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3 16:46
일하고 왔더니
댓글 많이 달려있어서 부끄럽고 그러네요.
역시 이런 떡밥은 건드리는게 아닌데...
그냥 가감없이 제 생각을 얘기해보고 싶네요
십여년 전 일이네요.
언젠가 술먹으면서 동성애자인 친구와 얘기를 나눴죠.
그 친구가 저한테 커밍아웃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어요.
전 모든 차별을 반대하고 연대의 관점에서 동성애를 당연히 지지한다고 얘기했죠.
그런데 그 친구가 말하길
'니가 양성애자가 되지 않는 한 동성애자와 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더군요.
둘 사이에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강이 흐른다는 사실을 순간적으로 깨달았죠.
청소년기부터 그 문제로 수없이 고민해왔고
저 같은 사람도 여러번 만나봤지만,
결국 같은 동성애자가 아니면 말이 통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당시엔 제가 열혈청년이었기에
어쨌든 같이 싸워줄게 그랬어요.
정체를 드러내기도 싫은데 싸우긴 뭘 싸우냐 그러더군요
피식 웃고 넘어갔었습니다.
동성애를 지지하는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걸 그때 알았죠.
동성애는 사람 뿐만 아니라 자연계에 널리 존재하며, 정상 비정상으로 나눌 문제도 아니죠.
전 다른 동성애자야 어쨌든
내 자녀만은 성적 소수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그런 성향을 타고 났거나, 혹은 그런 성향을 보인다면
그 성향을 적극적으로 바꿔보려고 노력할 무식한 멍청이에 근본주의 꼴통 계몽주의자일지도 모릅니다.
겉으로만 자유주의를 떠들고, 내 자식에게는 권위주의자에 불과한 것이겠죠.
전 어머니 아버지 나의 핏줄이 대대손손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그것에 대해서 약간의 책임감도 갖고 있고
유교적인 일부 전통들에 대해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동양의 음양사상을 좋아하고
우리는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기계라는 생각에도 동의하며
인간이 이렇게 생겨먹은건 이성애를 해서 자녀를 낳고 널리 번식하기 위해서 진화해왔다고 믿는 편이예요.
물론 그렇게 진화해왔다는게 진리라고 가정할지라도
과정을 근거로 옳다는 가치판단을 바로 해서도 안되고
우리가 진화를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개체중심의 근대주의적 관점으로 보면 '그게 뭐 어때서? 내 마음대로 할거야'
라고 반박 할 수 있죠. 다 맞는 말입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려고 노력해도
육체적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정신적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게
더 유리하고 이롭다는 생각을 떨쳐내기가 어렵습니다.
동성애보다 이성애가 훨씬 유리하고 선택할 수 있거나 바꿀 수 있다면
이성애를 개발하고 장착해라.
동성애보다 이성애가 사회에 적응하고 살아가는데 훨씬 유리하고
너의 유전자를 후세에 전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그렇게 태어났고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면
나와 다른 정체성을 가진 존재로서 인정해 줄 수 있다.
그렇더라도 그와 동시에 나의 정체성을 투영해보고 싶을 수 있는거죠.
적어도 내 자식에게는요.
이성과 결혼하고 자손을 생산하길 바라는 마음에
자녀의 동성애가 탐탁치 않아서 그에게
'혹시 그건 혹시 잘못된 것일 수도 있으니 고쳐보기 위해 노력해보지 않을래?'
라고 말해보고 싶은것이 그렇게 무식한 시도일까요?
저는 또 다른 측면에서 오히려 진실한 자기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육체적 하드웨어니, 유리하다느니, 잘못이라는 말들이
주류의 편견이며 굉장히 폭력적이고 동성애자를 핍박함을 저도 압니다.
그래도 솔직한 생각을 가감없이 쓰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기분 나쁘셨을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2015.07.03 16:52
2015.07.03 16:54
전 오늘 이성애자이고 각각 꽤 오래 연애한 이성친구가 있는, 동성애자를 존중하는 사람 둘을 알게 되었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ㅅ'
동성애는 고칠 수 있는게 아닌데요......
