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넷플릭스에 블레이드 러너 오리지널도 있고 속편도 있죠.

근데... 혹시 오리지널 틀어보신 분이 계신가요. 저의 경우엔 좋아하는 영화지만 예전에 한창 좋아하던 시절 수십번을 넘게 봤고 집에 블루레이까지 있어서 그냥 넘겨왔는데. 엊그제 뭘 볼까 서핑하다 오랜만에 한 번 음악이나 들으면서 오프닝 구경해볼까.... 하고 틀어보니.


세상에나. 이거 극장 개봉판이네요. '원래' 극장 개봉판이요. ㅋㅋㅋㅋㅋㅋ


영화 내내 데커드의 나레이션이 나옵니다. 엔딩도 개봉 당시 엔딩이구요.

리들리 할배와 해리슨 포드가 알면 기함을 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엔딩 부분만 다시 봤네요. 

내내 웃으면서 봤습니다. 전 이 오리지널 버전을 어렸을 적 주말의 명화 더빙판으로만 봐서 몰랐는데, 오리지널판을 보면서 해리슨 포드의 나레이션을 직접 들으니 정말로 하기 싫어서 대충대충 영혼 없이 대사 읊는 게 확 티가 나요. ㅋㅋㅋ 레전드 영화에 출연한 레전드 배우의 의도적 태업 연기를 듣는 재미라니!! 언젠간 이걸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 번 봐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네요.



2.

그리고 이 영화 팬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장면. 룻거 하우어 옹의 'Time to die' 장면도 다시 봤는데요.

다시 보면서 또 한 번 깨달았죠. 난 듀게 닉네임을 정말 잘못 골랐구나(...)


아마 제가 여기 처음으로 댓글 달았던 게 2000년인가 2001년인가 그랬거든요.

원래 눈팅만 하다가 어떤 분이 올린 쉬운 질문 글에 아무도 답을 안 해주시길래 내가 달아볼까... 했던 게 가입 동기인데.

진짜 아무 생각 없이 금방 골랐어요. 여긴 영화 게시판,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블레이드 러너. 근데 데커드는 별로니까 로이배티.

그리고 이후로도 아무 생각 없이 이 닉으로 활동했는데... 두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1) (제게는) 의외로 이 캐릭터를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로 바뀌어 불리는 일이 많았죠.

 로이베티는 기본이고 로티보이(...)도 있었고 로이태비(!)도 있었네요. ㅋㅋ 그리고 이 닉으로 제 성별을 여성으로 추정하는 분도 많았습니다. '베티'니까! 이건 요즘도 현재 진행형이구요.


 2) 닉의 원래 주인과 저 사이의 괴리가 너무 큽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룻거 하우어옹은 시종일관 카리스마 쩌는 폭풍 간지남인데. 저는 늘 썰렁한 드립이나 치는 걍 수다쟁이 아저씨... 이렇다보니 가아끔 제가 좀 민망해지는 거죠. 물론 다른 분들 아무도 신경 안 쓰고 관심 없는 건 압니다만. 그냥 제가 스스로 민망해요. ㅋㅋ 어쩌자고 이런 닉을 지었나 후회도 해 보지만 벌써 20년을 쓴 닉이니 바꾸기도 싫고. 그래서 어쩌다 웹상에서 닉을 새로 지어야할 일이 생기면 절대로 이걸론 안 합니다. 아무 거나 하찮고 기억에 안 남는 걸로. ㅋㅋㅋ



3.

이런 얘길 꺼냈으니 뭐 마무리는 의무적으로



 지금 보니 정말 비둘기 나는 장면 합성 티가 엄청 나네요. 저렴해 보일 정도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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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양반 세상 떠나신 해가 우연히도 영화 속 연도와 일치하는 2019년이었죠.

 다시 한 번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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