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09 04:17
오디션 프로에 물려서 가요 오디션을 안본지 좀 되었습니다. 그러다 싱어게인이 화제가 되길래 유튜브에서 영상 클립도 몇개 찾아보던 차 마침 시간도 되고, 파이널이라길래 함 봤지요. 재밌었어요. 일단, 훈훈한 경연 분위기에 진행이나 편집이 담백해서 좋았습니다. 몇 번씩 지루하게 리플레이해서 장난질 치고.. 이런 편집 너무 싫었거든요. 처음부터 봤던 사람이 아닌지라 몇호 가수 인지 잘 몰라 해당 가수 이름으로 감상을 적어보자면,
요아리-호불호가 좀 갈릴 수 있는 개성강한 음색이네요. 근데 거기에 강약 조절없이 계속 지르기만 한단 느낌이었습니다. 가사가 귀에 하나도 안들어왔어요. 기술적으로는 잘 하는데 곡에 대한 해석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 느낌.. 제게는 불호에 가까운 보컬이라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요.
정홍일-이 가수의 노래는 유튜브에서 그 전에 몇 곡 들어보았어요. 역시 메탈 보컬아니랄까봐 보컬 기본기가 아주 좋지만 그 보컬들이 갖고 있는 티피컬한 약점도 있고.. 음, 그니까 메탈씬에서는 되게 수준급 보컬이신 것 같은데 잔잔한 파트 부를 때 보면 임재범이나 전인권같은 사람들은 힘 조절에서 세상 해탈한 듯 부르는 고 지점이 있는데 (넘 레전드 급이랑 비교지만) 이 분은 워낙 단단한 보컬이라 힘 조절에서 좀 아쉬움이 있달까요. 하지만 이번 경연은 좋았습니다.
소정-가사 실수만 아니었다면 탑3까지 노려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잘은 모르지만 분위기 보아하니 팬덤때문에 우승까지는 어려웠을 것 같구요) 음색과 보컬 실력이 워낙 좋고, 무엇보다 감정표현이 아주 좋더라구요. 후자는 요아리란 가수와 좀 대비되는 지점인 것 같습니다.
이정권-교회오빠 보컬. 본인에게는 잘 맞지만 하나도 임팩트가 없는 너무 무난무난한 선곡이었더만요. 저는 저리 무난한 노래가 한영애 노래 중에 있었단 게 더 충격. 한영애가 불렀으니 다른 노래가 되었겠지만요. 선곡 미스라고 봅니다. 박정현의 미아를 부른 걸 들어본 적 있는데 그건 좋았거든요. 솔직히 박정현 버전보다 더 좋았습니다. 박정현이 고음으로 높여 부르면 정서의 울림보다는 머리가 울리는;;
이무진-편곡이 좀 아쉬웠어요. 유튜브에서 몇 곡 들어봤을 때 참가자들 중 가장 좋았어서 플레이리스트에 올려놓고 듣다보니 (그게 뭔지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틀, 패턴이 반복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루브는 좋은데 멜로디를 갖고 논다는 느낌은 아니고... 그 변주에도 패턴이 있는 것 같아서 무슨 노래든 다 비슷비슷하게 들리더군요. 감정표현도 마찬가지.
이승윤-무대 오르면 빙의되는 스타일인 듯. 눈빛이 확 달라지던데 ㄷㄷㄷ 이적의 물은 이번에 처음 들었는데 모르는 노래로 흥을 끌어내는 게 대단했습니다. 가사가 들리느니 안들리느니 하는 말들이 있는 것 같던데 오히려 가사의 맛, 자음과 모음 하나하나까지도 음악적으로 되게 잘 살리는구나 싶었습니다. 치티치티 뱅뱅 들었을 때도 그런 느낌이었구요. 무대장악력이 넘 좋았구, 퍼포밍이 그냥.. 와.
소정은 가사 실수에도 순위에서 선방했고(그럴 것 같았어요), 나머지 참가자들도 예상 대로의 순위였습니다. 정홍일 가수같은 사람을 보면 자동적으로 임재범이 연상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임재범이야 워낙 사기캐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죠. 그래서 임재범 노래 클립을 찾아보다가
임재범 보컬도 보컬이지만 기타가 와우. 김도균님 위대한 거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내가 알던 거보다 더 위대하신 분이었... ㅠㅠ
이미 레전드인 앨범이 있지만 레코딩이 망이므로 편의점 포인트만 모으시지 말고 좋은 레코딩으로 멤버들 다시 모여 하나만 더 만들어주시면!
싱어게인을 보고 아시아나 앨범을 각잡고 들어봐야 겠다고 생각하는 밤이었습니다.
2021.02.09 14:32
2021.02.09 17:40
2021.02.10 00:14
기승전임재범인가... 했더니 김도균으로 점프하는 반전이. ㅋㅋㅋ 도균 아재는 이제 본업이 불타는 청춘이고 음악은 부업이신 듯 하여 안타깝습니다.
2021.02.10 03:17
저는 이분이 불청이라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 지금도 요리는 안해도 기타 연습은 매일 하실걸요? 실제 성격이야 알 길 없지만 이분도 락 후까시 없어서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솔직히 백두산 콘서트는 갈 일이 없고;;; 대신 기타리스트들 모아 콘서트 하면 함 가보고 싶네요.
2021.02.1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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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본 거랑 비슷하게 보셨네요. 홍일님 진짜 티피컬, 스테레오 타입 록 보컬의 그 최고점을 보여주었어요. 근데 한 과목만 기적적으로 잘하는 스타일이시라 확장성이 좀 아쉽다고나 할까.
승윤씨 무대는 확 휘어 잡아버리는 실력이 100 퍼센트 발휘되었다고 봅니다. 긴 여정의 피날레도 아주 어쩜. 순서도 6번째이고. 여섯개의 라운드가 하나도 같지 않았다는 것, 가수의 데이터가 쌓여가는 것을 보는 게 대견스럽고 응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