애초에 이성과 동성 둘 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고쳐진 동성애자'가 아니라!!!
'양성애자'라는 건 무척 쉬운말같은데ㅠㅠ
왜 자꾸 자기 애가 동성애자면 그 애 존재 일부를 폄하하고 부정하겠다는건지...
대체 왜 자신의 애한테 소모적이고 쓸데없는 스트레스와 상처를 왜 굳이 주고싶은거죠;;; 진짜 여러모로 벽같고 이해가 안가서 댓글 안남기려다 남깁니다
2015.07.03 16:54
2015.07.03 16:57
2015.07.03 16:58
좋아요.
결론은 제가 호모포비아이자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사람인 것이죠
그걸 부정하진 않습니다.
그런가 봅니다.
2015.07.03 16:58
이렇게 솔직하고 점잖고 폭력적인 글이라니 뭔가 멍해집니다.
2015.07.03 16:58
2015.07.03 16:58
자기표현의 진실함이 폭력을 정당화하진 못합니다. 이 글 읽고 피가 거꾸로 솟는 분들 꽤 계실 거예요.
2015.07.03 17:00
2015.07.03 17:05
2015.07.03 17:53
저는 스스로 혐오감을 표현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느끼셨다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2015.07.03 17:05
자식이 동성애자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험난할지를 알기에 염려하는거라면 이해하겠는데
['혹시 그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으니 고쳐보기 위해 노력해보지 않을래?'
라고 말해보고 싶은것이 그렇게 무식한 시도일까요?]
네 무식한 시도입니다.
소중한 자식이 그 말에 얼마나 상처를 받을지는 생각 안 하십니까?
동성애자친구분이 님을 제대로 본 것 같네요.
솔직한 것이 언제나 옳은 건 아닙니다.
님은 그들을 지지한게 아니라 내 일이 아니니 무관심했던 수준 아닙니까?
2015.07.03 17:51
위에 글쓴대로
제 자녀가 그러지 않길 바란다는 것 자체가
동성애자와 완전히 연대할 수 없는 것이니
그건 지지도 아니고 무관심한 수준이라고 평한다면 그런거죠.
2015.07.04 00:19
이 글에 따르면 우중다향님은 동성애에 무관심한 비성소수자가 아니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혐오세력입니다.
2015.07.03 17:07
우중다향님의 글에 백퍼센트 공감한다기 보다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이해가 가는 글입니다.
저는 왠지 우중다향님이 쓰신 글과 사고의 방향성이라면 자식이 동성애자라도 솔직히 받아들이고 축복해주실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닙니다..)
세상에는 앞엣 말 다르고 뒤의 처신 다른 사람들도 많은데.. 스스로에게 솔직하다면 자식의 행복을 외면하실 리가 없겠죠.
2015.07.03 17:27
동성애를 싫어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건 아무 문제가 없어요. 애초에 취향 문제니까요. 근데 님처럼 자신의 취향을 남에게 강요하는 게 문제란 겁니다.
2015.07.03 17:37
뭐 부모가 설득한다고 될 일이던가요.
애들은 사소한 것도 지맘대로 하려고 드는 판에 자신의 인생 퀄리티가 달린 문제를 앞에 두고 부모의 헛점투성이 설득에 설득될 리가.
부모가 설득하든말든~ 비난하든말든~ 아이고 아버지 어머니 좋을 대로 하시오 난 당신들하고 씨름할 시간에 나라법을 바꾸겠소 하고 바꾼 게 이건데.
2015.07.03 17:41
2015.07.03 17:48
핏줄 이어주길 바라는 거 맞고
동성애가 완전히 선천적인 것인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두가지 문제가 있죠.
자녀를 가지지 않는 결과가 초래되는 선택을 할 경우
나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으니 설득을 시도해보겠죠.
