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한용운 시인의 기일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시를 좀 찾아보았는데

인연설 1~3 시리즈가 참 예뻐서 마음에 와 닿았는데

좀 더 찾아보니 이 시들이 실린 시집이 없더군요 -_-

(이 전문은 아래에 있습니다)

 

한용운을 저자로 출간된 시집은『님의 침묵』단 한 권만 있을 뿐인데

거기에는 인연설 시리즈가 수록되어 있지 않고

아무리 검색해도 수록된 시집이라든가 관련 정보가 나오지 않더군요.

그렇다면 한용운의 이름을 달고 나온 위작이라는 건데 -_-

 

혹시 진실에 대해 알고 계시는 분?

일단 제가 검색한 바, 유일한 시집에도 없고 출처도 전혀 잡히지 않는다면

(게다가 시 스타일도 한용운의 다른 시들과 살짝 다르기도 합니다)

이미 위작일 가능성이 99%이긴 합니다만 ㅜㅜ

 

그래도 마지막 확인사살을 위하여 여쭈어 봅니다 ㅜㅜ

꽤 좋아했던 예쁜 시들이라서 가짜임을 확인하는게 가슴이 아프네요 ㅜㅜ

 

 

P.S.

아 그런데 더 찾아보니

미당 서정주 선생이 번역한『만해 한용운 한시 선역』이라는 시집이 있습니다.

혹시 여기에 실려 있을지도 모르니 대출해서 살펴 봐야겠네요 헐

 

 

 

 

 

 

인연설 1


시인: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어버릴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작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한다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인연설 2


시인: 한용운

 


함께 영원히 있을 수 없음을 슬퍼 말고
잠시라도 함께 있을 수 있음을 기뻐하고


더 좋아해 주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이만큼 좋아해 주는 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 원망치 말고
애처롭기까지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인연설 3


시인: 한용운

 


세상 사람들은 참 어리석습니다.
그리고 눈이 너무 어둡습니다.
그것을 생각할 때 스스로 우스워집니다.
 

세상 사람들은 먼 먼 더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러나 가까운 것은 벌써 가까운 것이 아니며
멀다는 것 또한 먼 것이 아닙니다.
참으로 가까운 것은 먼 곳에만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또한 먼 곳도 가까운 것도 아닌
영원한 가까움인 줄 세상 사람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말이 없다는 것은 더 많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말이 많다는 것은 정작 할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사를 한다는 것은 벌써 인사가 아닙니다.
참으로 인사를 하고 싶을 땐 인사를 못합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더 큰 인사이기 때문입니다.

\

정말 사랑하고 있는 사람 앞에선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안 한다는 것이 아니라 못한다는 것이 사랑의 진리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땐 잊는다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뒤돌아 보지 않는 것은 너무도 헤어지기 싫은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함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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