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팀 차장님 한분이 부친상을 당하셨는데, 어제가 발인일이었습니다.

팀장님이 저보고 팀원 대표로 장지까지 다녀오라고 하셔서, 충주까지 다녀왔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장례식장까지 차몰고 가서,

장례버스를 같이 타고 장지까지 가서 상여를 옮기고 묘를 만드는 것까지 보고

다시 버스를 타고 장례식장까지 올라오니 5시가 다 되었습니다.

 
가족들 그리고.. 동네분들 말고는 거기까지 따라간 사람은 저 혼자 뿐이어서

장례과정에 섣불리 나설수도 없고.. 딱히 시키는 일도 없어서

물건 나르는것 몇번 도와드리는거 말고는 계속 주위에 서서 지켜보는게 전부였습니다.

막상 별 도움은 안되면서도.. 저 나름대로는 긴시간 기다리고 서있느라고 무척 힘들었습니다.

상 당하신 분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힘든 과정을 조금이나마 함께 했다는 것에 나름 의미를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옛날방식대로 꽃상여를 메고 선산으로 올라가서 하관을 하고 무덤을 만드는 과정이었는데 상당히 고되고 오래걸리는 일이었습니다.

상여를 메고 올라간 청년들과 처음부터 끝까지 온갖 절차를 주관한 어른들이 충주 고향마을 분들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다들 남양주에서 충주까지 함께 내려온 분들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서울 근교라고 하지만 그래도 농촌마을에서는  아직까지 이웃간에 서로의 대사를 내 일처럼 함께 치르는 커뮤니티가 유지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픈 일이긴 하지만 상주랑 상여꾼이 상여를 밀고 당기기도 하고.. 묘를 다지면서는 구성진 노동요(?)를 함께 부르고

여럿이서 서로 이렇게 하는게 옳다 저렇게 하는게 옳다 참견하며 왁자지껄한 분위기도 만들고 하면서 큰 일을 치르는 모습이었습니다.

 

나중에 어른들 식사하면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때 혼자서 근처를 잠깐 돌아다녀 봤는데,

가을산의 단풍이 정말 눈부시게 고왔구요.

마을분들이 깨 말리고, 콩 타작하는 등 시골의 가을 풍경도 볼 수 있었습니다.

시골마을이라곤 하지만 현대식으로 잘 만든 단독주택에 잔디밭까지 꾸미고 있는 집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 엄청 큰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마당 한가운데에 있는 집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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