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오랜만에 간 을밀대가 맛이 변한것 같더라.. 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http://djuna.cine21.com/xe/?mid=board&search_keyword=%EC%9D%84%EB%B0%80%EB%8C%80&search_target=title&document_srl=4285092



그 이후 봉피양 마포점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01410님처럼 냉면덕후가 아니므로 찰진 후기따위는 없구요, 왠지 보고를 해야할 것 같은 책임감을 느껴서..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괜찮았던 쪽인가?)

고명으로 달짝한 맛이 나는 얼갈이배추(?)로 만든 김치가 올려지는게 신기했구요.

면은 질감이나 맛이 생각보다 훨씬 부드러워서 좀 낯선 느낌이었어요. 

육수는 꽤 제 취향이었습니다. 날카롭지 않고 은근하고 순순한 것이 계속계속 떠먹게 되는 맛.


다른곳은 모르겠는데 마포점의 경우 바닥이며 벽 등이 소리가 반사되기 쉬운 소재라서 좀 부산한 느낌이 있습니다.

제가 식당이나 커피집에서의 소음에 예민한 편이라 다른분들은 괜찮으실지도.


그런데 뭐랄까,

괜찮았던것 같긴 한데 입에서 나오는 말은 "음 나쁘지 않네" 였어요.

뭔가 아 기분좋아.. 하는 충만감이 없습니다.


다 먹고 음식점을 나오는데 예전 글 어느분의 답글의 한구절, "그래도 내 마음의 고향은 을밀대.." 라는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을밀대는 큰길에서 골목을 들어서면서는 일행은 오든말든 혼자 막 경보를 하거든요(가끔 뛰기도..) 

거의 항상 줄이 있으니까 한칸이라도 빨리 줄을 서려는 마음도 있지만 사람이 적은 시간대에도 그래요. 

그냥 마음이 설레는거죠.

자리에 앉아 육수를 마시며 냉면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냉면 주세요 냉면.. 중얼중얼하면서 막.

을밀대 좌식방이 참 좋아요. 

테이블 하나만 있는 방도 좋고, 방 하나에 테이블 두세개가 있어서 옆테이블 사람들이 조곤조곤 대화하는 소리가 들리는 방도 좋아합니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일하는분들이 참 친절하십니다. 


어제 을밀대를 다시 갔었는데 지난번처럼 충격적인 맛은 아니었구요.

그냥 그 전전에 갔을때와 같은 '을밀대 물냉면' 맛이었어요.

그날만 유난히 육수맛이 강했었나봐요.


딱히 다른 곳을 찾아 찾아 가고싶은 마음이 없어요. 나이가 들어가니까 맛있는 집을 찾아다니는 것도 피곤합니다.



그래서 이 글은 내 마음의 고향을 확인하고 돌아온 탕아의 고백이랄까..




아,

어제 같이 갔던 사람이 냉면을 먹다가 갑자기 달걀을 제 그릇에 갖다주네요? (원래는 달걀을 소중히 한입씩 아껴먹는 사람)

야 너 왜그래..

너 달걀 좋아하잖아 너 먹어.

그냥 놀리려고 그런거야.. 갑자기 왜그래.. (하고 되돌려준다)

당했다. 이것은 선빵.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80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87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131
115047 BBC 2010 남아공 월드컵 오프닝 타이틀과 영국 방송사의 한국에 대한 푸대접. [2] 01410 2010.06.19 4236
115046 출근해서 메일확인하다가 빵터졌습니다. [16] 여름숲 2014.06.09 4235
115045 이번 위탄이 망한 이유가... [8] sunshine2 2012.02.25 4235
115044 애플에 대한 증오 [18] 불별 2011.11.12 4235
115043 듀나님이 '이 시대 우리 사회의 가장 매력적인 여성들'이라고 한 사람들 [31] Bigcat 2016.01.15 4235
115042 남들은 망작이라 불러도 저에겐 최고인 영화. [12] 외팔이 2011.06.04 4235
115041 결혼을 전제하는 연애는 언제부터 하셨나요? [9] 매화가지 2011.04.30 4235
115040 <소셜 네트워크> IMDB 트리비아 번역 [13] 빠삐용 2010.11.26 4235
115039 아무래도 우리나라 원전 하나 터지겠죠? [11] 사과식초 2014.06.15 4234
115038 기막힌 번역 [9] 화려한해리포터™ 2012.08.15 4234
» 봉피양 마포점과 을밀대를 다녀왔어요. [8] 우주사탕 2012.07.17 4234
115036 어제 결혼식 사진 [9] 가끔영화 2011.04.30 4234
115035 뉴욕 지하철에서 있었던 이야기 [20] loving_rabbit 2010.11.28 4234
115034 [펌글] 진보남성들의 성폭력 [59] amenic 2015.07.11 4233
115033 쓰지 않아도 될 글, 아래 성범죄자 형량에 관한 글에 부쳐 [37] 벚꽃동산 2012.08.31 4233
115032 조토끼 vs 코선생 vs 셜록 결과가 나왔습니다!!! [37] 자본주의의돼지 2012.01.12 4233
115031 (바낭) 변기커버를 올리냐 내리냐보다는, 물 내릴때 커버를 덮느냐 마느냐 [12] cnc 2011.02.15 4233
115030 신체 부분 모델들(?)이 전해주는 관리비법... [3] being 2010.10.05 4233
115029 맥북 어플 어디서 받을 수 있나요? [2] quint 2010.07.08 4233
115028 짜증나는 출판사 황금가지 [4] 호롤롤롤 2013.08.31 423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