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1 01:24
오늘,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다가 제가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보다 윗사람과 전화 통화를 하려 했는데 저는 습관적으로(!)
'선생님, 아무개입니다. 편한 시간에 전화 부탁드립니다'라고 문자를 보내려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주위 사람들 대부분이 그건 무례한 것이다, 윗사람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방해받을 상황이면 애초에 진동으로 해놓거나 받지 않는다는 거죠.
거꾸로 저는 바쁠 수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 사람이 편하게 통화할 수 있을 때 전화를 해달라는 뜻이었거든요.
그래서 거리가 있거나 윗사람이면 늘 그렇게 해왔고요.
그런데 사람들 얘기를 듣고 보니 오히려 제 방식이 무례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여려 명 중 한 명은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만).
굳이 상황을 구별하면 다음과 같은 패턴인데요.
- 완전히 윗사람 or 거리가 있는사람 : 시간대와 무관하게 '선생님, 아무개입니다. 편한 시간에 전화 부탁드립니다'
- 일종의 갑을 관계에서 내가 을인 경우 : 시간대와 무관하게 '아무개입니다. 편한 시간에 전화 부탁드립니다'
- 친한 친구, 동생 등 : 직접 핸드폰 전화. 단, 근무시간에는 '나 아무개. 편할 때 전화 좀!'
- 친한 친구, 동생 등 : 퇴근시간에서 8-9시까지는 직접 전화
- 직업적 관계로 사무실 근무하는 사람(업무상 통화) : 직접 사무실 번호로 전화. 핸드폰으로는 잘 걸지 않음.
- 직업적 관계로 사무실 근무하는 사람 (퇴근시간 이후) : 가급적 전화를 하지 않음. 급한 경우 핸드폰에 문자로 '아무개입니다. 편한 시간에 전화 부탁드립니다'
- 직업적 관계로 사무실 근무하지 않는 사람 : 낮에는 직접 전화. 저녁 때는 '아무개입니다. 편한 시간에 전화 부탁드립니다'
- 밤 9시 이후 : 상대가 누구이건 통화를 원할 때는 '아무개입니다. 편한 시간에 전화 부탁드립니다'
여기에 상대의 나이/세대라는 팩터까지 더할 수 있겠지만 사실 세세한 구별이 중요하지는 않고요. 중요한 건 기본적 원칙이죠.
아무래도 제 주변에 교수, 강사 등 '강의'하는 사람들이 많고, 전화 받기를 유난히 싫어하는 사람이 몇 있다 보니 직접 전화를 하기보다는 문자를 남기는 편이 좋다고 제멋대로 생각해 온 거지요.
제 방식이 옳다고 우길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이런 종류의 에티켓은 특별한 일이 아닌한 통용되는 암묵적 룰을 따르는 게 옳으니까요.
문제는 아직까지는 이에 관한 암묵적 룰이 무엇인지 (지적을 받았음에도) 백퍼센트 확신이 없다는 겁니다.
좀전에는 (오늘 오후) 지적을 받고 전화를 직접 건 다음 안 받으시기에 '선생님, 아무개입니다. 전화 통화가 안 되서요. 급한 일은 아니고요. 편한 시간에 전화 부탁드립니다'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개인차도 있을 수 있지만 이에 관한 통상적 룰은 무엇인가요?
아마 제 주변사람들 말이 맞는 것 같은데 확인을 하고 싶습니다.
2014.04.01 01:35
2014.04.01 01:37
앗, 이런 완벽한 방법이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2014.04.01 01:37
전화를 걸어달라고 문자부터 보내는 것은 조금 무례해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보통 (전화를 함부로 걸면 안 된다는 걸 아는 경우에) 먼저 문자로 통화가 가능한지 여쭈고 답이 없으면 편한 시간에 연락달라고 문자로 남깁니다.
2014.04.01 01:38
역시 제가 반대로 생각하고 있었군요. 이제라도 고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2014.04.01 01:42
2014.04.01 01:48
2014.04.01 01:57
2014.04.01 02:03
거의 문자나 이메일로 해결하기는 하지만 그게 힘든 상황이라면
위아래, 갑을 상관없이 전화걸고 (물론 바쁜시간대인지 아는 사람은 아예 전화 안하죠 그시간엔) 받으(시)면 일단 물어봅니다, 통화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바로 본론으로, 짬을내서 받은거면 편한 시간대를 약속합니다.
어차피 문자나 이메일로 해결안되는 경우는 문자 보내는거 자체가 무의미한 경우가 많아서 말이죠.
2014.04.01 02:32
어려운 상대일수록 전화를 우선으로 합니다. 아무리 예의 바른 말을 덧붙여도 결국 상대방에게 특정 행동을 요구하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표정과 억양과 몸짓이 포함되지 않은 문자는 대부분의 경우, 이쪽의 뜻이 (크게) 오해받을 가능성이 높답니다.
2014.04.01 02:32
명심하겠습니다.
2014.04.01 09:30
글쓴님이랑은 전혀 다른 상황이지만, 주변에 먼저 전화하지 않고 항상 문자로 '통화가능?'이라고 보내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은 예의차린답시고 그러는 게 아니라 원래 얌체거든요.ㅋㅋ 온갖 사적인 전화도 다 회사 전화로 하고 자기가 절대 먼저 전화하려고 하지 않아요. 글서 첨엔 저런 문자 받으면 전화하곤 했었는데 이젠 걍 '네~'라고 답장 보내요.
2014.04.01 13:04
문자로 전화요청은.. 상대방이 전화도 직접 걸어야 하고 통화료도 부담해야 하니 윗사람에게 하기엔 부담스러운 방식으로 보이네요.
우선 전화 후 통화가능한지 여쭙는게 더 좋을 거 같아요. 물론 이른 시간이나 밤 늦은 시간 제외하구요.
2014.04.01 13:43
선생님, 안녕하세요, ***입니다. **일로 상의드릴게 있는데 지금 전화드려도 괜찮을까요? ...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그 시간이 불편하시면 언제 전화달라고 문자가 올 수도 있고,
문자가 오지 않으면, 문자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전화드리면 되는 것이고,
전화를 직접 걸어주시면 더 고마운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