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을 만났습니다. 전 C가 동창인 줄 기억하지 못하고 지나가려다가 그 친구가 절 발견했어요. C를 기억 못한 이유는 콧수염 때문이예요. 수염이 무척 잘 어울리는, 잘생긴 청년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요즘 뭐하고 지내냐 물어보니.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해요. 뭔가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 들었어요. 단편 영화를 연출하고 있다 했길래 고교 시절이 떠올랐어요. 

2학년 때 같은 반에 있었던 C는 제게 먼저 말을 건네왔어요.그 당시 저는 종종 습작이랍시고 되도 않은 글을 끄적이거나 담임 선생님(담당이 국어)에게 포스트모던 소설이 뭐냐고 질문했다가 문학소년으로 오해받아 백일장에 끌려가게 되는 일을 겪기도 했죠. 그래서인지 연습삼아 글을 끄적이던 C에게 저 역시 동류로 인식이 된 것 같아요.
C는 제게 수능을 보지 않지만 예술로 유명한 대학 비스무리한 곳이 있다 했어요.
그는 그 곳이 2학년에도 입학이 가능하다고 했고요.

이 말은 제게 수능 공부 안해도 대학을 갈 수 있다는 말로 들렸어요-_- c는 제게 그곳의 입학시험은 작문으로 결판이 난다는 말을 해줬어요. 그 말에 저는 그 대학비스무리한 곳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지요.
그 당시 글쓰기에 '관심(만)있던 저는 C와 함께 입학시험에 응시하기 위한 훈련으로 하나의 주제로 서로 연습삼아 글을 써보기로 했어요. 하지만 그 연습은 오래가지 못했어요. 저나 C나 서로의 글이 도무지 봐주기 힘든 것이란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C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좋아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타깝게도 C는 베르베르만큼 잘 쓰진 못했죠. 하지만 그의 글이 흥미롭고 발상이 괜찮았던 것은 기억해요.

저희가 응모하려던 그 곳은 바로 한국예술종학학교였어요. 바로 한예종이죠-_-

저희 둘은 현실적으로 저희 수준을 알았기에 그곳에 시험을 치러가지는 않았어요.

이 이야기를 c에게 해주자 그는 제게 그걸 아직도 기억하는게 신기한 모양이더군요.

10안 저는 주위에 글을 쓴다고 동네방네 광고했지만 결국 글을 쓰지 않았어요. 하지만 10년이 지나 만난 C는 제게 다니던 회사는 관두고 영화를 찍는다 했어요. C는 저와 달리 10년동안 영화를 공부했더군요. 30이 다 된 나이의 C가 잘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저는 진심으로 c가 잘 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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