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관심 있던 게임이었는데 게임패스에 올라왔길래 당시에 바로 설치하고 한 시간 정도 하다가 별 이유 없이 봉인... 해둔 걸 이번 달에 이제 사라진다길래 영차! 하고 엔딩 봤습니다. 리스트에서 사라진다고 하면 갑자기 플레이 욕구가 마구 솟아나는 건 어떤 분야이든 마찬가지인 듯.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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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스테인드라서 배경도 스테인드 글래스... 인 게 맞습니다. ㅋㅋ 게임 속에서도 순간이동 포털로 계속 스테인드 글래스가 나와요)



 - 그러니까 '악마성 드라큘라'라는 고전 게임이 원작(?)인 거죠. 일본 게임판에서 흔한 일인데, 옛날 인기 시리즈들 중에서 오랜 세월 후속작 없이 그냥 방치된 게 많거든요. 그걸 예전에 그 회사 소속으로 악마성 만들던 양반이 독립해 나와서 '정신적 계승작' 드립을 치며 후원금을 모아 만들어낸 게임입니다. 제작 기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후원자들 & 악마성 팬들의 원성이 있었다지만 전 후원자도 아니고 손꼽아 기다린 팬도 아니어서 그냥 게임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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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게임이 속하는 메트로배니아... 라는 장르에 대해선 위의 짤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네모네모하게 구분되는 구역들을 탐험하며 목표를 찾아 임무를 수행하는 게임인 거죠. 그러면서 어떤 구역에 들어가려면 특정 아이템이나 스킬이 필요하다... 는 식의 제한을 두고 여기에 스토리를 얹는 겁니다. 간단히 말해 '뚫린 길로 다니다가 보스를 만나서 스토리 힌트를 얻었는데 이 놈을 무찔렀더니 다음 구역으로 갈 수 있는 열쇠를 주더라!'는 식으로 전개가 되죠. 


 그러니까 사실은 낡은 장르입니다. 2D 게임기 시절의 구린 스펙으로 넓은 맵을 구현하다 보니 구역 구분이 생긴 것이고, 플레이어가 맘대로 못 돌아다니게 하기 위해 스킬이나 아이템으로 구역 개방이 되도록 해 놓은 거구요. 당연한 듯이 구역별로 세이브 포인트가 있어서 그 지점이 아니면 세이브도 안 되고. 물론 자동 저장 따위도 없어서 도중에 죽으면 마지막 세이브 내용으로 롤백!


 그래서 취향에 따라 구리고 불편한 게임! 으로 끝날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이게 세월 흐르면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아 버려서 그냥 '구리다'라기 보단 개성, 하나의 장르 같은 걸로 인정 받는 중입니다. 그래서 꾸준히 이 장르 게임들이 나오고 그 중엔 수작들도 종종 있고 그래요. 대표적으로 '오리' 시리즈가 있죠.

 게다가 이 게임의 경우엔 애초에 '원 제작사 코나미가 제대로 된 신작을 안 내놓으니 원래 이 시리즈 만들던 내가 옛날 느낌 그대로 즐기게 해주마!'라는 식으로 후원 받아 만들어진 게임이라 더더욱 이 장르의 낡은 느낌은 단점이라고 지적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취향에 안 맞을 순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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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도한 건진 모르겠지만 일러스트조차 요즘 트렌드랑은 좀 다른 느낌입니다. 뭔가 좀 90~00년대 일본 일러스트들 느낌이 나지 않나요. ㅋㅋ)



 - 게다가 게임을 잘 만들었어요. 네, 아주 간단히 말해서 '잘 만들었습니다'.


 3D로 모델링해서 2D로 구현한 그래픽은 게임의 제작비를 고려할 때 기술적으로 무난하면서 미술적으로는 보기 좋은 편이구요. 킥스타터로 만들어진 게임 치고는 대사들도 거의 다 음성을 구현해 놓는 호사도 부리고 있고... 음악도 듣기 좋아요.


 결정적으로, 원래 이 시리즈 제작자로 유명해진 사람답게 팬들이 이 시리즈를 좋아했던 포인트들을 집용하게 잘 살려놨습니다. 

 '고전적으로' 어두침침하고 괴이한 분위기의, 그리고 구역별로 컨셉이 확실한 맵은 탐험하는 재미가 충분하고.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양의 장비들과 스킬들은 파밍과 업그레이드의 재미를 주고요. 뻔한 스토리는 그래도 흔히 말하는 '왕도적 전개'로 딱히 구리다고 지적할만한 부분 없이 깔끔합니다. 적들도 다양하고 보스도 엄청 많고 또 이 장르의 핵심 포인트인 '숨겨진 요소'들도 아주 풍부해요. 거기에다가 엔딩 후 선택 가능한 추가 플레이어블 캐릭터, 다회차용 빡센 난이도, 다양한 게임 모드 등등 다회차 요소 또한 충분해서 장르만 취향에 맞으면 풀프라이스를 주고 구입해도 후회 없겠다 싶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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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비 대비 훌륭!!!)



 - 단점이라면... 스킬과 장비가 허접한 초반이 좀 지루합니다. 플랫포밍으로 맵 탐색하는 게임 주제에 너댓시간 이상 플레이해야 간신히 이단 점프를 주더라구요. 캐릭터 걷는 속도도 기본적으로는 빠르지 않은 편이라 마음의 여유를 강요하구요. (물론 나중에 가면 쾌속 달리기 스킬이 생깁니다. 나아~중에. ㅋㅋㅋ) 또한 초반에 얻는 마법들이 눈으로 보기에 그렇게 즐겁지 않다 보니 게임을 시작하고 한동안은 액션도 심심한 느낌을 줍니다. 아마 그래서 제가 첫 시도(?)에 접었던 것 같기도 하고. 

