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ch of evil을 왜 검은 함정으로 번역했는지 모르겠어요. 보고 나니 악의 손길은 오손 웰스를 뜻하더군요. 찰턴 헤스턴이 멕시코 경찰이라 얼굴 어둡게 하고 스페인 어 씁니다. 미국백인 재닛 리와의 인종 간 결혼이 오손 웰스가 그에게 반감을 갖게 되는 원인 중 한 가지인 듯. 마들렌느 디트리히는 몇 장면 안 나와도 나올 때마다 대배우답다는 인상을 줍니다. 웰스가 42세인데도 60세처럼 보여요. 피폭된 피해자 딸이 테이텀 오닐 어머니. 재닛 리는 비수기 모텔에서 괴상한 직원 만나 험한 꼴 당해요. 그 피해자스러움을 굉장히 잘 연기해서 딸이 그 호러 퀸 될 자질을 물려받은 듯 했어요. <제3의 사나이>생각나는 장면도 있었고 필름 느아르다웠어요. <히치콕>에서 스칼렛 조핸슨이 재닛 리 연기하는데 외모와 매너리즘은 흉내내는데 온화한 느낌이 부족합니다. 이 영화에서 히치콕은 연쇄 살인마 에드 긴에게 빙의되어 메소드 연기하는 것 같아요. 배우가 안소니 홉킨스나 보니 렉터 박사 생각을 안 할 수가 없고요.
<히치콕/트뤼포>는 이 둘의 대화를 담은 책의 임팩트를 데이빗 핀처가 설명하는 데서 시작해요. 핀처는 늘 느끼지만 영화에 관해서는 조곤조곤한 어조로 조리있게 설명합니다. <현기증>에서 킴 노박이 머리를 말고 나오는 장면이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장면이고 개인의 은밀한 환상이 현실이 되는 장면이라고 하더군요. 폴 슈레이더는 히치콕의 죄의식을 말하기도 하고요. 트뤼포가 52세,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망했군요.
뻘플이지만 '사냥꾼의 밤'은 안 좋아하시나요.
daviddain님 취향에 들법한 영화인데... 라는 생각이 그냥 불쑥 들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