제 말을 안들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이구요
대리모 등을 이용한 건 저만의 윤리적인 이유에서 반대할 것 같습니다.
이 글도 제 자녀라면 일단 설득을 시도해보겠다는 취지의 글이죠
2015.07.03 18:42
2015.07.03 17:41
엄청나게 폭력적인 글이네요.
커밍아웃하기 가장 어려운 상대는 부모죠. 아이가 커밍아웃을 했다는 건 이미 지난한 고민을 거쳐왔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 섰다는 뜻일 겁니다. 그런 상태에서 커밍아웃한 아이가 부모에게 듣고 싶은 말은, "그거 고칠 수 있을 거야, 고쳐보지 않을래?" 따위가 아닐 겁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바뀌지 않을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 그럴 때 부모가 아이에게 해줘야 하는 말은 "동성애자로 살아가는 데에는 험난한 세상이니 나라도 언제나 네 편이 되어줄게."이지 않을까요. 우중다향님 자신이 노력해서 동성애자가 될 자신이 있지 않는 한, 동성애자인 아이에게 노력해서 이성애자가 되어보라는 말은 해서는 안 되는 거에요.
친구분이 왜 '니가 양성애자가 되지 않는 한'이라고 선을 그으셨는지 알겠네요. 어떤 사람들은 상상력이 부족해서 실제로 자신의 일이 되어보지 않으면 전혀 이해도, 공감도 하질 못 하죠.
2015.07.03 17:44
2015.07.03 17:49
옳은 지적입니다. 본문에 밝혔듯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2015.07.04 04:06
2015.07.03 17:45
내 자식은 싫다가 아니라 내 자식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정도가 아닐까요?
듀란듀란박사님도 쓰셨지만 자기 자식이 차별받는 험난한 길을 가야 한다면 좋아할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내 자식이 커밍아웃을 해온다면... 대한민국에서 동성애자로 살아가는게 얼마나 힘들지 상상도 못할테니 정말이냐고 재확인도 해볼테고, 부모로서 나때문이 아닐까 자책도 해볼테고, 아닌척 현실부정도 해볼테지만.. 결국 남은 길은 힘이 되주는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아니면 흔한 막장드라마처럼 절연을 하던지.. (...)
몇년전 방영했던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송창의가 커밍아웃을 했을때 부모가 둘다 울었죠. 그건 자식이 게이라서 슬프거나 분노해서 나오는 울음이 아니라 그동안 숨기고 사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부모한테 말도 못하고 혼자서.. 라는 자책과 안타까움의 통곡이었어요.
내 자식이 커밍아웃을 해온다면.. 초기에는 혼동을 겪기는 하겠지만 결국 부모로서 힘이 되주고, 부모가 늙어 죽어도 외롭지 않게 좋은 파트너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2015.07.03 17:52
아이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제 아이들이 동성애자라면 마음이 편치는 않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아직은 동성애자-를 비롯한 소수자-가 살기에는 상당히 고달픈 곳이라는 점은 엄연히 현실이고
저는 제 아이들이 험난한 삶을 살기를 바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저라면 '세상 모두가 너에게 등을 돌리더라도 아빠는 네 편이 되어주겠다'라고 이야기 해 주겠습니다.
그것이, 저로서는 감이 상상도 하지 못할 어려움을 겪고 살아가게 될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도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아내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 믿습니다.
2015.07.03 19:03
2015.07.03 17:56
2015.07.03 18:06
설령 동성애가 반드시 지지해야만 하는 절대 진리라 할지라도 그렇게 생각지 않을 자유는 얼마든지 있어요, "그건 혹시 잘못된 것일 수도 있으니 고쳐보기 위해 노력해보지 않을래?" 이런 차원의 이야기가 아닌거 정도는 잘 아시잖아요. 부모심정 이해하고 그것을 굳이 부정하지 않는 모습 또한 충분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수 있다고 봅니다. "동성애는 지지하지만" 이 말만 뺀다면 뭐 문제될거 있겠습니까.
