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이런 건 아닐 거예요. 연애가 끝난 뒤엔 며칠 간격으로 연애하면서 내가 미안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치곤 하는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제가 차였거나, 혹은 찼거나, 나중에 남는 기억들은 이상하게도 기쁘고 즐거웠던 추억들보단 제가 잘못했던 일들이 제일 크게 남아요.

가장 최근 연애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여자친구 때문에 정말 마음고생이 심했고 그래서 수도 없이 깨졌다 붙었다를 반복했어요. 그렇게 힘들었던 연애였고 제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때까지 가서야 헤어진 건데도 결국 또 이런 순간이 오네요.

제가 견디지 못해 헤어지자 할 때 저를 울며 붙잡던 그 친구의 얼굴, 얼굴, 저와 부둥켜 안고 울었던 순간들, 아직 어린 친구에게 가혹하리만치 성숙할 것을 요구했던 저 때문에 그 친구가 힘들어 했던 순간들... 언젠가 여느 때처럼 헤어졌다가 막 다시 붙었을 즈음, 그 친구가 제게 카톡으로 동영상을 보낸 적이 있었어요. 거울을 보고 있는 자신을 그저 가만히 1분 가량 찍고 있는 영상이었고, 그 영상을 볼 때 공교롭게도 다이나믹듀오의 '참고 살아'가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그 영상을 보는데 턱 한 쪽에 찌인하게 시큰한 느낌이 들더니 코 끝이 찡해지고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그 음악만 들었다 하면 그 때처럼 턱 한 쪽이 시큰해져요...

오늘도 그 영상의 이미지가 불현듯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맥주 두 캔을 안주도 없이 빠르게 들이켰더니 별로 취기도 없는데 그 영상만 더 선명해져요. 왜 여기까지 오게 된 걸까요? 내가 더 여유있는 마음, 넓은 가슴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그 친구는 덜 아팠을까요? 그 친구랑 다시 잘해볼 자신은 없지만 이런 이미지가 머리를 스치니 그 친구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요. 물론 그렇게 괜히 연락 또 트면 결국 후회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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