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키스트 던전 명불허전이군요.

2021.01.20 13:14

Lunagazer 조회 수:722



에픽에서 무료로 푼 녀석 받아만 놓고 한두번씩 간만 보다가 며칠전부터 본격적으로 코가 꿰였습니다.ㅋㅋ 절망적인 분위기가 정말 끝내줘요. 톤과 매너의 일관성도 유지하면서 고딕판타지에서 자연스럽게 코스믹 호러로 넘어가네요. 내래이터의 연기나 대본 음악 미술 전부 훌륭하고요. 로그라이크를 적절히 변주한 게임 메커니즘도 훌륭합니다. 육체적 피로 외에 정신적 피로도 고려해야하는 게임규칙이 암울한 분위기랑 잘 맞아요. 간혹 스트레스 상황에서 극적으로 영웅적인 각성을 하게 되면 혼자 야밤에 눈물흘리며 감격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캐릭터들의 배경설정들도 꽤 깊이가 있고 재미있습니다. 세심하게 구석구석 신경쓴 티가 나요. 워낙 상성이 복잡하고 경우의 수가 많아 깊이 연구할 만한 구석도 많고해서 반복 플레이가 지겹지가 않습니다. 

초반에는 감을 못잡고 캐릭터 하나하나 이름도 지어주고 정성껏 마음주다가 몇번 던전에서 짝짝 갈려나가고 빈곤한 운영비에 시달리다보니 새로오는 애송이들은 그냥 앵벌이시키다 멘탈 다나가면 해고시키는 비정한 플레이를 하고있습니다. ㅜㅜ (인턴 메타라고들 하더군요ㅋㅋ) 죽으면 부활을 예수님 뺨때리듯 쉽게 할 수 있는 여타의 RPG와는 달리 한번 죽은 캐릭터는 묘지행입니다. 월드이벤트로 제한된 부활기회가 있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는 모든 캐릭터들은 목숨이 하나이지요. 

가볍게 돈이나 좀 벌려고 들어간 던전에서 일이 꼬여 기껏 자원투자한 녀석이 죽어버리는 경우도 왕왕 있어서 파티구성단계에서 부터 아주 신중하게 됩니다. "공략집을 보면 반칙"이라는 신조를 수십년째 유지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한번씩 찾아보고 싶은 욕망을 참기 힘들어요 ㅋㅋ 괜히 시도해봤다가 불쌍한 모험가의 목숨으로 수업료를 치르게 될테니까요. 모처럼 빨리 플레이하고 싶어 안달난 게임을 만나게 되어 신납니다! 그것도 공짜로요!!



+플스 무료게임으로 풀린 미스트오버나 게임패스에 있는 뱀브레이스 콜드소울은 안 추천드립니다. 둘다 다키스트던전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게임입니다.(전 사실 이 두게임을 먼저했습니다ㅋ) 특히 뱀브레이스는 UX가 정말 엉망이고요. 게임자체도 톤과 매너가 들쭉날쭉합니다. 한국회사가 만든 게임인데도 한국어 대사들이 마치 일본게임이나 라이트노벨을 번역한 것과 같은 느낌이에요. 소위 "모에"요소를 집어넣은 캐릭터 디자인도 개인적으로는 눈 뽑고 싶고요. 전 클론게임에 관대한 편인데도 이녀석들은 너무 열화판이에요. 카피를 하더라도 게임의 코어를 가져와서 변주하는 것이 중요한데 껍데기만 가져와서 얄팍하게 이어붙인 느낌의 게임들이었습니다. 미스트오버의 제작사인 크래프톤같은 경우는 그래도 대형제작사라 할 수 있는 곳인데도 게임 완성도나 사후관리 모두 좀 별로더라고요. 진짜 사장님 말씀대로 주52시간 제한을 둬서 이정도밖에 못하는 건지 모르겠지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48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48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767
114717 일요일 오후 [5] daviddain 2021.01.31 341
114716 야훼와 예수 [7] forritz 2021.01.31 649
114715 여론전, 정치의 실패 [11] Sonny 2021.01.31 783
114714 업무상 성향차이라. [14] 갓파쿠 2021.01.31 886
114713 물티슈가 플라스틱인줄 몰랐네요 [11] 내로남불 2021.01.31 862
114712 [네이버 영화] 린 온 피트 [2] underground 2021.01.31 372
114711 부당해고 피해자가 입을 열었군요. [7] forritz 2021.01.31 1093
114710 피해자 입장 [1] 사팍 2021.01.31 419
114709 스티브 맥퀸 젊었을 때 [3] daviddain 2021.01.31 451
114708 영화 헌트 화끈하군요 [2] 사팍 2021.01.31 590
114707 [EBS1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4] underground 2021.01.30 404
114706 류호정이 정말 잘못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3] forritz 2021.01.30 1143
114705 [영화바낭] 알란 파커, 미키 루크, 로버트 드 니로의 '엔젤 하트'를 봤습니다 [18] 로이배티 2021.01.30 855
114704 러브레터(1995) [3] catgotmy 2021.01.30 412
114703 IU - Celebrity [1] 예상수 2021.01.30 304
114702 [싱어게인] 월요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다니.. 졌다. [3] 가라 2021.01.30 770
114701 다시 한번 정체성 정치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 [14] 사팍 2021.01.30 942
114700 역대 최고의 실적 발표후 폭락하는 애플 주식 [4] soboo 2021.01.30 880
114699 그 당이 민주당이었으면 [11] 메피스토 2021.01.29 980
114698 탈당의 변 [17] 사팍 2021.01.29 79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