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관리자는 글쓴이의 요청에 따라 글을 옮기기만 했습니다. 



==================



성매매와 성폭력

 

1.개인적인 경험
어렸을적 동급생 남학우에게 성추행을 당한적이 있습니다.
죄는 그 아이가 저질렀고 피해자는 저였죠.
그러나 죄인이 된건,비웃음의 대상이 된건 '나'였습니다.
그 남자 아이는 자신의 무용담을 자랑삼아 친구에게 얘기했을 것이고 그 친구들은 같이 낄낄 거리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 순간 저는 피해자가 아닌 그저 빌어먹을 '비치'였던 거죠.
그 대단한 무용담에 낄낄 거렸던 아이들이 다 사악했던가 하면..그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저를 동등한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고 그러므로 그런일을 당해서 갈갈이 찢어져도 상관이 없거나 그런걸 느낄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거였죠.
아마 그 무리들 중에서 지금쯤 개념인인 것 마냥 듀게에서 점잖게 글을 쓸만한 사람도 있을거라는데에 제 손모가지를 걸수도 있습니다.

 

2.'성매매'란 단어를 접할때의 반응
1의 경험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성매매라는 단어를 접할때...말할수 없는 역겨움을 느낍니다.
성매매 여성을 돈주고 살수있는,내가 마음대로 할수 있는 인형정도로 생각하고 무용담을 펼치는 사람들을 보면 1번의 아이들이 저절로 떠오르면서 싸해짐을 느끼곤 합니다.그들이 사악하다곤 생각하진 않습니다.그저 타인의 고통에 대해 무지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 뿐이죠.어떤 여성은 존중받아야 하고 어떤 여성은 돈만 있으면 그 육체를 인형처럼 사용할수 있다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개인적으로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습니다.개인적인 경험으로 인하면 수많은 강간과 폭력은 대상을 향한 비인격화 때문에 일어난다고 봅니다.그래서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성매매는 돈주고 살수있는 성폭력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3.성매매 여성에 대한 생각
왜 이분법적인 사고가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느냐면..그건 제가 그들을 같은 여성으로 느끼기 때문입니다.
제가 인식하는 성매매 여성은 전혀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아닌 그저 경제적인 이유에서든 혹은 정신적인 이유에서든 나락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그 곳까지 가게 된 사람들 입니다.자신의 의지로 선택했다고 편한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다면 예전에 육체노동에 재능이 없다라는 말에 왜그리 분노를 하셨습니까?그때 이미 불행한 환경앞에서 자신의 의지 라는 말이 얼마나 공허하게 울려 퍼지는 말인지 알게 됐잖아요?저는 자신의 의지가 아닌 그 곳으로까지 몰린 사람들이란 말을 하고 싶습니다.단지 돈도 없고 힘도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여성은 돈앞에서 선택권도 없이 원치 않는 성관계를 맺어야 하는 말도 안되는 인권유린을 감내해 해야 하는 건가요?

 

4.여성임으로 느낄수 있는 공포
역시나 같은 여성이므로 성매매가 만연한 한국사회에 공포감을 느낍니다.
저는 도저히 그녀들과 저를 별종의 생물체로 볼수도 없고 제가 이곳에서 편히 컴퓨터를 만질수 있는것도 내가 그녀들보다 특별히 존중받아야 하는 사람이여서가 아니라 단순히 운이 좋아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만약에 내 상황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면 저 역시 죽지 못해서 성매매를 하게 되는 상황이 올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2번의 이야기와도 겹치는 것인데 내앞에선 저를 여성으로 존중하던 사람들이 제가 성매매를 해야만 하는 순간 나를 인형으로 대하겠지라는 생각이 들면 소름이 끼칩니다.왜 여성들의 가장 밑바닥에는 저런 지옥문이 입을 열고 있어야만 하나요?

