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지다, 김정희

-세월호에 꽃송이를 위하여



이제는 바라보아야만 한다


바닷가 개의 모래알로

보고싶다소원의 탑을 쌓아도

청춘은 개의 바람으로 대답만


포요하는 바다에 그늘을 던져도

숨찬 새들만 날개를 파닥이고

간절한 이름들 노을바다에 흘러가는지


목숨 다해 사랑했다

지상의 꽃들 모두 져도

어느 별에서 피어날 순결한 꽃인가


너희를 만나면

그때도 지금처럼 미안할 것이다

식지 않는 가슴으로 미안할 것이다


핏물이 배어나게 붙잡았을 허공의 작은 손들이며

끊어져버린 그대의 기타여


이상 울지 않는 날개로

지상에는 지고

끝끝내 하늘 가득 날개를 펼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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