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1 22:15
고궁박물관을 여러 번 가 봤는데 그 때마다 우리 눈에 예쁜 건 옛날 사람들 눈에도 예쁘다는 것을 느끼고 옵니다. 문명의 이기로 유튜브로 저작권 만료된 고전 영화를 보면서 비슷한 생각이 듭니다.
1.선라이즈
무르나르의 무성 영화입니다. 하지만 요새 말로 서스펜스가 살아 있고 당대 일급 기술진과 연기자들이 모여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넷 게이너는 갸날픔의 결정체고요. 대사가 없다고 해서 보는 사람을 긴장시키고 몰입시키지 못 하는 게 아니더군요.
2. Nightmare Alley
기예르모 델 토로의 리메이크가 이제 나와요. 1947년 영화가 아닌 원작소설에 기반한 모양입니다. 서커스를 무대로 한 이 영화에서 타이론 파워는 미남 스타로서뿐만이 아니라 사악한 면과 몰락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검찰 측의 증인>에서 파워가 나이들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이듬해인가 세상을 떠났더군요. 그보다 10년 전 이 영화에서 사기꾼 역을 잘 해냈어요. 파워뿐만 아니라 세 여배우들이 균형을 잘 잡아 줬는데 리메이크에서는 토니 콜렛,케이트 블란쳇,루니 마라가 나와요. 주연은 브래들리 쿠퍼.
개봉 당시 흥행 실패했지만 필름 느와르 걸작 중 한 편이란 평가를 지금 받는데 느와르치고는 예산이 많이 들어간 티가 납니다.<사냥꾼의 밤>과 함께 이질적인 필름 느와르가 아닐까요.
타이론 파워는 타고나게 잘 생긴 사람의 자신감이 화면에서 뿜어져 나왔어요.
3.사느냐 죽느냐/니노치카
둘 다 루비치 감독이죠. 정치고 사상이고 간에 개인의 사소한 문제와 정념 앞에서는 의미없고 때로는 개인의 사정과 겹쳐서 역사가 바뀔 수도 있다는,<사느냐 죽느냐>는 허구와 현실이 겹칩니다. <색,계>가 생각나는 면이 있어요. 지금의 어떤 코미디 영화에도 눌리지 않습니다.
그레타 가르보는 체격이나 큼직한 이목구비 모두 남자같고 잘 생겼다는 느낌을 늘 줬는데 코미디도 잘 하고 많이 웃더군요. 그래도 얼굴의 쓸쓸함은 새겨진 게 아닌가 싶어요. 소녀 시절 사진도 그 표정이더군요. 각본진 중에 빌리 와일더가 있어요.
루비치는 아트시네마에서였나 할 때에는 못 봐서 아쉬웠는데 미세먼지 심한 주말에 집에서 볼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4.호프만의 이야기
<분홍신>만큼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그게 오페라여서 그래요. 제가 오페라와 맞지 않음을 실감했습니다.
2021.05.11 22:43
2021.05.11 22:47
2021.05.11 23:00
세계 3대 미남이었다고 저희 아버지한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었어요. ^^
2021.05.11 23:02
2021.05.11 23:19
2021.05.11 23:38
2021.05.12 01:34
옛날 건 아무래도 좀... 이라고 생각하다가 화들짝 놀라게 만드는 작품들이 종종 있죠. ㅋㅋ
영화는 아니지만 전 가끔 데츠카 오사무나 나가이 고 같은 사람의 옛날 만화를 보다가 많이 놀랐습니다. 요즘 젊은 일본 작가들이 그리는 자극적, 파격적 소재나 아이디어들과 비교해도 한 수 위인 설정이나 장면들이 많이 나와요. 오히려 요즘 같아선 감히 작품화하기 힘들겠다 싶은 것들도 많더라구요. 완성도 역시 말할 것도 없구요.
2021.05.12 10:28
영화가 이제 120년 정도된 예술이니 다른 분야에 비해 옛 것이든 요즘 것이든 별 차이가 없지 않을까요? 내용 면에서는 다 거기서 거기고 현대적인 것을 다룬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술 발전으로 시각적 쾌감이나 전달의 새로움은 있지만요. 옛날 영화와의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면 기술 발전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분야라 이게 굉장히 크게 느껴져서 그렇지 싶어요.
타이론 파워가 왜 비행기 사고로 죽은 줄 알고 있었을까요 어디 인명사전에서 그렇게 읽은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