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6 11:46
2021.03.06 11:55
2021.03.06 13:27
아니, 광인과 천재라는 파격의 평을 듣는 감독의 언설에 솔깃하셨다니요. 위험하지 말입니다아~
저는 '텐 미니츠 트럼펫 Ten Minutes Older: The Trumpet'에서의 그의 십분 짜리 사색적인 영상이 제일 인상깊게 남아 있어요.
뭐랄까, '고요하고 평안하게 쉬기에는 자신의 정신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는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한 구절이 잘 구현된 것 같아서요.
리차드의 '햄릿'은 브로드웨이 연극 무대를 촬영한 영상으로 봤습니다. 로렌스보다 감정 표현이 자유로웠으나, 셰익스피어 작품만큼은 로렌스 표현에 마음이 더 기울어요.
(누룽지 끓이고 있는데, 이렇게 8분이 침넘어갈 정도로 기다려지다니... 넘어갔네요, 넘어갔어~ ㅋ)
2021.03.06 13:36
리처드 버튼의 햄릿이면 존 길거드가 버튼을 감독한 건가요? 그 과정이 책으로도 나왔죠. 사후 공개된 버튼 일기 일부를 읽으면 굉장히 시무룩하고 불평불만 많아 보이더군요. 말론은 말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알랭 들롱은 키가 아주 크지 않다 등등.술 들어가면 추했다고 하는데 이건 윌리엄 홀든도 비슷했나 봅니다.
어느 책에서 버튼이 단역일 때도 눈에 띄웠다,웨일스 인의 피에 흐르는 고결함이 있었다고 하던데 그 고결함 비슷한 걸 느꼈던 게 티모시 달튼이었습니다.
저는 The time is out of joint. O cursèd spite, / That ever I was born to set it right!" 이 부분 자주 생각합니다. 라캉이 오필리어를 O Phallus라고 해석한 글도 읽었죠
올리비에에 비하면 케네스 브라나의 햄릿은 혈기왕성했죠. 그 배우 특유의 조증과 울증을 오가는 연기.아, 로젠크레츠와 길더스턴은 죽었다 이거 봐야 하는데 유튜브에서 올려져 있는 거 보고도 계속 미루고 있어요. 요릭의 해골 장면은 꿈에도 나온 적 있어요.
2021.03.06 17:34
음? 길구드가 감독한 햄릿이 있나요? 제가 본 리처드의 햄릿은 연극무대를 영상으로 기록한 이것이에요.
https://www.youtube.com/watch?v=Xu3jGvttlLs
2021.03.06 17:40
https://www.amazon.com/Gielgud-Directs-Richard-Burton-Hamlet/dp/B0006BQEMQ
The production took place because of a lighthearted agreement between Richard Burton and Peter O'Toolewhile they were filming Becket. O’Toole decreed that they should each play Hamlet afterwards under the direction of John Gielgud and Laurence Olivier in either London or New York City, with a coin toss deciding who would be assigned which director and which city. O’Toole won London and Olivier in the toss, with Burton being assigned Gielgud and New York. O’Toole kept his part of the agreement, appearing as Hamlet under Olivier's direction in the premiere production of the Royal National Theatre later that year, and Burton approached producer Alexander H. Cohen and Gielgud about mounting a New York production.[1]
https://en.m.wikipedia.org/wiki/Richard_Burton%27s_Hamlet
2021.03.06 14:16
.
2021.03.06 17:39
2021.03.06 16:56
유명한 화가가 모로코 여행을 짧게나마 다녀온후 그의 그림의 색채가 밝아졌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서 도대체 모로코의 색이란 무엇인가 궁금합니다.
2021.03.06 17:05
https://www.google.com/search?q=matisse+morocco&client=ms-android-skt-kr&prmd=inv&source=lnms&tbm=isch&sa=X&ved=2ahUKEwjTgpC8mpvvAhVaA4gKHQGIBiIQ_AUoAXoECAQQAQ&biw=360&bih=520
마티스 아닐까요?
저는 모로코하면 모로코식 치킨 요리만 생각나죠
2021.03.06 17:46
마티스의 색감에 가깝긴 해요.
모로코 치킨요리는 유명한데 저는 안 먹었어요. 동행했던 동료가 아직도 그 향신료 진한 맛을 그리워한답니다.
2021.03.06 17:48
2021.03.06 17:42
2021.03.06 19:05
마티스의 이카루스 좋아하실 듯
2021.03.06 18:05
2021.03.06 18:12
이 사진을 많이 봤는데 이게 올리비에가 감독한 햄릿 사진이었군요. 둘이 사이는 안 좋았다고 ㅋ
2021.03.06 20:51
사실은 어디로갈까님에게 맞춰보려고 저에게 어울리지 않는 헤어조크나 리처드 버튼을 들먹였습니다만, 그러므로 저는 지금 누룽지 이야기가 제일 좋네요. ㅎㅎㅎ
2021.03.06 21:1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민망하네요 진짜
2021.03.06 21:22
2021.03.07 08:50
실은 저번 '망각의 미덕'이란 글에서 '익명'이란 개념을 쓸 때, 가장 선명하게 떠오른 이미지가 이 햄릿 영화의 해골바가지 이미지들이었어요. 사실 셰익스피어 희곡엔 잔혹극장이 내재해 있죠. 오죽하면 브레히트가 오필리아를 두고 이런 유물론의 미니멀리즘 시를 썼겠습니까.
- <익사한 소녀> 의 마지막 연 /브레히트
그녀의 창백한 몸통이 물 속에서 썩었을 때
(매우 천천히) 일어난 일이지만, 하느님은 서서히 잊어버렸다.
처음에는 그녀의 얼굴을, 다음에는 손을, 그리고 맨 마지막에야
비로소 그녀의 머리카락을.
그 뒤에 그녀는 많은 짐승의 시체가 가라앉은 강물 속에서
썩은 시체가 되었다.
2021.03.07 15:30
제가 좋아하는 Hebert의 오필리아
밀레이의 그 유명한 오필리아도 그렇고 부패한 오필리아를 그린 사람은 드문 것 같네요
2021.03.07 20:32
항상 어디로갈까님은 마음의 평정심이 글에서 느껴지는건 정말 마음이 평안하셔서인지 그렇게 보일 수 있는
글을 쓰실 수 있어서인지 궁금해져요. 시를 떠올릴 수 있는 마음이 부럽습니다. 한없이 부러워요.
2021.03.08 03:33
2021.03.07 23:04
첨부된 시를 읽고 시원하게 웃었네요.
2021.03.08 03:35
기억하고 있는 줄 몰랐던 시구가 적절한 순간에 의식의 수면으로 뙇 떠오르면 적잖이 짜릿해요.
베르너 헤어조크가 사막에서 쥐에게 귀를 물어뜯기고 개안을 했다기에 제기랄 사막에 가야하나, 그랬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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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버튼의 <햄릿>을 귀로만 들었는데 그렇게 들으면 사실은 영어를 잘 모르면서도 비극이 아니라 희극처럼 느껴져요. 일부러 그랬을까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