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4 16:23
‘당신은 포식자인가? 먹잇감인가?“
이 영화의 주제라면 ”현대 자본주의의 자화상“ ”상위1%의 신화“?????
자꾸 별점 평가를 하게 되는데 별 2개주고 싶네요. 중간에는 돌려가면서 봤거든요. 영화관에서 갇혀서(?)봤더라면 ”미나리“보다 더 화를 냈을지도 모르겠네요.
로자문드 파이크를 보는 건 때로는 흥미롭기도 했어요. 로자문드 파이크는 ”나를 찾아줘“에서의 연기를 다시 복제했다고 느껴지는데 정말 싸이코패쓰 역할에 너무 적역이긴 해요.
자신을 강간했던 남자에게 잔인하지만 냉정한 복수를 하던 그 영화(제목 기억안남)에서도 그렇고 계속 겹치네요.
다른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다는건 아는데 다작을 했음에도 다른 성격의 캐릭터로 대중에게 확실하게 어필한 영화가 거의 없잖아요. 제가 틀렸나요?
무엇보다 피터 딘클리지를 영화에서 볼 수 있었다는건 너무 반가웠는데
이 마피아 보스는 왠지 너무 인간적이고 부하들은 도무지 믿을만하지 않을만큼 어리버리하고 뭔가 코미디의 느낌까지 주는 역할이라서 이 영화의 장르는 스릴러 + 코미디?
피터 딘클리지가 ”왕좌의 게임“이후에는 다른 영화에서 그만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아니, 다시 영화관이나 이름있는 미드에서 볼 수 있을까 의문이었거든요.
내 편견이었다는걸 깨달았어요. 그의 신체적인 조건 때문에 할 수 있는 역할은 지극히 한정되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에요.
아쉬운건 더 좋은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혹은 왜 더 좋은 작품에서 그를 캐스팅하지 않았을까? 였어요.
무엇일까요? 이 영화는 보면서도 심란하고 보고나서도 마음이 정말 찜찜해요.
그녀의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악착같이 살아남는, 불굴의 의지와 무서울정도의 결단력은
이런 악랄한 범죄자라는 설정이 아니었다면 영웅 캐릭터였을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복수를 당한 적조차도 사업파트너로 삼고 싶을만큼 ”유능“하고 무엇보다 두려움은 내 사전에는 없다, +도덕따위는 개나 줘버려!!!!
사실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너무나 큰, 현실감으로 다가오는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같이 느껴져서 정말 보고나면 마음이 씁쓸하고
성공이란 ”넘지못할 선“이 없다는 정신 상태의 사람만이 이룰 수 있는 것인가?
아, 물론, 그 성공이 이 여자가 바라는 상위 1%의 부자이며 미국 전체의 언론을 뒤덮을 정도의 유명세라는 기준에서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그 사람들이 짓밟고 지나가는 "먹잇감"들의 피눈물나는 희생이 있죠.
성공을 내 가족과 나 자신의 소박한 삶에 감사하며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끼는 삶이라고 생각한다면 다르겠죠.
그녀의 지옥에서도 못할 일이 없을 것같은 불굴의 의지와 냉혹한 판단력, 무모할 정도의 용기와 저돌적인 태도는 매력적이에요. 네, 매력적이에요.
그러나,,,,,, 노인들, 혹은 본인의 먹잇감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노려서 요양시설에 가두고 케어를 해준다는 명목하에 처절하게 악용하며,
학대하여 성공을 이루는 반인륜적인 범죄자라는 건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중반이 지나면서 이 주인공이 결국은 살아남겠구나 싶었지만 제발, 제발 처벌을 받아라,
제발 너의 그 오만한 용기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죽고 싶을만큼 느껴봐라, 그랬는데 영화 마지막의 그 처벌은 처벌이 아니라는거죠.
그녀는 본인의 목표를 이뤘잖아요. ”저는 이제 겨우 시작했을 뿐이에요“라고 했지만 그녀는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을만큼 성공했어요.
”불법을 저지르는 자들만이 부를 이룰 수 있다“라는 생각을 어느덧 내재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가 나에게 더 불쾌하겠죠.
그리고 현실에서 이런 종류의 사기가 분명히 만연하고 있을거라는 건 소름이 끼치더군요. 영화에선 너무나 그걸 미화했어요.
희생자들의 고통은 제대로 묘사조차 안했잖아요.
- 어느덧 제가 또 도배질을 하네요. 아, 이런.
오늘은 영화를 하루에 2편이나 봤군요. "퍼펙트 케어"는 "미나리"개봉할 때 영화관에 걸려있었는데
벌써 vod로 풀리는군요.
2021.03.14 23:53
2021.03.15 19:33
다이앤 위스트 캐릭터도 강렬했어요. 이 할머니도 강인한 분이잖아요. 그런데도 속절없이 엄청난 범죄의 희생자가 되죠. 전 그래도 아쉬워요. 감독이 좀 더 희생자에게 초점을 맞췄더라면
그런데 주인공의 행동력(!!!!)에 더 포커스가 많이 가도록 만들어가는 게 의도였던거 같아요.
2021.03.15 20:20
기본적으로 로자먼드 파이크가 연기하는 주인공 캐릭터의 원톱영화로 기획됐으니까요. 각본도 그렇게 쓰여졌고 나머지 조연들은 그만하면 충분히 비중은 주어졌다고 봅니다. 주인공의 흥망성쇠가 서사죠.
미화까지는 아니라고 봤어요. 이 주인공 정말 정줄데라고는 없는 여자라고 초반부터 계속 강조를 하고 희생자의 고통은 다이앤 위스트가 맡은 캐릭터만 봐도 어떤 수준인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