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날려먹고 지금 파리에서 무기한-.-(뭐 무비자 체류기간 총 90일은 지키긴 해야 합니다만)으로

뒹굴뒹굴 지내고 있는 상태입니다.

집주인 애가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저를 점점 한심한 눈으로 ㅡㅡ 쳐다보고 있는 거 같아요...

넌 명색이 관광객인데 나가서 관광 안 하니? 라는 무언의 압박.

하지만 아아, 이제 박물관이라면 지긋지긋해, 미술관도 싫은걸요.

저 나름 서양회화 팬이라서 책도 열심히 읽고 공부도 나름 하고 여행 왔단 말이에요.

(아, 이 얘긴 여행 시작하기 전에 듀게에도 썼군요... 아 그땐 내가 이렇게 비행기 날려먹고 남의 집에 얹혀서 설거지 해주면서;;;; 살 줄 몰랐지 ㅠㅠ)

그래서 런던 파리 룩셈부르크 브뤼셀 브뤼헤 암스테르담 함부르크 베를린 드레스덴 프라하 비엔나 -.-

에 이르기까지 갈 수 있는 어지간한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은 다 들렀어요. 한두시간 슥 보고 눈도장 찍고 나오는 게 아니라

하루에 한 곳-.- 딱 정해놓고 가서 (사실 정해놓고 간 건 아니고 체력이 하루에 한 군데 들를 수준 밖에 안 되었다능..)

하루종일 죽치고 앉아서 구경한 거라서, 그때는 참 좋았는데 이제는 그게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오는 듯 해요.

미술관을 너무 많이 다녔어... 욱... 이제 그림만 봐도 토할 것 같다능.. 부들부들 -.-


게다가 50일을 여행하고 돌아다녔더니 이제 여독(-_-푸훗, 하실 분들 많으실듯... 하지만 전 체력이 워낙 저질이라 ㅠㅠㅠㅠㅠㅠㅠ)

이 쌓여서 어딜 막 뽈뽈뽈 돌아다니는 것도 싫네요. 아 물론 한번 자리를 박차고 나가서 마구 돌아댕기면 좋긴 하지만 ㅠㅠ

요즘 파리 날씨 춥고 ㅠㅠ전 무더운 9월에 여행을 시작했을 뿐이고 ㅠㅠ 가진 옷을 다 껴입어도 이제 추워요 ㅠㅠ 옷을 사긴 사야 하는데 ㅡㅡ

따뜻한 겨울 코트 한 벌만 사면 신나게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은데.


쇼핑을 정녕 해야 하는 것인가... -0-

쇼핑을 하고 나면 이 고답적이고 답답하고 정체되어 있는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제가 지금 생리중이라 -.- 생리 중에 쇼핑 하면 나중에 파국을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1. 너무 많이 산다 2. 너무 이상한걸 홧김에 산다. 3. 나중에 엉엉 후회)

게다가 끊어지는 허리 부여잡고 별로 나가고 싶은 생각도 안 들고...

일단은 이렇게 듀게에 하소연 바낭 푸념글이나 쓰네요.


여기 와서 제가 프랑스 주재 한국 문화원 -_-가서 한국 소설책이나 읽고 다닌다는 걸...

집주인이 남기고 간 맥북으로 투채널 스레 번역 사이트-.-나 돌아다닌다는 걸...

엄마는 아실까요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큐ㅠㅠㅠㅠㅠ엄마 미안 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오늘도 엄마는 다정하게 디엠으로 '귀국편은 정했니? 사골이 끓고 있는데...' 라며 점 세개를 총총 찍어 제 맘을 아프게 하였습니다.

가긴 가야죠, 근데 이렇게는 가고 싶지 않아! ㅠㅠ 뭔가 오지게 뽕을 뽑아 먹은 다음 파리를 떠나고 싶네요.

근데 지금은 한없이 무기력 상태네요.


흐어.

나중에 귀국해서 지금의 상황을 떠올리면 얼마나 피눈물이 나고 마음이 찢어질까요. 그때 즐겼어야 했어 이자식아!! 하며 제 목을 잡고 짤짤 흔들듯.

우울하네요 이래저래.. 아 자꾸 이렇게 우울하면 더 안 좋은데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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