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개창하려는 태조와 불교를 견제하려는 바티칸이 밀약을 맺어 흑마술로 만든 좀비로 고려를 무너뜨린후 모든 것을 비밀로 부친다.'

이 작품이 문제가 되었던건 1,2회가 방영된 이번주가 처음이 아니라 캐스팅 발표와 함께 시놉시스가 공개된 작년 4월입니다. 그해 9월쯤에 다시 비판여론이 나오자 제작진은 문제가 될 부분을 수정해서 제작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나온 드라마가 첫회부터 벽에 부닥칩니다. 지금까지 전개로 봐서 딱히 바뀐 내용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성과 상식을 가뿐히 뛰어 넘는 충격적인 배경 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킹덤'을 벤치마킹하고 '조선' + '엑소시즘'이라는 키워드로 만들 수 있는 결과물 치고는 좀 약을 많이 빤 듯한 인상입니다.

첫회부터 눈길을 끌기 위해서인지 작품의 전개가 좋게 말해 과격합니다. 폭력성, 선전성의 표현 수위도 19세에 맞게 굉장히 높고 속도도 빠릅니다. 어느 시점에선 쉴 틈도 줄만한데 시종일관 인물소개나 사건진행이 대체로 '난데없이' & '과하게' 이뤄집니다.

태종은 과하게 비정하고 양녕은 과하게 반항적이고 충녕은 과하게 순진합니다. 과하게 어둡고 폭력적인 장면들이 쏟아지고 이를 상쇄하고자 유머러스한 장면들이 타이트하게, 또 난데없이 터져나옵니다.
충녕은 난데없이 말에서 떨어지고 구마사 일행과 난데없이 기싸움을 벌입니다. 예산과 보조 출연자를 제법 쓴 전투장면이 과하게 나오고 무녀의 굿장면이나 농악패의 공연같은 장면도 진지하고 과하게 오래 나옵니다.

진행이 미친듯이 빨라서 제법 중요할 듯할 비밀 떡밥을 첫회부터 떠먹여줘 앞으로의 내용을 도대체 뭘로 채울려나 걱정될 정도입니다. 그만큼 자신있다는 건가? 싶습니다.

사실 사극의 복식, 소품이 고증 무시하고 나온 지는 제법 오래 되었고 엔터업계에 중국 자본이 들어온 것도 한두해의 일이 아닌터라 이 사태가 동북공정의 일환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좋게 말하면 한국 드라마 업계도 헐리우드처럼 세계화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솔직히 이 드라마에서 제일 흥미로운건 괴력난신이라 불리는 '언데드' 들의 존재입니다. 좀비+흡혈귀+엑소시즘을 섞은 탓에 각자의 클리셰가 제멋대로 총출동해서 튀어 나옵니다. 좀비처럼 머리를 잘라야 죽고 뛰어 다니기도 하고 구울처럼 피를 빨고 또 한편으로는 악령에 홀린듯 무기도 쓰고 구마의식을 하면 그게 또 먹히고....

마지막 편일지 모를 2편까지의 총평을 하자면 '뭔가 기괴하고 사악해 보이고 한편으로는 순진할 정도로 가치전복적인 그 무엇'이라 표현하겠습니다. 동북공정의 사악한 의도를 가졌거나 아니면 '이 정도 파격은 괜찮겠지'하는 순진함의 결과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원히 못볼지도 모를 결말은 충녕이 '조선구마사'가 되어 아자젤을 봉인하고 마지막 장면은 현대의 박물관에 세종 어진이 비춰지고 세종의 손등에 육망성 문신이 살짝 보이는 씬으로 끝날것 같습니다.

종영 얘기가 나오는데 이미 13,14회차를 촬영중인 300억짜리 작품을 과연 순순히 포기할수 있을까 싶고, 또 한편으로는 몰래 제작 완료해서 중국 OTT에 팔아 먹었다가는 제작사가 불바다가 될지도 모를텐데...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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