2015.07.03 18:24
만약이라는 전제라서 그런지 너무 속내를 생짜로 합리화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엔 만약 실제로 우중다향님께 이런 일이 생긴다면, 고통스러운 자식의 현실을 직시하시게 된다면 그 때 어떤 감정이 들고 어떻게 행동하실진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또 설사 이 글처럼 자식에게 요구하신들 타인이 뭐라고 비난할 입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게시판에 이런 글로 정당성을 주장하시면 동의할 순 없습니다. 동성애가 단지 성적 취향의 선택이라면 자기 일생을 걸고 그렇게 고달픈 편견과 차별이 예견된 삶을 선택하고 싶은 사람이 세상에 누가 있겠습니까. 자연의 섭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성소수자들 입장에게는 가슴에 못박는 말씀입니다.
2015.07.03 18:35
원래 무례한 글은 무례한 태도를 수반하기 마련인데... 태도와 내용이 이렇게 상반되니... 어찌 반응해야할지 난감하군요.
2015.07.03 18:44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에요. 가족이 패륜적인 일을 저지르려고 한다면 막는게 당연하지만 동성애 자체는 전혀 나쁜 게 아닙니다.
손주를 보기 위해 너의 동성애 성향을 바꾸라는 건 부모의 세계관에 자식을 억지로 밀어넣는거죠. 아무리 부드럽게 말한다고 해도 그건 폭력에 불과합니다.
말하자면 기독교인이 자신의 자식에게 신앙을 강요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세계관은 주입되는게 아니에요. 그 자체로 나쁘지 않은 거라면 바꿀 이유가 없어요.
2015.07.03 18:48
2015.07.03 19:20
물론 있을 겁니다. 이성애자가 예쁘장한 크로스드레서나 수술하지 않은 트랜스젠더랑 성매매하는 케이스요. 어느 방송에선가 인터뷰 하는 걸 봤는데 그런 식으로 동성과 성매매한 남자의 논리가 '호기심이다. 더불어 여친에게 항문 섹스를 요구할 수는 없어서..'였어요. 동성애에 눈을 떴다기 보다는 단순한 섹스중독이죠.
2015.07.03 19:35
양성애자들도 있지요. 그들이 전부 호기심때문에 한다고 할 순 없겠죠
2015.07.03 19:39
2015.07.03 19:43
2015.07.03 19:08
2015.07.03 19:14
피부가 파랗게 태어난 아이에게 '사람들이 너가 파랗다고 놀리는 건 그쪽이 잘못하는 거야. 그런 태도가 잘못되었음을 알리고 다 같은 사람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우리 찾아보자'라고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너더러 놀리니까 너 그만좀 파래보는 게 어떻겠니?'라고 하는 부모라면 아마도 아이가 '그럼 넌 내 부모를 그만 해보는 건 어떨까?'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2015.07.03 19:28
어차피 이런 식의 편견을 가진 사람이 많은게 현실이라면 차라리 이렇게 나 꼰대요, 라고 솔직히 인정이라도 하는게 그나마 낫다고 생각은 하지만... 결국 바뀌어야 한다면 하루아침에 성소수자를 인정하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이런 식의 단계를 거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 너무 날 세울 것은 없지 않은가 싶습니다. 나름 노력하는구나, 라는 생각은 드네요 제 생각엔.
2015.07.03 20:16
2015.07.03 20:17
제가 최근에 한글 이해에 대한 인식이 조금 떨어져서 본문을 읽고 궁금한점이 있는데요, 이글이 본인의 동성애자 친구분과의 대화후 바꿔 갖은 생각인거죠? 다양한 각도나 다양한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나 연구결과등을 읽고 느낀 종합적 생각이 포함 됐는지 궁금하네요. 누군가 나를 어느 집단의 표본으로 본다는건 좀 무섭더라구요 나는 그냥 나 일뿐인데요. 글은 차분한 톤을 지키고 있지만 영화퍼니게임을 보고 난 후에 느꼈던 오싹함이 몰려옵니다.