 

5.남성분들에게
간혹 성매매를 합법화를 옹호하는 남성분들을 보면 성폭력의 공포에 예민한 여성들에 비해 저런 근원적인 공포감을 정말로,정말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것 같습니다.가장 쉽게 여성의 입장을 이해할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냐 하면 자신의 가족이 성매매를 하게 된다면?밖에 없습니다.저 방법이 남성분들이 성매매라는 직업을 앞에두고 가장 직설적이면서 감정적으로 진실하게 대할수 있는 방법입니다.자신의 가족이 비정규직 직원이나,청소부,가정부등 육체노동에 종사하는건 쉽게 상상할수 있으면서 왜 성매매 합법화를 옹호하면서 가족이 창녀가 되는건 상상하기도 싫어하시나요?그런면서 사형반대론자의 예를 들어 가며 가족이 살인당하면 사형제 반대하겠냐는등의 감정적 논리와 비슷하다고 얘기들을 하시는데 거꾸로 말씀하시는 본인이야 말로 가족이 창녀가 되는것=살인 과 같다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요.
살인이나 강간이나 강도 같은 자신의 가족이 당하면 천재지변 만큼 끔찍한 저런 일들을 합법이라고 주장 하십니까?그리고 자신의 여성가족이 창녀가 되는걸 저런 범죄 만큼이나 끔찍히 생각하면서 합법으로 주장하시는 건가요?
절대로 내 신상에는 올수 없는 현실이니 공감을 못하겠다는건 그렇다 치더라도 본인들은 당당히도 합법화를 주장하고 있으면서 자신의 여성 가족이 성을 거래하는 현실은 절대로 있을수 없다고 생각하는건 무슨 이유에 서 인가요?.성매매 업종에 종사하게된  여성들은 당신네들 집에 있는 여성들과 다른 종족 입니까?그녀들은 태어날때부터 성매매 하라고 낙인이라도 찍혀서 불특정 다수의 남성에게 육체를 팔아야 하는 겁니까?
덧붙여서 여자들은 에둘러 가족이~라는 식으로 상상할 필요도 없습니다.성매매라는 단어를 들을때 공포감이 피부로,직접적으로 느껴지거든요.공포감을 느끼는 이유는 1,2,3번에 잘 써놨으니 다시 한번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6.성매매 합법화에 대한 현실적인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성매매업종으로 '몰린' 여성들의 생계에 대해 얘기하자면 할말이 없습니다.정말로 밑으로 떨어져 그곳까지 몰린 여성에게 억지로 하지 말라고 막고서는 그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는 것도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합의론 자에겐 성매매 라는 것이 여성을 향한 폭력이라는 것만 인정해 주신다면 그 이상은 바라지 않고 있습니다.또한 '강제적으로 불법화를 시키기에는 성매매 여성에게는 생계가 걸려 있는 문제이니 제도적으로 정비해서 무사히 구제할수 있도록 도와주고 성매매사업의 입지를 조금씩 줄이자.'이정도 주장에는 저도 동의할수 있습니다.
저의 진심은 바라건데 성매매가 이땅에서 사라졌으면 아니면 최소한 여성들이 손쉽게 진입하기 힘들어지길 바라고 나락으로 몰린 여성들이 자신의 육체를 유린하는 성매매를 하지 않고 최소한의 존엄성을 지키며 생계를 유지할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합니다.그리고 가장 큰 바램은 성매매를 이용하고 싶어하는 남성들이 진심으로 죄책감을 가졌으면 하는 겁니다.

 

7.추천 
성매매 여성의 현실을 아고 싶으신 분들은 
김연자씨가 쓴<아메리칸 타운의 왕언니,죽기 오분전까지 악을 쓰다>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분이 이책 한권을 쓰기 위해 인생을 살았다고 본인이 말할정도로 피로 쓰여진 책입니다.
불행한 유년시절,성매매를 하게 된 경위,그곳 여성들의 현실을 적나라 하게 보여주고 있으니 한번 보세요.물론 성매매가 합법화였던 시절의 이야기이고 제가 읽어본 봐로는 그 세계는 역시나 지옥이었습니다.
김연자씨의 경우에는 책의 말미에 성매매 행위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놓으 셨죠.


평소 듀게 눈팅족 이었습니다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논란들을 보고 너무나 가습이 답답해져서 이곳에 글을 올립니다.그런데 듀게의 여성분들은 왜 이 사안에 대해 입을 다물고 계시는 건가요?정신건강을 지키자는 면에서 이해가 안가는건 아닙니다만 이 사안에 대해 회피를 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여성의 입장에서 한마디씩 하면 제가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았을것 같습니다.


