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예상한 기대치는 굉장한 감동도 아니고 사람들 말처럼 "잔잔한 감동" "잔잔한 인간애" 거기서

느껴지는 웃음지을 수 있는 순간이었는데 정말 주말 완전히 망쳤다 싶네요.


무엇보다 어머니랑 같이 봤는데 영화관 나오면서

어머니 왈

"정말 황당한 영화다. 이게 무슨 시간낭비냐"

나: "그러게요. 정말 말이 안나오네요."



제가 정말 큰 맘먹고 바쁘고 몸도 안프지만 엄마랑 보러가기로 단단히 약속도 하고

즐거운 시간 가질줄 알았습니다.


물론 영화는 기대치에 어그러질 수 있지만, 최소한 윤여정씨 할머니 캐릭터의 생명력, 활발하고

긍정적인 성격, 전형적인 할머니상(헌신, 헌신, 인내, 자기 희생) 이런 거에서 벗어난거 같아서


손자와 관계회복될 때 아, 이건 적어도 별점 3정도는...... 왠걸 갑자기 할머니 뇌졸중, 이후 급격히

무기력, 캐릭터 거의 없죠. 불낼 때 빼고는.



감독이 말하고 싶은건 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진대신 손자에게 튼튼한 심장을 줬다라는

그런 고전적인 역시 희생 스토리인거 같은 감이 오더군요.


현실에서는, 뇌졸중은 예고하고 안오죠. 그리고 노인들에게 많은 질환이고 이보다 더한 업친데 덥친격으로

죽어라 죽어라하는 가족들 많습니다. 그런데 영화관에서 그런 영화를 보고 싶을까요?

적어도 저는 아니에요.


노인과 아이의 우정을 그린 영화로 제 추천작은 빌 머레이가 나오는 "세인트 빈센트"입니다.


제가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면 느낀건 아내가 남편에게 "난 더이상 당신을 견딜 수 없어"라는 말을 한거에요.

처음에 허허벌판인 시골에 심장병인 아들-병원이 천리 만리 밖인데 무조건 잘될거라면서 농장이 내 꿈이라면서

온가족 끌고가는건 정말 미친 X죠.


병아리 감별사로 지친 것도 이해가고 그 당시 제가 교민사회를 모르니까,

얼핏 이해가 안가지만 미국땅에서 한국 농산물을 재배할 수는 있었겠죠.


다만, 50에이커나 된다는 땅에 단 2명의 남자가 도시에 납품할 정도로 대규모 농사가 가능한가요?


그리고 부인이 상당히 주관도 뚜렷하고 똑똑한 여자인거 같은데

남편의 한마디로 대책없는 고집에 죽지못해 끌려다니면서 갈등하는거 보는게 고역이었어요.


마지막 장면까지도 다시 일어나보자는 메시지에 설득이 전혀 안되더군요.


전 윤여정씨 연기는 정말 좋았습니다. 아이들 연기도 그랬고. 그러니 전 윤여정씨를 "윤스테이"에서 보면 되겠네요.


스티브 연은 워낙 싫어해서 캐릭터와 합쳐져서 정말 별로였어요.

아이들이 있으면 되도록이면 이혼안하는게 최선이라는 생각을 하는 편인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 남자와는 헤어지는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식 이혼을 안하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도시로 나가서 사는게 낫다는 생각, 남편 고집에

끌려다니지 않는게 삶의 질을 위해서 낫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이 영화보고 " 그 정도로 망한 영화는 아니야. 난 그래도 볼만했는데"라든가 "난 감동이었어"라는 분들은

저의 폭언(?)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실거에요. 영화감상이야 사람 주관이니까요.


- 이 영화가 미국사람들이 딱 좋아할 이민 가족 이야기라는 말이 어떤 지점에서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이민자들이 미국땅와서 죽을 고생하는거? 그러다가 가족애로 서로를 끌어안는거?

 


- 아버지 외삼촌께서 60년대에 텍사스로 이민을 가셔서 말그대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셨죠. 대강 이야기는 간접적으로 들었지만

  그 분과 그 분 아들을 뵈었을 때 좀더 이민 생활에 대해서 들어봤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군요. 이 영화 배경인 80년대보다

  휠~씬 척박하고 그 당시 텍사스에는 한인도 별로 없었다고 들었어요. 2019년에 국내에 이제 마지막 방문일 것이라고 하시면서

   우리집에 오셨습니다. 아, 이제는 돌아가셨다는 연락 밖에는 못받겠구나 싶어서 저는 그 분과 시간을 보낸 사이도 아니지만 마음이 울컥하더군요.


- 아, 엄마한테 정말 미안하고 미안해요. 영화보고 나니 배는 고프고 엄마는 정말 피곤해하고 나도 피곤하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더라구요. 이 영화 주요 소재가 모녀관계인데 이게 뭡니까.


-차라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배달을 시키든가 포장을 해오든가 해서 식사나 배불리 하고 요즘 재밌게 보던

 "유퀴즈"나 "윤스테이"를 볼 걸 그랬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09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09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411
115239 트위터 내 답글이 왜 상대 타임라인에서 안보이는거죠 [8] 가끔영화 2010.06.21 4247
115238 [바낭] 오늘 무릎팍도사 유준상 [3] 봄눈 2013.01.11 4246
115237 일본의 하야부사 대단하네요. [8] carcass 2010.06.16 4246
115236 성폭행 옹호자가 경찰이 된다면 믿을 수 있겠나요? [30] 사과식초 2012.04.09 4245
115235 추운 사무실에서 일할 때 손시려움 대책 있으세요? + Museum of Sex [12] loving_rabbit 2012.02.13 4245
115234 심리학계의 아이유, 황상민 교수의 나꼼수 비키니 심리분석 [14] management 2012.02.07 4245
115233 나가수 역대 순위 [6] 메피스토 2011.10.09 4245
115232 [사진] 혹시 눈치 채셨습니까? [9] 서리* 2010.08.26 4245
115231 아기 고양이를 주웠어요 [13] 프레리독 2012.10.03 4244
115230 자매 살인범 김홍일을 은둔형 외톨이라고 단정짓네요 [14] 유은실 2012.09.14 4244
115229 7광구 사망 직전이네요..... [15] 디나 2011.08.17 4244
115228 [스포일러] 투덜투덜 레리꼬... 말고 겨울 왕국 잡담 [9] 로이배티 2014.02.10 4244
115227 주소단축이 무서운 결과를 부를 수도 있군요. [11] 나나당당 2010.10.24 4244
115226 지금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의 자칭 다이버 [4] espiritu 2014.04.18 4244
115225 [듀나 in] 혹시 경희대 분 계신가요? [6] 이뉴 2010.06.06 4244
115224 제자리 높이뛰기(서전트점프) 김연아와 장미란은 [4] 가끔영화 2014.12.25 4243
115223 분짜 Bún chả [16] 늘보만보 2014.09.19 4243
115222 망했어요 망했어!! ㅠㅠ 다시는 홈쇼핑으로 음식 사나 봐라.. [9] 씁쓸익명 2013.09.18 4243
115221 [듀게 옆 대나무숲]퇴사 신청했습니다. 용기를 주세요. [11] 知泉 2012.10.15 4243
115220 450명의 멀쩡한 환자에게 유방암 선고로 가슴 절제수술을 한 의사. [4] 자본주의의돼지 2012.11.09 424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