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2021.03.23 23:37

조성용 조회 수: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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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타니언]

 케빈 맥도널드의 신작 [모리타니언]은 관타나모 수용소에 10여 년 넘게 수용되었던 모헤마두 울드 슬라히의 회고록 [Guantánamo Diary]를 각색한 영화입니다. 영화는 그를 중심으로 그를 대변하게 된 명망 높은 인권 변호사 그리고 그를 기소하려는 미군 검사 사이를 오가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그 결과물은 상투적이지만 배우들의 좋은 연기는 이를 잘 보완하는 편입니다. 조디 포스터와 베네딕트 컴버배치야 믿음직한 가운데, 주인공을 맡은 타하르 라힘은 영화의 최고 장점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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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로빈 라이트의 감독 데뷔작 [랜드]는 한마디로 간결하고 소박합니다. 라이트가 연기한 주인공 이디는 어떤 개인적인 비극으로 인한 충격과 슬픔으로 상당히 고생하고 있는 여인인데, 그러다가 결국 그녀는 모든 것을 접어두고 와이오밍 산골 한복판에 있는 작은 오두막에서 홀로 살기를 택하게 됩니다. 물론 그녀는 그 험한 자연환경 속에서 혼자 먹고살기는 힘들다는 걸 곧 생생하게 체험하게 되지만, 영화는 다행히 험악한 생존 드라마가 아니라 고요한 힐링 드라마에 더 가깝고, 나중에 그녀에게 상당한 도움을 주게 되는 한 타인으로 인해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좀 훈훈해지지요. 전반적으로 간소하긴 하지만,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이야기와 캐릭터를 간결하게 굴려 가면서 찡한 여운을 남기니 살짝 추천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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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바시티 블루스: 부정 입학 스캔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작전명 바시티 블루스: 부정 입학 스캔들]은 재작년에 미국을 들썩이게 한 대학 부정 입학 스캔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사건에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을 갖고 있어서 다큐멘터리에서 보이는 요지경에 그리 놀라지 않았지만, 자식들 명문대 보내려고 기꺼이 뒷돈 갖다 바치는 상류층 인간들 보다 보면 기시감이 들 수밖에 없지요. 소재를 좀 더 깊숙하게 파고들었으면 좋았겠지만, 여러모로 재미있었다는 건 인정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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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먼 곳]

 [한강에게]의 감독 박근영의 신작 [정말 먼 곳]은 전작만큼이나 담담하고 고요한 편입니다. 강원도 화천에 있는 한 양 목장에서 그저 조용히 살아가려는 주인공의 일상이 서서히 흔들려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잡아내는 동안, 영화는 한적한 산골 분위기로 우리 시선을 붙잡아가고, 그러기 때문에 영화 끝에 감도는 시적 여운은 상당한 편입니다. 건조하지만, 어느 정도 인내를 가지고 감상할 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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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

 [파이터]의 주인공 진아는 사회적응 기간을 막 거친 젊은 탈북 여성입니다. 아직도 중국에 남아있는 아버지를 데려올 때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그녀는 갖은 일들을 다 하는데, 그러던 중 그녀는 한 체육관에서 청소하는 동안 여성 복싱 선수들이 훈련하는 것을 지켜보게 되고, 곧 그녀의 관심은 체육관 관장과 트레이너의 눈에 띄게 되지요. 이 정도만 말씀드려도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훤히 보일 것 같지만,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스포츠 영화 관습과 클리셰를 의도적으로 피하면서 주인공 내면에 꾸준히 집중하는 편이고, 주연 배우 임성미의 연기는 이를 든든히 지탱합니다. 담백하지만 그 결과물은 생각보다 알찹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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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ie Eilish: The World's a Little Blurry]

 얼마 전 애플 TV에 올라온 다큐멘터리 영화 [Billie Eilish: The World's a Little Blurry]를 지난주 일요일에 한 번 봤습니다. 빌리 아일리시에 대한 배경 지식이 별로 없어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아직도 경력 초반인 아일리시가 좀 더 인생과 음악 경험이 쌓인 후에 만들면 이보다 더 재미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더군요. 상영시간 140분이 술술 흘러갔지만, 2% 부족한 인상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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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모 블로거 평

 “In conclusion, “Zach Snyder’s Justice League” is better than expected despite its many imperfect sides, which, to my little surprise, I came to overlook willingly when I watched it at last night. I do not think I will revisit it that soon, but I agree with others that this is an interesting case showing the bests and worsts of recent superhero movies together, and I assure you that you will be very satisfied if you have been eagerly waiting for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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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날]

 작년 말에 개봉한 국내 영화 [잔칫날]을 뒤늦게 봤습니다. 예고편에서 보인 대로 투박한 통속극이긴 하지만, 상황이 가면 갈수록 진짜 답답해져 가는 주인공 심정을 차분히 지켜보면서 감정을 잘 쌓아가더군요. 보는 동안 자주 한숨이 나오지만, 그래도 끝까지 보게 만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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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내 영혼의 자화상]

 지난 말에 국내에서 개봉한 핀란드 영화 [헬렌: 내 영혼의 자화상]은 여성 화가 헬렌 쉐르벡의 말년 인생과 경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마이크 리의 [미스터 터너]처럼 본 영화도 꽤 건조하면서 담담하고, 그러니 처음부터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을 갖고 봐야 하지만, 영화 자체는 여전히 꽤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아트하우스 영화입니다. 간간이 텁텁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유익한 경험이었고, 언젠가 쉐르벡의 작품들을 직접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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