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리그 스나이더 컷을 보았어요. 

상영시간이 4시간인데 끊어보면 흐름이 끊길 것 같아서 작정하고 보려고 주말까지 기다렸네요. 


생각보다 많이 재밌었어요. 여러가지 의미로 많이 나아 졌는데, 무엇보다 상영 시간이 4시간이나 되는 것이 의미가 큰 것 같았어요. 


보통 극장용 영화는 3시간까지는 잘 안가잖아요. 수익성을 극대화 하려면, 한정된 시간 내로 많은 관객을 많이 불러보아야 되는데, 영화가 길면 길수록 하루에 보는 관객들은 그만큼 제한이 되겠죠. 그래서 감독은 고민일 거에요. 내가 보여줄 것이 이렇게 많은데, 제작사는 어떻게든 줄이라고 하니 대체 어디를 어떻게 짤라야 되나. 


그런 면에서 스나이더컷은 감독이 적어도 런닝타임에 대한 제한에 대해서는 자유로웠을 꺼에요. 극장이라면 불가능하겠지만 어차피 스트리밍이고 파트별로 나눠놓았으니 길어도 한번에 볼 사람들은 보면되는 것이고, 끊어보고 싶으면 끊어서 보라고 하면 되죠. 그래서 그런지 영화를 보면 쓰고 싶은 슬로우 모션도 마음껏 쓰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길게 늘이고 여유가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이거든요. 


이러한 환경을 고려해보면 조스 웨던도 할만큼 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요. 애당초 2시간에 압축하기 무리인 시나리오 인걸요. 게다가 기획도, 촬영도 본인이 안 했는데, 그걸 이렇게까지 줄여놨으면 상영할 만한 수준까지 만들어 놓은 것으로 할 일은 다 한거죠. 다만 그 와중에 출연진 비중이 확 달라지고 스토리의 무게감이 확 변해버린 것이 문제였지만요. 조스 웨던은 2시간 안에 세상을 구할 방법은 결국 슈퍼맨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 같아요. 스나이더컷은 4시간이나 있었으니 혼자가 아닌 모두가 모일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고요. 저는 그 부분이 가장 큰 차이인 것으로 보여요. 


이번 스나이더컷의 상영이 영화의 수익 모델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극장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벗어난다면 우리는 영화 한 편에 대해서 좀더 감독의 의도에 가까운 내용으로 함께 할 수 가 있겠죠. 이번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은 그에 대한 첫번째 시도가 될 수 있을 거 같은데, 과거 킹덤 오브 헤븐에서 감독판에 대한 호응을 생각해 본다면 관객들 역시 얼마든지 더 짜임새 있는 작품에 대한 감상에 지갑을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억지로 제작사와 극장의 무리한 요구에 감독의 작품을 짜맞추는 세상을 떠나서 감독이 원하는 작품 그대로의 원형을 우리는 감상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죠. 


코로나가 아니였다면 스나이더 컷은 나올 수가 없었을텐데, 정말 우리는 앞 일을 알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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