아, 그리고 이미 보셨을수도 있지만 혹시해서 apa 에서 내놓은 동성애에 관한 의견 링크 해드려요. 미국이 옳다 라는 의도는 아니구요 적어도 이사람들 다방면에서 연구를 하고 있으니 연구결과가 어떻게 나오고 있는지 심리학자들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보는것도 시각과 생각을 넓혀줄수 있을거 같아서요. http://www.apa.org/topics/lgbt/orientation.aspx
2015.07.03 21:37
댓글을 삭제합니다.
2015.07.03 21:54
댓글 삭제 감사합니다. 저 역시 감정적인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것으로 상처받으셨다면 사과드립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2015.07.03 22:02
2015.07.03 22:08
고양이대학살님과 plbe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흥분해서 써놓고 보니 부끄럽습니다.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제 댓글을 읽고 불쾌하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015.07.03 22:12
2015.07.03 22:17
어떤 점에서 틀렸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우중다향님의 글이 정당하다고 생각지 않지만, 그 정당치 않음에 비해 polyester님의 댓글이 지나치게 원색적이라 생각해서 그런 대댓글을 달았는데요.
2015.07.03 22:22
2015.07.03 22:29
제 댓글은 (몇 글자가 빠지고 더해질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이러했습니다.
"이렇게 글쓴이에게 원색적이고 증오범벅이 된 댓글이 저에게는 더 두렵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제 곁에 한 명의 시민으로서 존재한다는 사실이 무섭네요. 전 우중다향님의 결론이나 생각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글쓴이가 이런 표현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댓글이나 지우시죠"
2015.07.04 00:37
고양이대학살 / "너같은 존재가 내 아이는 아니었으면 좋겠어.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해도 바꾸라고 할꺼야. 이건 자연스러운 내 감정이고 설령 그게 그릇된거라 해도 어쩔수 없지. 그들은 사실 인류가 번식할 기본 가치에도 어긋나고 그렇잖아. 난 그들을 존중하지만 아무튼 나는 그래. 이게 내 신념이고 종교야"라는게 거칠게 요약한 이 글의 내용이죠.
그 '너같은' 존재들,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분개할만하지 않겠어요?
그 사람은 뭘 잘못했다고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하는걸까요? 그렇게 소수로 태어난 죄? 누군가가 믿는 종교의 인간상에 부합하지 않는 죄?
그 얘길 애둘러, 점잖게 표현한다 한들 내용이 바뀌진 않아요.
그리고 이 얘긴 앞선 글의 댓글에서 한차례 나왔던 얘기죠. 거기에 줄줄이 댓글이 달렸고요. 이분께서는 그 댓글들을 읽고 다시 말씀하고 계세요. 그래도 어쩔수 없이 나는 그런다고.
저 또한 앞서 표현한것처럼 글쓴분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에요.
그러나.
많은 의견을 들었고,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그런 점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도 댓글을 통해 알았다면..최소한 이런 생각을 손쉽게 표출하진 않을것 같은데..싶은 생각은 드는군요. 나아가 의식도 바뀌면 좋겠지만..뭐 댓글 몇개로 사람 신념이라는게 그리 쉽게 바뀌진 않을거고요.
2015.07.03 22:02
우중다향님의 말씀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자식을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는 수단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그렇고, 동성애가 틀린 것일 수 있다는 가정도 이해하기 힘드네요. 마치 이건 '여성으로 사는 것이 '틀린' 것일 수 있으니 남성으로 살아보지 않을래?'처럼 들립니다. 또, 이성애자로 사는 것이 반드시 동성애자로 사는 것보다 유전자를 남기는데 유리하지도 않습니다. '친절한 게이 삼촌 이론'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이론에서는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인 형제의 자식을 돌보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때로는 직접적으로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것보다 유전자를 남기는데 더 유리할 수 있는 것을 입증합니다.
