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질을 못 이기고 횡설수설

2021.03.16 18:39

어디로갈까 조회 수:1038

난생 처음  큰 독서대를 구입했습니다. 아크릴 제품으로 사진으로 보니 제법 청순 단정함을 뽐내는 물건이더라고요. 요즘 배송 시스템에 맞지 않게 닷새나 걸려서 왔기에  반가운 마음에 퇴근하자마자 허겁지겁 조립에 들어갔습니다. 차분히 설명서를 따라했는데, 아니 이것이 자기 모양을 바로 갖추지 못하는군요. 

저는 기계치가 아닙니다. 기계를 좋아하고 역학적 사고도 순조로운 편이에요. 웬만한 기계는 설명서 안 보고도 뚝딱 조립해서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받기도 합니다. 근데 이 간단해 보이는 물건이 뭐라고 저를 십오분 째 시험하는 겁니까.
개인마다 최적화된 도구, 취약한 도구가 있기 마련이지만 이거 너무한 것 아닙니까.  이 물건이 '보수'인지 제 기계 감각이 고인물인지 잠들기 전에 결판을 내고야 말겠지만 하~ 순식간에 너무 열이 올라서 말입니다. 

문득 신뢰라는 단어가 떠올라서 사전으로 '뢰賴'를 찾아봤습니다. 힘입다, 의지하다, 얻다, 억지 부리다 등의 뜻이 있군요. 무뢰한에도 이 '뢰'를 쓰나 봅니다. 힘입어서, 혹은 힘입기 위해 믿는 것, 그것이 신뢰인 모양인데,  인간과 물건 사이에도 one way-  한쪽으로 기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거죠.. 둘 사이에도 상호신뢰라는 게 작용해야 하는 거죠.
쌍방 간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며 다시 독서대 조립에 들어갑니다. 후아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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