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3 17:43
재밌었어요.
원작 만화는 본적이 없습니다. 일반적인 소년만화 구성이네요. 강한 적 > 더 강한 적 > 최종 보스.
19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한 다크 환타지로 귀살대라고 불리는 검사 조직이 식인 도깨비를 잡는 내용입니다. 원작 만화는 완결이 되었구요, 나쁜 놈은 끝까지 나쁜 놈이고, 주인공이 마초마초하지않고 젠틀하고 상냥하고 착해요. 철저한 인과응보의 논리를 띠라가는데 이런 비현실성이 주는 쾌감이 있거덩요; 물론 일본만화가 으레 그렇듯 나쁜 도깨비도 눈물나는 사연 한 보따리 정도는 다 있습니다만. 애니 시리즈는 나츠메 우인장 정도 본 게 다지만 작화와 연출이 좋네요. 롱샷이며 전투씬 연출, 3D를 활용해서 배경에 사실감을 더한다든가 하는. 때문에 실사 극 영화같은 장면들이 종종 눈에 띱니다. 영상미가 있어요. 위화감없이 2D랑 굉장히 잘 어우러지게끔 비주얼 이펙트를 영리하게 활용하더군요. 찾아보니 이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유포테이블의 연출 특징이라고 해요. 이 제작사가 만든 애니 중 공의 경계 극장판이 있어요. 언젠가 한 번 봐야지 싶었는데 찾아보려고요.
생각지도 않은 초반 진입 장벽이 있는데... '진정한 남자라면...' 운운을 각기 다른 등장인물들이 잇따라 뭘 그리 강조를 하는지;; 중간에도 주인공이 나는 장남이니까 참아야 해, 라는 독백이 몇 번이나 나오고요. 노출도가 심한 의상을 입혀놓은 순둥이 여캐도 있... 여자 가슴 터치하는 걸 유머랍시고 끼얹고... 이런 쪽에 대한 항마력이 좀 필요합니다. 그래도 다른 소년만화에 견주어 봤을 때 정도가 심하거나 많이 나오지는 않구요, 무엇보다 주인공이 마초마초하지가 않아서 상당 부분 중화됩니다. 개인적으로 항마력이 딸리는 일본 만화/애니 요소 중 하나가 판치라인데 그것도 없어요.
바람의검심에 비천어검류가 있다면 여기서는 무슨무슨 호흡이라는 것을 각자의 필살기로 씁니다. 피식피식 즐기며 보는 편인데, 전투씬 하나는 진짜 꽤 볼만하더군요. 특히 19화.. 다만 묘사가 잔인하다는 건 참고해 주시고요. 귀여운 캐릭터들도 있고, 단순명료 직진하는 이야기를 찾는 분께 추천해요. 저는 왓챠에서 봤고, 넷플에도 올라와 있다네요.
딴 얘기) 왓챠에 '좋좋소'가 올라왔네요. 원랜 유튜브 컨텐츠인데. 중소기업에 오래 재직했던 이과장이라는 분이 원안도 제공하고 연기도 합니다. 제작에 다른 유명 유튜버가 같이 참여하고요. 중소기업 잔혹 시트콤쯤 되려나요. 유튭에 몰카, 썰푸는 영상만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물론 이 이과장도 첨엔 중소기업 관련 썰푸는 것으로 유튭을 시작했다고는 알고 있는데 이젠 드라마까지! 플랫폼이 다변화되면서 미디어 창작 환경 및 주체도 정말 달라지고 있구나 라는 걸 실감합니다.
2021.03.03 23:26
2021.03.04 00:05
조금전 영화관가서 극장판 보고 왔답니다! 되게 재밌었어요 ㅎㅎ 코로나 사태 이후 테넷에 이은 두 번째 극장행이었네요. 극장판 찾아보니 마침 집에서 10분 거리의 새로 생긴 CGV에서 상영중이었더라구요. 애니 시리즈 볼 때도 느꼈지만 극장판까지 보니 OST도 좋더군요. '아, 이래서 극장을 찾는 거였었지' 하는 극장 관람의 즐거움도 실로 오랜만에 느꼈고요. 클리셰야 뭐. 그래도 저는 주인공 캐릭터가 신선하다고 느끼긴 했어요. 우주/연옥/지옥 최고 실력자도 아니고, 여자를 막 밝히지도 않고, 파이팅 넘치는 개구쟁이이기만 한 것도 아니요, 자학에 시달리는 소심쟁이도 아닌, 올곧고 다정하고 착한 노력형 성실 남자애라.
나츠메 우인장 극장판은 사실 쪼금 실망스러웠는데, 이번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완전 추천이에요.
강한(?) 자가 약자와 세상을 지켜야 한다는 만고불변 소년만화의 테마를 조금 달리 보자면 이게 사실 지배의 논리가 될 수 있는 거기도 한 거라. 특히 일본 애니이다보니 지난 일본의 역사가 겹쳐지며 이런 테마가 다르게 생각되는 부분이 있어요. 일본뿐 아니라 중국도 그런 것 같고. 근데 또 노블리스 오블리주니 하는 말들에서 보듯 저 정도가 현실세계에서 가능한 최선의 윤리인걸까 싶기도.
2021.03.04 11:09
그래도 한 때 일본 만화/애니메이션 열심히 구매하고 챙겨 보던 사람으로서 이 정도 화제작이면 한 번 봐줘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알 수 없는 의무감으로 넷플릭스에 들어갈 때마다 노려보고 있는 작품이네요. ㅋㅋㅋ 작년에 원펀맨도 그런 이유로 봤었죠. 근데 이건 엽기 개그물이었던 원펀맨에 비해 상당히 정석적인 소년 만화라는 평이라 좀 의욕이 애매하게 생겨서... 암튼 호평 기억해두겠습니다. 언젠가 보기는 할 것 같아요.
2021.03.04 12:20
2021.03.04 13:20
스토리가 이어지는 극장판이 아직 상영중인데, 보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