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말미에 해당 영화의 결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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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그렇습니다. '염력'이요. ㅋㅋㅋㅋㅋ 극장에서 재밌게 보고 나와서 인터넷상의 후기들을 찾아보고 정말 크게 당황했었죠. 내가 이렇게 소수 취향이 되었나...;



생각해보면 나름 핑계를 여럿 찾을 수 있습니다.


1. 그게 굉장히 오랜만의 극장 나들이었어요. 거의 1년? 2년? 그냥 극장에서 영화 보는 것 자체가 즐거운 상태였던.

2. 전 '부산행'을 안 봐서 연상호 감독에게 아무런 기대치가 없었죠.

3. 영화에 대한 정보도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그 날까지 쓰지 않으면 사라지는 무료 영화 쿠폰이 있다는 가족분의 말에 아무 생각 없이 극장에 가서 즉석에서 고른 게 이거...

4. 제가 워낙 한국 영화를 잘 안 봤고 연예계에도 (당시에는) 관심이 없어서 류승룡에 대한 식상함이나 비호감 같은 게 없었구요. 

5. 정유미를 좋아하는데 귀엽게 나왔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정반대의 의견이 많더군요. 여기서 정유미 연기나 캐릭터가 별로였다는 의견들을 보고 또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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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엽지 않았단 말입니까!!!)



보면서 저도 그런 생각들은 많이 했거든요.

참 안 좋은 의미로 한국적인 신파 스토리구나. 배우들 연기도 딱 신파스럽고.

이거 '크로니클' 가져다가 한국 아저씨 버전으로 만들었네? 거기까진 괜찮은데 스토리도 아재스럽네...

좋은 의도인 건 알겠지만 용산 참사를 이렇게 가벼운 대중 오락물 소재로 활용해도 괜찮은 걸까? 욕 좀 먹겠네.


등등등이요.



뭐 지금 생각해봐도 류승룡 캐릭터는 별 매력이 없긴 합니다. 

애초에 저런 평범하게 찌질하고 민폐인 인물을 갖고 굳이 이렇게 속죄 갱생 스토리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극의 중심 스토리였던 아버지-딸의 관계도 너무 도식적이라 딱히 재미를 찾기 힘들었고.

용산 사건을 다루는 태도도 별 깊이 같은 것 없이 지나치게 피상적이어서 욕 먹기 딱 좋았죠.



근데 일단 식상, 진부, 구식 한국영화 스타일 뽕끼가 흘러 넘치는 와중에도 나름 먹히는 개그씬들은 있었던 것 같고.

역시 뻔한 신파였을지라도 이야기 자체는 크게 흠 잡을 데 없이 무난하게 흘러갔던 것 같구요. (사실 디테일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서 확언은 못 하겠습니다. ㅋㅋ)

뭣보다 다들 유치하고 손발 오그라든다고 욕하던 결말 장면이 전 괴상하게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렇게 모두들 살아남아서 하하 호호 웃으며 같이 일 하고 술도 한 잔 하고 그러는 모습. 거기에서 얄팍하나마 감독의 진심 같은 게 느껴져서 좀 울컥했어요. ㅋㅋ

사실 마지막에 주인공이 거기에서 멈출 게 아니라 국회로 날아가서 거기 앉아 있는 양반들 다 날려 버리고 막 폭주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거기까진 한국 대자본 영화로는 무리였겠고.

암튼 히어로물이란 게 기본적으로 대리 만족 환타지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취지에 맞게 방향은 잘 잡은 영화 같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라지만 그 후로 다시 보거나 하진 않아서 지금 보면 어떨지는 몰라요. ㅋㅋㅋ

그리고 이 영화가 사실은 괜찮은 영화라고 남들을 설득할 생각도 없구요. 그냥 뭐, 전 그랬다는 거죠.




 + 글을 적다가 깨달았는데, 그러고보니 전 아직도 부산행을 안 봤네요. 넷플릭스에 부산행, 반도가 다 있으니 조만간 한 번 달려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 솔직히... 다시 보면 소감이 많이 바뀔 것 같긴 해요. 하지만 굳이 확인해보진 않겠습니다. 어디까지나 혹평 대비 괜찮게 봤다는 거지 되게 재밌게 봤단 얘기가 아니라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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