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나란히 본 두 영화가 공통점이 많고 마음에 와 닿는데가 있어서 유사점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둘 다 초로의 여인이 아픈 경험 끝에 새로운 장소에서 홀로 생계를 유지하며 스스로를 재발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젊지 않은 여인이 단독 주인공인 여성 감독 영화들이고요. 두 주인공이 대자연 속에서 치유되는 과정이라는 점도 비슷합니다.

 

둘 다 가족을 잃는 아픈 경험을 하고 낯선 곳으로 떠나왔지만 그를 아끼는 가족은 아직 있습니다. 먼 길을 떠나는 주인공을 붙잡으며 함께 있기를 바라는 자매가 있는데도 홀로 떠난 사람들이더라고요.

 

두 여성이 알몸으로 목욕하며 자연과 교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대자연 가운데 벗은 여자가 자유를 만끽하는 장면이 있더라도, 그 나신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이 음흉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 않습니까.

두 영화에선 우리의 주인공들이 정말 자유롭다는 느낌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대상이 아닌 주체가 된 여인의 모습이 랄까요. 50대 초반인 로빈 라이트와 60대 초반인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연륜 덕분에 더 인간적으로 느껴진 것 같기도 합니다.

 

둘 다 비슷한 나이 또래의 남자와 우정을 나누게 되는 것도 비슷합니다. 주인공과 유사한 경험을 가진 이 남자들은 주인공을 신실하게 도와주고 굳이 애정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결국 우리의 주인공들은 홀홀단신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되는데요. 남자가 자기만의 힘으로 대자연 속에서, 또는 유랑의 길에서 살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이야기가 흔한데 비해서 여자가 이렇게 그려진 경우는 그간 드물었습니다.

 

앞으로 오십대와 육십대의 나이를 홀로 살아갈 예정인데, 그 전망이 쓸쓸하거나 외롭다기보다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이상을 꿈꾸는 입장에서 더 의미있는 영화였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7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45
115602 짜증나는 한글 영화 제목들 [18] Lunagazer 2021.04.30 822
115601 섀도우 클라우드... 그리고 그외 근래에 본 장르영화들.. [10] 폴라포 2021.04.30 575
115600 What did he smell like?, snobbish, 윤여정님 인터뷰를 인종차별과 연관시키는 낚시성 컨텐츠들이 불편하네요.. [9] tom_of 2021.04.30 787
115599 [바낭] 일본 애니메이션의 '그' 갬수성 [10] 로이배티 2021.04.30 742
115598 블링 링(2013) [8] catgotmy 2021.04.30 276
115597 듀게에 글을 쓴다는 것 [5] 異人 2021.04.30 595
115596 [주간안철수] 국힘, 국당 당대당 통합 공감대 하루만에 당내 반발 가라 2021.04.30 360
115595 빅 히트/말타의 매 [15] daviddain 2021.04.30 514
115594 지난 한 달 반동안의 신선하고 놀라웠던 경험에 관한 이야기 [9] soboo 2021.04.30 979
115593 지난 30년간 ‘내 마음 속 배우’이셨던 윤여정 배우님의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6] crumley 2021.04.29 490
115592 노래 잘부르기 부러운것 중 하나 [4] 가끔영화 2021.04.29 321
115591 [넷플릭스바낭] 코맥 매카시와 아무 상관 없는 호러 '더 로드(Dead End)'를 봤습니다 [12] 로이배티 2021.04.29 555
115590 정봉주 무죄 [20] 사팍 2021.04.29 1501
115589 [바낭] 넷플릭스의 '블레이드 러너', 그리고 닉네임 잡담 [19] 로이배티 2021.04.29 842
115588 떡볶이, 막걸리의 로마자표기법, 두끼 떡볶이의 미국 진출 성공 [1] tom_of 2021.04.29 732
115587 넷플릭스에 간만의 수작 SF 스토어웨이가 올라왔습니다. [7] woxn3 2021.04.29 847
115586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을 봤는데 영상미가 와우 [3] 자각이 2021.04.28 631
115585 자본주의의 무서움,아니 상도? / 선우예권 [3] 채찬 2021.04.28 604
115584 윤여정을 안티 할리우드 주의자로 만들어 버린 어느 한국 기사 [4] tom_of 2021.04.28 893
115583 [넷플릭스바낭] 본격 스플래터 액션 무비 '밤이 온다'를 봤습니다 [7] 로이배티 2021.04.28 58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