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2 21:20
박훈정의 낙원의 밤은 아마도 기타노 다케시의 소나티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겠죠.
차라리 진지하게 그 영화를 베꼈으면 더 좋은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영화에서 그나마 봐줄만한건 여차저차해서 제주도로 가게된 태구와 인생 다 살은 재연이 만나자마자 툭탁툭탁 로코 대사를 치고 받는 부분입니다. 누가 봐도 노골적인 로코 진행을 해서 이게 뭐야? 하고 집중을 하게 합니다. 배역 이름을 신인도 아닌 연기자 본명으로 한건 시트콤스럽게 느껴집니다. 엄태구가 좀 더 스타가 되어서 빨리 본격 로맨스 코미디 한 편 찍었음 좋겠습니다.
하여튼 엄태구와 전여빈의 밑도 끝도 없는 로코 대화는 별 대단한 이야기도 아니면서 한없이 늘어지는 지리한 조폭영화 진행속에서 그나마 숨통을 틔어 줍니다. 독전때 연기의 재탕인가 싶었던 마 이사역의 차승원도 힘 빼고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니 전여빈과 케미가 제법 좋습니다. 후반부의 칼부림과 결말의 총질따위 다 치우고 세 사람이 제주도에서 농담으로 티격태격하는 영화였음 좋겠다 싶었습니다.
박훈정은 이번에도 중반부터 딱히 아이디어와 할 얘기가 없어서 그냥 싸우자! 하는 식입니다. 겨우 이거 보여주려고 제주도까지 왔나 싶습니다. 잔혹성의 분명한 한계에 대해서도 이제 좀 깨닳을 때도 되지 않았나 싶구요. 각 잡고 정줄 놓은 조폭 로코를 만들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습니다.
2021.04.12 21:24
2021.04.13 00:11
엄태구는 어른도감에서의 그 힘 뺀 모습이 참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2021.04.13 17:30
감독이 요즘 많이 힘들었나봐요. 서점에 난무하는 힐링 에세이 조폭 버전인줄 알았어요.
2021.04.14 10:48
제목을 보고선 '음? 호평이네?' 하고 클릭했다가... ㅋㅋㅋㅋ
박훈정은 개인적으로 그냥 좀 흥미롭습니다. 이 사람 영화를 좋아하는 건 아닌데 그냥 캐릭터가 독특한 것 같아요.
'여성 혐오 영화만 만든다'는 비난을 받으니 정말 신속하게 노선 변경하는 것도 좀 신기했고. 뭔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매번 장르 옮겨 다니는 것도 그렇구요. 문제는 완성도에 대한 평이 그리 좋지는 않다는 건데... 잘 성장하면 재밌는 감독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2021.04.14 13:50
박훈정에게 유일하게 궁금한건 애초에 시리즈 계획따위 있었을리 없이 있어 보이려고 붙인 part.1때문에 수년째 기대받고 받다가 결국 떠밀려 '마녀' 속편을 만드는 기분은 어떨까? 입니다.
비슷한 마케팅 작명인 '루카 더 비기닝'에 마녀에 나왔던 정다은이 또 비슷한 역할로 나온건 웃기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