 뭐 나중에 스킬 많아지면 빠르고 쾌적하며 시원하고 화려한 진행 가능해집니다만. 그러기까지 최소 4~5시간 이상 걸리니 단점이라 해도 되겠죠. 참고로 저는 노멀 난이도로 엔딩 보는데 20시간 남짓(...) 걸렸으니 대략 전체의 1/4 정도를 견뎌낸 셈이네요. ㅋㅋ 제작자도 이런 생각을 했는지 2회차를 하면 쾌속 달리기 스킬을 계승시켜줘서 처음부터 쌩쌩 달릴 수 있더군요.


 그 외엔 뭐... 기술, 장비가 지나칠 정도로 많지만 결국 쓰던 것만 쓰게 된다. 뭐 이런 지적들을 받기도 했던 모양이지만, 애초에 '메트로배니아' 게임은 탐험 및 득템이 핵심 재미인 장르이고, 그래서 습득할 물건들이 많지 않으면 재미가 확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기술, 장비의 총량은 많으면 그냥 좋은 것이고. 그 총량이 워낙 크다 보니 쓸만한 기술, 장비의 숫자는 결코 부족하지 않습니다. 절대적 숫자는 어지간한 액션 게임들 이상인데 다만 분모가 워낙 커서 작게 느껴지는... ㅋㅋㅋ


 그리고 억지로 하나만 더 꼽아 보자면, 공략 한 번도 안 보고 엔딩을 보자... 고 맘을 먹으면 좀 빡센 부분이 있습니다. 게임 난이도가 높은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저길 갈 수 있지?'라고 머리를 굴려야 하는 부분들에서 가아끔씩 기상천외한 게 튀어나와서요. 뭐 게임 속 힌트들을 잘 기억하면서 시간 들여 천천히 플레이하다 보면 언젠간 다 찾아질 수 있는 것들이긴 한데, 전 빠른 시일 내에 엔딩 보고 치워야 하는 상황이라 그냥 막힐 때마다 공략 찾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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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 보스전!!! 텍스쳐 같은 데 신경쓰시면 지는 겁니다!!!!!)



 - 그래서 간단히 요약하자면 뭐... 위에서 이미 다 말을 했네요.

 액션도 플랫포밍도 다 단순합니다. 컨트롤 갈고 닦는 류의 게임도 아니에요. 

 탐험과 수집, 파밍의 재미를 추구하는 분들을 위한 게임이고 감당 안 되는 강한 적(때문에 게임이 막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은 렙업과 스킬, 장비 업글로 해결!! 하는 게임이죠.

 그런데 그 탐험, 수집, 파밍의 재미를 아주 잘 갈고 닦아 놔서 하다보면 빠져듭니다. ㅋㅋㅋ 

 옛날 일본 게임들 스타일을 안 좋아하시면 손 안 대시는 게 좋겠지만, 음... 원래는 "게임패스에 있으니 이용자 분들은 그냥 한 번 해보세요" 같은 소릴 해야 하는데 이틀 뒤면 빠져나가는 게임이라 그런 얘기도 못 하겠네요.

 그냥... 저는 재밌게 했습니다. 그거죠 뭐. ㅋㅋㅋㅋ

 




+ 그래서 문득 생각해보면 '오리' 시리즈는 참 잘 만든 게임이에요. 그것도 스킬 쌓여야 쾌적해지는 건 같지만 처음에도 느리거나 답답하단 느낌은 전혀 안 드니까요. 쾌적하다가 신나게 상쾌해진달까... 그래픽 측면에서도 특별히 취향 타는 것 없이 거의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스타일이고. 단순 노가다와 렙업으로 찍어 누르는 게 아니라 플레이어의 수련으로 획득한 컨트롤로 극복해나가게 만들어 놓은 것도 제 취향이고. 참 여러모로 좋습니다.



 ++ 제가 위에서 '파밍' 얘기를 했죠. 네. 노가다 요소가 많습니다. 한 번 발을 들여 놓으면 극한의 노가다 작업들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1. 노가다 없이도 엔딩 보는 데엔 아무 지장 없구요.  2. 노가다를 시작해 보면 의외로 제작자가 노가다꾼들의 편의성을 되게 신경써놨다는 게 보입니다. ㅋㅋㅋ

 제가 원래 게임 속 노가다를 지극히 혐오하는 사람인데 이 게임은 1회차 때 대략 두어시간 정도 노가다를 했네요. 그랬더니 2회차 엔딩까지 너무 쉬워져 버렸지만 여전히 전체적인 노가다 분량은 그 100배는 해야 끝이 날 것 같더라구요. ㅋㅋ 전 그런 사람(?)이 아니어서 이미 접었습니다.



 +++ 캐릭터 커스터마이제이션 요소도 있고 이 또한 수집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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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걍 헤어스타일, 머리와 피부색 바꾸는 정도입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장신구나 방어구들이 게임 속 모델링에 반영되는 걸 보면 참 성의있게 만들긴 했어요. 대기업 게임들 조차도 그런 게 반영 안 되는 경우가 요즘도 종종 보이니.



 - 사실 게임은 이런 구구절절 설명 같은 거 별로 필요 없고 그냥 직접 해보는 게, 그게 아니면



 플레이 영상 한 번 보는 게 이해가 빠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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