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05 08:03
1.금요일이네요. 불금이 아닌 금요일이지만...어쩔 수 없죠. 한 저녁 여섯시쯤에 술집을 가볼까...싶기도 한데 그 시간에 가봐야 별 재미도 없을 테고.
2.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고 있어요. 새벽에는 일을 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간에는 식사를 하고 운동을 가려고요. 한데 일하고 운동하고 식사하는 것이 딱딱 맞물리지는 않아요. 일단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을 피해서 이동해야 하고, 식사 시간은 피크타임을 피해야 하는 식으로 동선을 짜다보면 결국 거기서 거기니까요. 게다가 식사 시간은 피크타임을 피하려고 하면 점심을 할 시간은 2시에서 3시 사이 1시간뿐이예요. 맛집들은 3시부터 브레이크타임이니까요. 결국 자유롭게 시간을 쓰려면 프랜차이즈에서 그냥저냥 한끼 때우던가 해야 하죠.
3.타임스퀘어 온기정에서 오반자이 세트를 먹어보고 싶은데 매번 피크타임을 피해서 가니 한정수량 메뉴라서 그때쯤이면 다 떨어지고 없어요. 그래서 오늘은 아예 일찍 11시에 영등포에 가서 먹어보려고요.
4.휴.
5.오늘은 드래곤시티에 갈 계획이었는데 드래곤시티도 사우나를 안 열었더라고요. 사우나를 할 수 없으면 드래곤시티에 놀러가는 이유가 30% 사라지기 때문에 걍 관뒀죠. 제기랄...그래도 금요일인데 뭘하면 되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잘 생각이 안 나고 있어요. '지금 당장'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 8개월 뒤를 생각하면 말이죠. 지금 구상하는 이야기를 지금 당장 시작한다고 치면 내 계산으로 8개월 뒤에는 이야기의 동력이 거의 사라질 것 같거든요.
이야기를 만들 때는 그게 중요해요. 지금 당장은 마치 눈길을 확 끌어당기고 재밌을 것 같은 이야기일수록,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힘들거든요. 이야기의 시작에서 국면이 한번 바뀌고 두번 전환되었을 때쯤엔 첫번째 위기는 해결되어야 해요. 그리고 첫번째 위기와는 성질이 다르거나 스케일이 다른 위기들이 찾아와야 하고요.
6.문제는 그 위기가 뜬금없는 게 아니라 그럴듯해야 한단 말이죠. 첫번째 사건을 마무리했는데 그 다음 사건이 일어난다면 독자 입장에서는 그것이 자연스러워 보여야 하니까요. 이야기를 쓸데없이 늘려가기 위해 만들어낸 사건이 아니라 일어났어야만 할 사건이라는 납득이 들어야만 해요.
하지만 그게 어려운 거예요. 이야기라는 게 그렇거든요. 첫번째 사건이 마치 마지막 사건인 것처럼 굴어야 해요. 첫번째 사건이 일어나는 동안은 첫번째 사건이 주인공인 거니까요. 첫번째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데 마치 '이건 에피타이저고 이 사건이 끝나면 더 큰 건수가 기다리고 있어.'라는 듯이 굴면 보는 사람이 맥빠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첫번째 사건은, 그것이 일어나는 동안은 독자 입장에서 이 위기만 마무리되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것처럼 느껴져야만 하는 거죠. 그런데 그렇게 끝나 놓고 갑자기 다음 번 사건이 발생해도 독자 입장에서 억지라고 느껴지면 안 되는 거고요.
7.불금까진 아니어도 금요일 기분을 내고 싶으니...저녁에는 클래식한 바에 가보고 싶네요. 모보바...피에르바...라이브러리...찰스바...드래곤시티 어디든 말이죠.
한데 3~4성 호텔의 라운지나 루프탑도 좋더라고요. 사람들 모임에 따라나가다 보면 가성비 좋고 괜찮은 곳들을 알아내는 수확이 있곤 해요. 나는 좋은 걸로 유명한 곳이 아니라 유명한 걸로 유명한 곳밖에 몰라서요. 좋은 걸로 유명한 곳을 많이 알아둬야겠어요.
하지만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유명한 걸로 유명한 곳에서 번개하고 싶네요. 저녁쯤에 봐서 9시에 (강제로)끝나는 번개 오실분 있음 쪽지주세요. 오후 5시까지 쪽지보내주시면 확인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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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님은 시 단위로 시간을 관리한다면 저의 요새는 분 단위예요. 1, 2분 잘못 썼다가 남은 하루를 삼켜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가령 -2021.2.5 오전 8시 17분. 나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됐다. 창문 열자. 그 다음엔? 손바닥 펼쳐. 그 다음엔? 바깥 공기 만졌다 말다 반복. 어때? 차가워? 따뜻해? 그 다음엔? (10분 기다려 너의 체온을 느낀다. 어렴풋하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따뜻한 거 같아. 공기가 그래. 너도 그랬으면 해) 그 다음엔? 오늘치 약봉다리 풀어 팔다리에 쑤셔넣는다. 여기까지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렸음.
한 시간 씩이나?
응. 괄호 안 때문에.
그래도 오늘은 많이 단축시킨 거랍니다. 커피 물고 멍 때리는 것은 따로 체크하지 않아요. 몸이 그것만 원하니까. 안 그럴 수 없고 그랬는데 그런데 이럴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 은성님 글에 고스란히 놓여 있네요. 약간 소름. 저의 이야기를 찾아낸 것 같아요. 표절하진 않을게요ㅋ 암튼 고맙습니다. 오늘만은 그냥 금요일이 아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