+이글을 작성하고 한참 논쟁중인 글들을 봤습니다.사실 바이러스 때문에 제대로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생각이 변한것도 있고 해서 확실히 짚고 넘어 갑니다.
먼저 제가 쓴글을 보고 성매매 여성을 나락으로 떨어진 불쌍한 여성으로 대상화 한다고 비난할수도 있겠다 싶네요.저는 다만 그녀들을 선하다,악하다다 라는 도덕적으로 판단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고 한국 사회에서 본인이 만족하며 영악하게 성매매를 하는 여성에 대해서는 아예 가치판단 자체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그사람 라이프 스타일인데다 자기 스스로 잘먹고 잘산다 하니 제가 어쩌겠습니다.저는 매춘을 하지 않는 여성들도 크고 작은 성추행,희롱을 겪는 이 나라에서 자기 몸의 성적 결정권 마저도 전무한 열악한 환경의 매춘 여성에 한하여 이야기 하고 있는 것입니다.그리고 여성의 몸을 물건처럼 다루는데 아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많은 이 땅에서 성매매를 합법화 한다 해서 매춘 여성들의 권익이 더 올라갈지도 회의적 입니다.덧붙여 얘기하자면 인신매매에 일말의 죄책감도 가지지 않는 성구매자에 한해서는 도덕적 판단을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제가 쓴 글도 성매매 고객층에게 분노하는 글이기도 하구요.

 

++저는 많은 분들이 자기 가족이 매춘을 한다면?이라는 상상에 반감을 가지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본인의 일이 아닌것 같기 때문에 잘 와닿지 않는 주제에 관해 가족론 만큼 효과적으로 이해시킬수 있는 주제도 없지 않나요?영화 밀크를 보면 하비밀크가 대표적으로 내세웠던 주장이 '당신의 가족이 게이 일수도 있다'라는 거였고 실제로 효과적이기도 했습니다.대표적인 가족론 떡밥으론 네 자식이 살인을 당했는데 사형제 찬성?네 가족이 게이?등이 있는데 보통 저런 주장들은 비록 당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더라도 주제 자체에 선한 의도와 인류애적인 메세지가 있기에 현실적인 충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고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현실로 받아들일수 있는 주제 이기도 합니다.그러나 성매매는 어떤가요?그것에 어떤 선한 의도가 있습니까?남아 있는건 돈없는 여성을 향한 인신매매 밖에 없고 합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내가족은 절대 안돼 라는 이기주의만 공허하게 맴돌 뿐이잖아요.성적 자기 결정권은 2번에서 한말을 반복합니다.불행한 환경에서 자신의 의지라는게 얼마나 공허합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7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6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051
115385 당신의 지적 욕구 혹은 스노비즘, 그 원인 [33] callas 2011.04.20 4292
115384 까페의 이색손님들 [15] 여름숲 2014.06.19 4291
115383 [듀나In] 몰래 녹음 가능한 어플 (아이폰5) ? [8] espiritu 2013.03.29 4291
115382 (연애바낭-염장질 주의) 여친의 역습 [22] herbart 2013.02.16 4291
115381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스틸컷이 한장 올라왔네요.. [10] 보람이 2013.02.01 4291
115380 '한포진'이라는 병 아십니까아.. [16] mana 2012.06.01 4291
115379 저 지금 광화문이에요! [14] ML 2012.12.08 4291
» 성매매와 성폭력(듀게에 부쳐) from.마리 [41] DJUNA 2011.05.23 4291
115377 새누리당 경선 포스터네요 [44] amenic 2012.07.22 4290
115376 미국 시판 에너지드링크 아주 짧게 리뷰 [32] loving_rabbit 2011.03.08 4290
115375 알랭 들롱이 나아요. 주드 로가 나아요? [27] 자두맛사탕 2011.01.10 4290
115374 콘돔과 성병 [1] catgotmy 2010.07.17 4290
115373 [강아지 사진] 우리집 새식구를 소개합니다 [18] 마루누나 2013.03.13 4289
115372 슬기양때문에 미추어버리겠음 [8] 브누아 2013.02.12 4289
115371 류승룡 투표독려 사진 [9] @이선 2012.12.18 4289
115370 [바낭 혹은 정보] 소액결제 확인해보세요 -_-;;; [12] 쿠도 신이치 2012.11.13 4289
115369 고양이가 늙어갈 때(사진 펑 했어요!) [23] sweet revenge 2013.09.06 4289
115368 다이어트 식단 공개, 산타기의 즐거움, 다이어트 팁을 나눠 보아요! [23] 벚꽃동산 2011.06.14 4289
115367 원본보다 나은 외화의 국내용 영화포스터 [15] 자두맛사탕 2010.11.27 4289
115366 900만원 실험은 미국같으면 소송감이죠.. [2] art 2010.09.15 428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