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02 02:58
폴란드산 신작 어드벤처 호러 더 미디엄이 발매와 동시에(아마도) 게임패스에 들어왔습니다. 이게 웬떡이냐 하면서 호다닥 다운로드 받아 일단 한두시간 플레이를 해보았어요.
이 계열 게임들이 그렇듯이 당연히 사일런트 힐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요. 제작진이 밝히기로는 앰니지아에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군요. 게임플레이보다는 분위기쪽에 더 강하게 영향받은 걸로 보입니다. 가장 독특한건 역시 화면분할 플레이겠네요. 제목대로 주인공은 현실세계와 영계를 볼 수 있는 영매고요. 보통은 화면을 전환할텐데 이 게임에서는 독특하게 두화면을 동시에 띄워줍니다. 거기서 상황에 따라 현실과 영계를 오가는 독특한 퍼즐 메카니즘이 발생하고요. 전 플레이 시간이 적어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적응이 되진 않았지만 많은 잠재력이 있어보였습니다. 최신게임답게 게임그래픽의 완성도는 상당히 좋습니다. 기깔나는 최신 그래픽기능들 다 지원하고 있고요. 다만 최적화는 조금 손을 봐야하는 것 같습니다. 게임 초반부부터 프레임이 안나오는 경우가 왕왕 있더라고요. 3인칭이고 카메라는 연출자의 의도에 따라 앵글이 정해져있어서 플레이어가 조종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강한 어드벤처 게임들에는 흔한 방식이기는 합니다만 전 사실 이부분이 가장 거슬렸습니다. 그 특유의 우왕좌왕하는 동선때문에 몰입이 자주 깨지거든요. 컷신에서 멋진 연기를 모여주던 캐릭터는 갑자기 마네킹이 된 것처럼 움직이고요. 사실 컷신의 연기들도 약간 부족해보이긴 합니다. 사실 미디엄만의 문제는 아닌 부분이고 어쩌면 취향의 영역일지도 모르겠지만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나 맨오브메단을 할 때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조금 더 플레이 모션에 신경을 써주면 좋을텐데하는 아쉬움이있습니다. 어쩌면 라오어2 때문에 제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졌는지도 몰라요. 예전 같았으면 대단하다고 감탄했을수도 있고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전 이미 라오어2 이전의 기준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눈이 되어버렸어요 ㅋ
이야기 쪽에 후한 평을 받은 모양이니까 조금더 게임이 익숙해지면 훨씬 나을것 같기는 합니다. 무엇보다 신작게임을 공짜(는 아니지만 공짜같은 기분으로) 즐길 수 있다는게 좋았고요. 잠깐 맛만 본 정도겠지만 깜짝 놀라는 순간도 왕왕 있었습니다. 게다가 필름을 인화한다든가 고양이 밥을 준다든가하는 쓸데없는 짓들을 할 수 있어서 특히 좋았고요. 최첨단 CG로 무장한 모니터속의 고양이에게 매일매일 밥주고 물주는 게임 있어도 열심히 할 수 있을거 같아요. ㅋㅋ 재택하는 분들 여전히 많으니 몰겜용으로 꽤 수요가 있지않을까...
2021.02.02 11:44
2021.02.02 19:19
블레어위치도 3인칭인가요? 차라리 1인칭이었으면 어떨까 생각해요. 인상깊게 했던 어드벤처 게임들은 대체로 1인칭이었거든요. 개인적인 기벽같은 걸지도 모르지만 잘나온 3인칭 게임들도 온플레이 화면에서 캐릭터 얼굴 렌더링 흉하게 나온거 보면 김이 좀 새더라고요 ㅋ 저도 오늘 밤에 달려볼 생각입니다. 다키스트 던전에서 빠져나올수만 있다면 말이지요. ㅋ
2021년에 인디겜이라고는 해도 더블A쯤은 되는 게임이 (감히) 한글자막을 지원안한다니 좀 놀랐어요. 그리고 한글자막없다는 것이 놀랍게 여겨지는 새로운 현실에 또 놀랐습니다. ㅋㅋ
시리즈 엑스 같은 경우엔 최적화 최우선 대상이었는지 프레임 퍼포먼스는 안정적입니다. 두 세계를 동시에 비출 때 해상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분석이 나와있긴 한데 실제 게임 플레이 중엔 거의 안 느껴지는 수준이라 그래픽 쪽으로 불만은 별로 없네요. 오히려 좀 감탄하고 있어요. 다만 시리즈 엑스의 가장 큰 장점인 퀵리줌을 쏘쿨하게 '지원 안함'이라 매번 타이틀 화면부터 띄우고 시작해야 해서 짜증이...
이제 2/3 정도 진행했는데 초반이 격하게 지루하고 거기를 넘기면 할만 해요. 뭣보다 퍼즐 난이도가 적당해서 굳이 공략 볼까 고민하지 않아도 뺑뺑이 좀 돌다 보면 다 해결할 수 있는 게 제일 맘에 들구요. ㅋㅋ
모션 같은 부분이야 뭐... 분명한 단점이긴 한데 워낙에 인디 게임들 자주 하던 사람 입장에선 또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고 그렇습니다. 걷기 시뮬레이터나 만들던 인디 제작사가 이 정도면 엄청 애썼네... 라고 생각하며 하고 있어요. 하하.
다만 스토리는 잘 모르겠어요. 괜찮긴 한데 특별히 훌륭하단 느낌은 또 없네요. 시작부터 빤히 반전과 결말이 보이는 이야기인데... 그 반전을 클라이막스에 써먹는다면 좀 맥이 빠질 것 같기도 하고. 이건 끝까지 해봐야 평가가 가능할 듯. 암튼 이제 두어시간만 더 하면 엔딩일 것 같으니 오늘 밤에 한 번 달려보려구요.
+ 맵상에서 발견하는 텍스트들로 배경 이야기를 짐작해야 하는 게임이라 한글 자막이 없는 게 제일 큰 단점인데. 제작사의 전적을 볼 때 나중에 스팀용으로 유저 한글 패치가 나오면 낼름 집어다가 오피셜 패치로 올려주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에도 그랬거든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