놓기. 호평들이 많던데... 난 삐딱할테다!
시즌1의 굿헌팅이나 지마 블루만큼 임팩트 있는 에피는 없더군요. 작화도 덜 다양하고요.
이참에 시즌1이나 다시 보려고요.
2021.05.16 21:40
황야의 스노, 생존의 공간이 일단 어두컴컴하면서 조명빨을 받아서 그런 것도 있긴 하지만, 말씀대로 인물 얼굴 디테일과 표정 묘사는 확실히 거인 에피소드보다 훨씬 훌륭했던 것 같아요. 전 몰랐는데 노리님 댓글을 보면 실제 배우를 써서 표정 캡쳐까지 다 해버린 모양이군요. 허허.
말씀대로 시즌 1이 더 인상적이긴 한데, 에피소드 갯수가 두 배가 넘게 차이가 나니 음... 그래도 꾸준히 나와준다는 게 반가워서 악평은 안 하려고 합니다. ㅋㅋ 기대보다 못할 뿐이지 이런 시리즈가 어디 또 없으니까요. ㅠㅜ
2021.05.16 22:20
2021.05.17 08:42
아예 불가능한 것 같지는 않아요. 다만 비용의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하고요. 라스트 오브 어스2의 경우 주연인 엘리와 조엘은 모션캡쳐배우의 얼굴이 거의 없는데 다른 캐릭터들은 그대로 캡쳐했더라고요.
2021.05.17 11:23
지난 시즌에서 냉장고 에피소드도 좋았었던걸로 가억하는데, 써주신 리뷰를 보니 그런 에피소드는 없는 것 같네요.ㅠ
2021.05.17 14:23
저랑 동일한 순서로 보셨네요. 상당히 실망스럽지요. 코비드영향도 있었겠지만 말씀대로 에피소드 수가 아쉽네요. 조삼모사마냥 8개먼저주고 8개 나중에 준다고 시즌 늘었다고 좋아한 제가 안타깝고요. ㅜㅜ 기만적인 넷플릭스놈들 규탄합니다.
1화 "자동 고객 서비스" 요가팬츠 할머니가 사라코너가 되는 이야기였죠.ㅋㅋ 인체 데포르메가 제 취향이 아니라서 좀 그냥 그랬습니다. 그래도 코미디는 한두번 먹혔어요.
2화 "얼음" 역시 스타일이 취향이 아니라서 조금 별로로 보았어요. 서울 찐따가 시골인싸들 사이에서 적응하는 이야기입니다.
3화 "팝 스쿼드" 그렇게 창의적인 에피는 아니었지요. 대충 취향에 맞는 미술이었지만 "요새 젊은 것들 이기적이라 지들 인생만 사느라고 애를 낳을 생각들을 안혀"하는 꼰대적인 메시지와 유아살해라는 소재자체가 꺼림칙한 에피소드였습니다.
4화 "황야의 스노" 매드맥스적인 배경의 자쿠행성 같은 곳에서 알바이노 만지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지요. 저는 이녀석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말그대로 러브, 데스 그리고 로봇이었지요. 몰랐는데 원작이 있었군요. 대사가 압축된 정보들을 잘 담고 있더라니. 제가 좋아하는 여러 요소들이 들어있었습니다. 과잉폭력, 로맨스, 막판반전, 해피엔딩.
5화 "풀숲" 약간 트와일라잇존같은 느낌의 에피소드였어요. 2화 얼음과 더불어 가장 제 취향에 벗어난 이야기였습니다. 그래도 19말20초의 횡단 열차 세팅과 스타일은 마음에 들었어요.
6화 "집 안에서 생긴 일" 역시 코미디였지요. 말씀대로 펀치라인 하나에만 중심이 맞춰진 에피소드이지만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스톱모션 스타일도 크리스마스 테마하고 잘 어울렸고요. 산타클로스의 깜찍함도 좋았습니다.
7화 "생존의 공간" 마이클 B 조던이 나왔죠. 드디어 알아볼만한 얼굴이ㅋ 지난 시즌의 럭키13과 비슷한 분위기인가..했는데 역시 말펑션AI 호러물이었습니다. 저도 플래시백 아주 하찮아보였고요. 여러가지면에서 제가 좋아할것같은 요소들이 많았는데 이쯤와서는 이번시즌에 대한 실망감이 몰려들어서 그냥 그랬습니다. ㅋ
8화 "거인의 죽음" 역시 개똥철학에는 영국액센트가 최고입니다. 초반 영국남부해안같은 곳으로 차들이 진입하는 장면에서는 실사인줄알았습니다. 밝은 조명의 자연에서 실사풍의 CG를 구현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과제이죠. 우주배경이나 메카닉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나름 잘 실현해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주말에 볼만한 것들이 많이 업데이트 되었네요. 에이미 애덤스나 만나러 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