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그렇다치고,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GV에서 듣기로는 호밀 밭의 파수꾼에서 따온 게 맞다고 했던 거 같고 (무제로 진행시키다가 호밀밭의 파수꾼을 가제로도 썼다던가..) 처음에는 기태 아버지가 아들의 죽음을 추적해나가는 필름 누와르나 시민케인 같은 느낌의 영화를 만들려고 했었다고 하더라구요. 진실을 찾으려고 하지만 결국은 주변부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아버지(=파수꾼)가 아니었을지.
제가 본 기사에서 윤성현 감독은 이렇게 대답했더군요. "딱히 어떤 의미가 있다기보다 개인적으로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을 좋아하고, 그 어휘의 뜻이 마음에 든다. 이 작품이 성장을 다루고 있고. 처음에는 가제로만 쓰다가 의미도 적당하겠다, 싶어 계속 썼다. 다음에는 더 좋은 제목을 짓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