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경계성 종양이라는데요

2021.03.27 04:17

산호초2010 조회 수:1142

여동생이 착취+월급 미지급(대부분의 수당을 장기간 떼어먹힘)하는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때문에

20여년만에 희망퇴직을 했어요. 그것도 중소기업도 아니고,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기업이라 할 수 있는 곳에서 명색이 "정규직"인데

받는 돈이나 대우가 계약직인 저만도 못했으니까 동생은 그 오랜 세월 열정을 다해서 일하고도 허망한 상황이었어요.


자신의 직장에 대해서나 일에 대해서나 열정도 가득하고 자부심도 크고 실적도 좋았는데 말이에요.


대학교때부터 내내 아르바이트를 해서 올해 희망퇴직하기 전까지는 휴직 기간이 전혀 없어서

집에만 있는 동생이 상상이 안갈 정도였어요.


그러다가 가슴에 멍울이 잡혀서 병원에 갔는데 종양이 너무 커서  한 7~8 cm

수술로 제거하고 조직검사를 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첫번째 수술이 3월 초에 있었는데 수술 자체는 순조롭게 끝났는데

조직검사 결과 "경계성 종양"이라고 말그대로 암에 근접했으나 암 몇 기라고 나오는 것은 아니고

초기암 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방사선이나 항암 치료는 할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주변 조직들을 제거함으로써

전이를 미연에 방지하자고 해서 이번 주에 또 수술을 받고 주변 조직들을 제거했어요.


동생은 통증이나 이상은 없다고 하고, 드레싱하고 실밥빼고, 초음파로 다시 경과를 계속 볼거라고 하네요.


아버지가 전립선암 초기라서 2014년에 수술을 받으셨는데 예후가 좋았고 아버지 역시

항암치료는 전혀 받지 않고 제거만 했는데, 그 때와는 다르네요.


딱히 이 수술 이후에 치료를 받는게 아니라 경과를 보는 것이고,

동생은 잘 먹고 잘 쉬고 스트레스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어요.


문제는 동생네 냉장고가 텅텅 비어있고, 동생 남편(제부)는 정말 간단히 먹는 사람이고,,,,,

엄마가 바리바리 온갖 보양용 반찬들을 만들어서 동생네 집 1주일치 식량을 어제 채워주셨습니다.


- 시집 식구들이 "너 직장 그만두면 어떻게 하니? 빨리 다른데 알아보고 일하렴"이라고 계속

  압박을 줘서 동생은 치를 떨고 있네요. 맞벌이하는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동생 사정은 들어보지도 않고

  니가 돈을 안벌면 안되잖아,라고 하는게 처음부터 꽤 인정받는(외적으로는) 직장에 다니고 전세도

 동생 덕에 얻어서 결혼한 건대, 정말 돈만 보고 있었구나 싶어서 동생 시집이 무난하다고 생각했던거 취소,

 

  어느 정도 조건을 봤겠지 싶은거랑 마음도 몸도 엉망이 된 아이한테 "빨리 나가서 돈벌어라"라고 성화를 하는 시집이라니

  이제는 동생은 연을 끊다시피 안보겠다 했어요. 동생 성격에 그래도 시집이라고 꽤나 많이 참고 시집 일에 기꺼이

  나서고, 왕래했는데, "차라리 잘됐다, 나 암이니까 일못한다"고 말하고 그 사람들이랑 연락도 안할거다", 했다더군요.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만큼 화가 났고 배신감까지 느껴지더군요. 동생이 시집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나 노력들이

 다 쓸데없는 짓이었네, 생계 걱정이 되더라도 사람을 "돈버는 도구"취급하는 인간들이었다 싶어서 정나미 떨어져요.


 남녀가 공동으로 일해야 하는 시대고 여자라고 집에서 남편 덕(???)보는 게 당연한 시절이 아닌건 알아요.

저도 동생이 새로운 직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이렇게 병이 날 지경으로 몸도 마음도 엉망진창인데 1년을 놀았던 것도 아니고 ~~~아 성질나서 더이상 말 못하겠네요.


 제부는 화가 난 동생 곁에서 평소에 늘 하던 게임도 못하고 눈치보는 중인가 봅니다.

 제부와의 관계는 아직까지 원만하고 갈등이 거의 없어서 다행이다 싶지만 ..... 이하 생략하고 싶군요.


 동생의 건강 상태가 불안불안해서 내가 해줄 수 있는게 뭐있을까 싶어요.

 5월에는 엄마랑 같이 창경궁에 가자 했는데 하루종일 집에만 있는게 답답하기도 한거 같아요.

 그래도 시간나면 가서 이야기라도 들어주는게 유일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인데 말이에요.


동생이 먹고 싶은게 있으면 뭐든 다 사주고 싶어요. 괜찮은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상품권이라도

보내주고 싶네요. 엄마가 늘 이렇게 음식을 다 만들고 꽤 거리도 있는 동생네 집에 늘 갈 수는 없으니까요.


동생이 배달음식이나 안주류에 익숙하여, 식사다운 식사를 오랫동안 안했기도 했어요.

만들자면 찌개나 간단한 반찬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동생인데 말이에요.


항암치료까지 받을만큼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니 그래도 다행이다 싶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고 너무 속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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