2015.07.03 22:54
2015.07.03 23:20
성의있는 답변 감사합니다. 조금 더 제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polyester님이 느끼신 감정은 plbe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또한 정당한 것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증오심을 느끼는 것과 그것을 날것 그대로 표출하는 것 사이에는 큰 간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글에 대한 댓글이 고통을 당했을 때의 비명소리처럼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인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때로는 저도 저의 의지와 무관하게 자신의 종교를 전도하려는 자들이나, 저의 가치관이나 존재를 송두리째 부정하려는 이들에게 큰 분노를 느낍니다. 욕지거리가 목구멍에서 올라올 뻔한 적도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그것을 그대로 그들에게 표출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배출이 무용하다는 것도 알거니와, 무지로 인한 그들의 행동이 그러한 모욕을 받을만큼 악의적이라 생각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우중다향님의 글 역시 마찬가지로, 그 글의 내용이 소수자에 대한 편견으로 쓰여졌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보건데 그것은 무지로 인한 것이지 악의로 인한 것이 아니며, 저주의 말을 들을 정도의 글은 더더욱 아니라 생각하기에 그런 댓글을 남겼습니다. plbe님께서 말씀하신대로, polyester님께서 댓글을 삭제한 지금와서 제3자 간의 설왕설래는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네요.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2015.07.03 23:31
2015.07.03 23:40
무지로 인한 죄 역시 죄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무지 자체가 죄는 아니지요. 만약 우중다향님께서 개인의 편견을 토대로 실제 자신의 자식에게 동성애자임을 포기하도록 강용한다면, 그것이 형법상 범죄는 아닐지언정 도덕적 비난을 받아야 하는 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이 글에서 우중다향님은 자신의 무지를 드러냈을지언정 실제 그것을 바탕으로 죄악을 저지르지는 않았습니다.
2015.07.03 23:52
2015.07.04 00:00
2015.07.03 23:12
저 때문에 싸우지들 마세요... 흑흑;
제가 굉장히 노골적인 증오를 쏟아낸 댓글을 썼다가 지운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지나치게 강한 증오의 표출로 인해 아무 상관없이 괜히 댓글창을 본 무고한 게시판 이용자들의 기분까지 불쾌하게 만든다.
2. 많은 성소수자들이 이러한 적개심을 갖고 산다는 오해를 줄 수 있다.
3. 나의 댓글을 비판하느라 본문글과 별 관련이 없는 논쟁이 생성될 수 있다.
4. 본문글을 비난하느라 나 자신도 본문글과 똑같이 "예의바른 척하지만 폭력적인" 수준이 되고 만다.
저는 고양이대학살님이 하신 말씀을 들을 만한 댓글을 썼고, 그런 비난이 저에게 가해질 것이라 예상도 했지만
그래도 참을 수 없어서 썼던 것입니다.
그리고 고양이대학살님과 plbe님께서 지적하신 부분들이 맞다고 생각되어 지웠고요.
저에게는 두 분의 말씀이 다 맞습니다.
그리고 지금 두 분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고 대체로 비슷한 방향이므로 소모적인 언쟁을 하실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이제부터는 다시 본문글에 대한 반박과 비판에 집중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2015.07.03 23:25
댓글 감사합니다. 소모적 논쟁은 그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본문에 대한 비판이 더 중요하니까요.
2015.07.04 00:16
우중다향님은 본인의 글을 '옳지는 않지만 불가피한 무지함'정도로 포장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무지하기만 한 것은 아니고 무지에 더해 굉장히 의도적으로 악의적입니다.
저는 역설적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부분에서 우중다향님의 '악의'를 봅니다.
우중다향님은 자신의 글이 성소수자들에게 상처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정말로 죄송했다면 이 글을 쓰지 않았겠죠.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이런 글을 버젓이 쓴 이유는
자신이 상처주는 존재들이 만만하고, 무시할만하고, 이런 말을 들어도 된다고 생각하며
그들의 반발이 자신에게 위협적이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육체적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정신적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게
더 유리하고 이롭다는 생각을 떨쳐내기가 어렵습니다.
동성애보다 이성애가 훨씬 유리하고 선택할 수 있거나 바꿀 수 있다면
이성애를 개발하고 장착해라.
동성애보다 이성애가 사회에 적응하고 살아가는데 훨씬 유리하고
너의 유전자를 후세에 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부분에서 우중다향님이 어떠한 관점에서
성소수자들이 이성애자들보다 열등한 존재라고 생각하는지가 보입니다.
명백하게 우중다향님은 성소수자들을 자신보다 저열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모든 차별을 반대하고 연대의 관점에서 동성애를 당연히 지지한다"고 한 말은 물론 거짓입니다.
이 글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어쩔 수 없는 솔직한 자기 표현'이 아니라
'성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를 무신경하게 쏟아내며 차별을 조장하는 언어 폭력'입니다.
본인이 위선자에다가 잔인한 혐오세력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본인의 틀린 생각을 옳은 방향으로 수정하시길 바랍니다.
2015.07.04 01:09
여기에 공감합니다. 지역차별은 나쁜 거지만 내 미래의 배우자나 내 자녀의 배우자는 전라도 출신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누군가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대부분의 정상적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감히 그딴 소리를 공개적으로 못할테지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는 반대하지 않지만 내 자녀가 동성애자는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말은 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누울 자리거든요. 꽤나 공정한 사람인척 하며 쏟아내는 논거는 그야말로 진부함 중에 진부함이네요.
2015.07.04 12:05
2015.07.04 01:40
2015.07.04 02:06
동양의 음양사상을 좋아하신다니 관련 공부를 하신 분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제가 대학교 수업시간 때 들었던게 생각나서 적습니다. 음양이론으로 동성애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태극 무늬는 원 모양 속에서 청색과 홍색으로 상징된 음양이 조화를 이루는 형상인데, 청색이 작아질수록 홍색은 점점 커지는 상대적인 크기, 즉 상대성을 가집니다. 전체가 원으로 표현된 이유는 음과 양이 결국은 하나라고 보기 때문이고요. 이는 이성과 감성이 하나라고 이르는 것과 같습니다. 덜 이성적일수록 더 감성적이고, 덜 감성적일수록 더 이성적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이성과 감성의 양 극단과 그 사이의 상대적인 상태들이 존재할 뿐, 각각의 감정이 아니라는거죠.
이와 같이, 음양은 음과 양의 양 극단으로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상대적 상태를 가지는데, 분류하자면 네 가지가 됩니다. 1.음 2.양 3.음으로 가는 양 4.양으로 가는 음.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양인과 음인으로만 나누는게 아니라,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의 사상체질로 분류합니다.
사람의 성별에 대해서도 극단적으로 남자와 여자만 있는게 아니라, 남자, 여자, 남성으로 가는 여자, 여성으로 가는 남자라는 네 가지 분류가 가능한거구요. 더 자세히 보자면 남자와 여자라는 음양의 양 극단 사이에, 상대적인 다양한 성 정체성의 상태가 나타날 수 있는 겁니다. 남자 끼리만 있어도 더 남성적인 남자와 덜 남성적인 남자가 있듯이요.
이처럼 음양사상은 호모포비아적 사고가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성 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입니다.
2015.07.04 04:41
2015.07.04 09:19
2015.07.05 00:04
여기서야 바락바락 대들고 싸움 조장할 글이 맞긴한데 오히려 무척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입장으로 느껴집니다.
사회생활은 잘 하시겠어요 ㅎㅎ
저도 솔직한 댓글 적고 싶은 욕구를 떨칠 수가 없는 글이네요. 호모포비아 인증을 참 길게도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